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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째 계속되는 미국의 인공 유산 찬반 논란 - 2003-01-24


미국 대법원의 역사적인 인공유산 합법화 판결, 30주년 기념일이었던 지난 22일 이곳 워싱턴에서는 수만명의 인공유산 반대자들이 모여 대규모 시위를 벌였습니다.

미국 각지에서 영하의 매서운 추위를 무릎쓰고 워싱턴으로 모여든 이른바 [생명을 위한 시위] 참가자들은 생명의 의미를 경외하는 사회추세를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그보다 적은 수의 인공유산 합법화 지지자들이 시위를 벌이고 또한 미국 대법원 청사앞에서 불결하거나 불법 인공유산 시술소에서 수술을 받다 숨진 여성들을 기리는 촛불시위도 벌였습니다. 인공유산 합법화를 둘러싸고 이미 30년째 해마다 그치지 않고 있는 쟁점을 재 조명하는 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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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법원이 1973년에 인공유산을 합법화 하는 판결을 내린지 30주년이 되는 1월 22일 인공유산 합법화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워싱턴의 한 보건소 앞에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들은 해마다 이 날이면 미국 전역으로부터 워싱턴에 모여 시위를 벌입니다.

위스컨신주에서 온 다섯 자녀의 어머니인 버지니아 호델 씨는 두 딸과 함께 시위에 참가했다면서 시위의 취지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보다 확고한 결속을 과시함으로써 언제인가는 어떤 사람들이 ‘자 모두들 보십시요, 이 나라는 민주주의 사회요 ! 인공유산 합법화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찬성하는 사람들 보다 더 많지 않소 ! 그러니 법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공화당이 백악관과 연방 상, 하원을 모두 장악한 가운데, 보수주의자들은 인공유산 합법화를 철폐하는 조치가 취해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공유산 합법화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의회로 하여금 인공유산을 보다 엄격히 규제하는 법을 제정토록 하기 위해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시위에 참가한 에드워드 심코비엑 씨는 연방 대법원의 대법관이 결원이 될 경우 대통령이 인공유산 합법화에 반대하는 판사를 임명하기를 원한다고 말합니다.

“ 만약에 죠지 부쉬 대통령이 대법원의 인공유산 합법화 판결과 그에 따른 일련의 인공유산 관련 판결에 반대하는 누군가를 내세우지 않는다면 부쉬 대통령이 진정으로 태아의 살 권리를 주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며 그동안 주장해온 바를 취소하는 것으로 봅니다. 지금 공화당이 의회의 양원을 모두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인공유산 합법화에 반대하는 조치를 취하지 못한다면 언제 그렇게 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이 바로 그렇게 행동할 때입니다. ”

반면에 인공유산 합법화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연방 대법원의 대법관 한 자리가 공석이 될 전망에 따라 부쉬 대통령에 의해 지명되는 대법관이 지금까지 여성의 인공유산 권리를 줄곧 옹호해온 대법원내 5대4의 판도가 뒤바뀔 될 것을 우려하며 적극적인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미 전국여성협회 회원으로 여성의 인공유산 권리를 지지하는 테리 오닐 씨는 대법원 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이렇게 말합니다.

“ 이 나라 국민들은 여성의 권리와 평등권, 인공유산 권리를 여전히 옹호하고 있으며 시민적 자유와 공민권을 옹호하고 있습니다. 이 나라 국민의 대다수가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우리의 의도는 극단주의자들과 의회의 보수주의자들 그리고 백악관이 인공유산 합법화를 무효화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

대부분의 여론조사 결과는 미국 국민의 과반수가 인공유산 권리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또한 많은 미국인들이 18세 이하 여성의 경우 부모의 동의를 요하는등 인공유산에 대한 규제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인공유산율은 1974년 이래 가장 낮은 것으로 밝혀지고 있으며 특히 10 대의 인공유산이 가장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미국 연방 대법원 판사 지명자는 상원에서 인준을 받아야 합니다. 미 전국여성협회는 민주당 소속 의원들에게 부쉬 대통령이 인공유산 합법화에 반대하는 판사를 대법관으로 지명할 경우 인준이 되지 못하도록 봉쇄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테리 오닐 씨의 말입니다.

“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의 상원내 친구들이 인공유산 합법화에 반대하는 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을 지연 전술로 봉쇄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죠지 부쉬 대통령이 인공유산 합법화에 반대하는 20명의 판사들 가운데서 한 명을 지명할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는 인공유산권을 지지하지 않는 그 어떤 판사도 인준되지 못하도록 의사진행 방해 전술을 쓰도록 할 것입니다. ”

현재로선 연방 대법원의 대법관 아홉 명 가운데 아무도 은퇴할 의사를 시사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윌리엄 랭퀴스트 대법원장을 포함한 70세 이상의 대법관 세 명 중 한, 두 명은 금년에 은퇴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되며 그렇게 되면 민주당과 공화당간에 미국 역사상 가장 치열한 정쟁이 또 한 번 벌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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