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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야구] 시범경기에 출전한 한인 선수들의 성적표<br> - 2003-03-11


미국에서는 채 보름도 남지 않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2천3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각 팀간의 시범 경기가 한창입니다.

메이저리그 소속 30개 팀들은 이 시범 경기를 통해 지난 겨울 동안의 훈련 성과를 점검하는 한편 새로 보강한 선수들의 기량을 시험하면서 새 시즌을 대비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지난 해 월드시리즈 패권을 차지했던 애나하임 에인절스가 올해도 그같은 이변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아니면 자타가 인정하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전력을 갖추고도 2년 연속 고배를 마셨던 뉴욕 양키스가 패권 재 탈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야구 팬들의 가장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이 곳 미국의 한인들이나 한국의 야구 팬들은 지난 해 미국 진출 이후 최악의 부진을 보였던 텍사스 레인저스의 투수 박찬호 선수와 올해는 선발투수로의 전환을 꿈꾸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의 마무리투수 김병현 선수에게 특히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단 지금까지 두 차례 경기에 등판했던 박찬호 선수는 아직도 지난 해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4회 동안 피안타 10개에 실점 11점, 방어율은 무려 21.21로 팀내 에이스로서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입니다.

박찬호 선수가 이처럼 부진한 것은 시속 150킬로미터를 넘던 강속구가 나오지 않는데다 지난 해 부상이후 투구 폼이 흐트러져 직구 콘트롤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만일 박찬호 선수가 앞으로의 남은 경기에서 직구의 위력을 되찾지 못한다면 올 시즌도 전망이 어둡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텍사스 현지 언론들도 박찬호 선수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일 밀워키와의 첫 등판에서 부진했을 때만 해도 텍사스 언론은 오히려 "부상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며 박찬호를 두둔했지만, 박찬호가 7일 캔자스시티 전에서 2와 ⅔회 동안 6실점을 한 뒤로는 태도가 돌변했습니다.

[댈러스 모닝뉴스]는 "부상에 대한 의문은 사라졌지만 이제 문제는 그의 피칭"이라며 우려했고, [포트워스 댈러스 스타텔레그램]은 "캠프에서 헤매는 박찬호"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좀 더 강도 높게 박찬호의 부진을 지적했습니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쇼 월터 감독은 "박찬호는 지금보다 훨씬 나은 성적을 올릴 수 있는 투수다.”라며 박찬호를 감싸고 있지만, 11일 열리는 애라조나 다이아몬드 백스와의 경기에서도 부진할 경우, 팀내 최고 투수의 자리를 위협받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반면, 올 시즌 선발투수로의 전환을 노리는 애리조나의 김병현은 첫번째 등판 경기에서는 2회 동안 3실점하는 부진을 보였지만, 지난 6일 열린 애너하임과의 두번째 경기에서는 4회 동안 안타는 단지 1개만 내주고 상대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는 빼어난 피칭을 선보였습니다.

선발 2경기 성적은 6이닝동안 피안타 5개, 볼넷 3개에 실점은 3점으로 방어율 4.50을 기록하고 있는 김병현은 팀내에서 선발 투수 경쟁자인 존 패터슨,미구엘 바티스타,아만도 레이노소보다 앞서 있어 선발 전환 전망이 그리 어둡지만은 않은 상태입니다.

한편, 한국인 최초로 투수가 아닌 야수로 메이저리그에 진입한 시카고 커브스의 최희섭 선수는 9일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서 열린 오클랜드 어슬렉티스와의 시범경기에서 2루타를 포함, 4타수 2안타 1득점 2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주전 1루수 자리를 굳혀가고 있습니다.

8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사흘만에 안타를 친 최희섭 은 이로써 2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 최희섭은 9차례 시범경기에 출전, 통산 0.350(20타수 7안타) 4 타점 3득점의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최희섭 선수는 게임을 할수록 공이 잘 보인다며 또 수비가 잘되니까 공격도 좋아지고 있다고 말하면서 메이저리그 투수는 마이너리그에 비해 경험이 많을 뿐이다. 오히려 제구력이 뛰어나니까 타격하기는 더 쉽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뉴욕 타임스 신문은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출전하고 있는 뉴욕 메츠의 서재응 선수가 올 시즌 선발선수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욕 타임스는 서재응의 성실한 훈련 자세를 언급하면서 그가 지난 해와 다른 모습으로 올 시즌 뉴욕 메츠에 비어있는 두개의 선발투수 자리 중 하나를 차지할 기회를 맞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8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날스 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3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승리투수가 돼 팀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 서재응은 톰 글래빈과 스티브 트래셸 등이 버티고 있는 메츠의 마운드에서 제5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또한 팀내 신인 선수 가운데 최고 연봉을 받게 된 몬트리올 엑스포스의 투수 김선우 선수도 지난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되면서 선발 진입에 한발 다가섰습니다.

이밖에도 몬트리올 엑스포스의 투수 송승준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투수 , 봉중근선수, 그리고 시애틀 매리너스의 야수 추신수 선수는 마이너러그 소속으로 올해 시범 경기에 출장해 기량을 점검받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특히 추신수 선수는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에서 시애틀 매리너스의 미래를 짊어질 차세대 선수라는 격찬을 받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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