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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군 주둔 재검토 필요' -전문가들 다양한 의견 제시 - 2003-01-17


북한의 핵개발 계획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북한간의 분쟁 사태가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 양쪽에서 미군 병력의 남한 주둔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군의 한국 주둔 배경과 그 전망에 관해 전문가들의 견해를 알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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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한국 전쟁이 공식적인 평화협정 체결없이 정전된 이래 주한 미군 병력을 계속 유지해 왔습니다. 주한 미군 병력의 규모는 해에 따라 차이가 있었으나 현재는 3만7천 명입니다.

주한 미군은 비무장지대 너머로부터 북한군의 대남 침공 가능성을 막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에서는 젊은이들이 여러 가지 이유에서 주한 미군의 철수를 요구하는 가두 시위를 벌였습니다. 지난 해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이끌게 될 새 한국 정부는 오는 2월에 출범하게 됩니다.

노무현 당선자는 선거에서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미국 정부의 정책에 대해 견해를 달리하는 것으로 비쳐진 그의 공약 덕분에 당선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미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언론인 돈 오버도퍼 씨는 지난 해 한국의 대통령 선거 투표일을 몇 달 앞두고 당시 노무현 후보와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북한의 핵사태가 불거져 나오기 이전에 인터뷰했던 오버도퍼 씨는 노 후보가 당시에 했던 말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노무현 후보는 한국이 크게 변했다면서 미국과 한국의 관계도 변화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노 후보는 자신이 한-미 관계의 변화를 위한 어떤 특정 처방을 갖고 있지는 않고 실제로 한-미관계 변화에 관한 실질적인 처방이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노 후보는 그러나 주한 미군 문제에 있어서는 병력수가 얼마나 되어야 할 것인지 그 주둔 장소를 어디로 할 것인지 그리고 주한 미군이 할 역할이 무엇인지등은 자신이 분명히 새 정부에서 다룰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중요 사안들 가운데 한 가지라고 말했습니다."

노무현 당선자의 선거 공약들 가운데 한국의 젊은 유권자들에게 호소력이 있었던 한 가지는 북한과의 화해를 추진해온 김대중 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오버도퍼 씨는 오늘 날 한국의 젊은 세대는 현실감 있는 북한의 위협을 경험해 본적이 없다고 지적합니다.

오버도퍼 씨는 남한 젊은이들은 6.25 전쟁에 관한 기억을 갖고 있지 않고 전쟁후에 계속된 빈곤하고 어려웠던 날들을 모르고 있다고 말합니다.

북한으로부터 오는 위협에 관한 현실감이 별로 없으면 단지 북한과 교류하려고만 할 것이라고 오버도퍼 씨는 지적하면서 어떤 학생이 말했듯이 남한의 젊은이들은 북한 사람들을 멀지 않은 친척이나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서 보는 그런 사람들 처럼 대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로서는 3만7천 명의 미군 병력이 한국에 있어야 할 이유를 찾기가 곤란하다는 것입니다. 거기에다가 훈련중이던 미군 기갑차량에 의한 여중생 과실치사등 유감스러운 미군 관련 사건들과 여러 가지 불편함 그리고 환경 및 토지사용 문제등이 주한 미군과 결부되어 있다고 오버도퍼씨는 지적합니다.

한편, 미국 정보기관의 전직 동아시아 담당 관계관이었던 헬렌 루이스 헌터 씨는 주한 미군을 조만간 철수하라는 요구가 있을 것으로는 예상되지 않지만 만약에 주한 미군이 철수하더라도 북한은 미국의 보복 폭격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남한을 공격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합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 의회의 의원들과 행정부의 정책 보좌관들 사이에서 주한 미군의 지위에 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미국 의회조사국의 동아시아 문제 담당 전문가인 래리 닉쉬 씨는 지난 20여년 동안 주한 미군 병력의 존재에 관한 재평가가 없었다고 지적합니다.

닉쉬 씨의 생각으로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새로운 상황과 여건을 감안할때 주한 미군의 재평가, 미군 병력의 남한 주둔의 당위성 및 미국 군사력의 필요성에 맞는 주둔 체제와 그 대안등이 다시 검토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닉쉬 씨는 그런 검토를 거친 다음에 주한 미군 병력의 규모 축소 또는 미군의 편성 변경등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현재의 상황이 계속될 경우 반미감정이 더 증대됨으로써 미군이 필리핀에서 1993년에 완전히 철수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과 같은 사태에 까지 이르게 될수도 있다고 우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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