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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햇볕 정책으로 탈북자들은 오히려 피해'-천기원 전도사 - 2002-12-23


제16대 한국 대통령으로 선출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선거 운동 기간은 물론 당선 후 처음 열린 내외신 합동 기자회견에서도 현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계속 실시할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그러나 서울의 한 탈북자 지원단체와 탈북자 한명은 김대중 정부가 햇볕 정책을 펼치면서 시행 방법에 많은 문제가 노출돼 결국 탈북자 문제에 소홀했다고 지적하면서, 새 정부에서는 탈북자 문제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서울에서 이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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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탈북자 지원단체 두리하나 선교회를 이끌고 있는 천기원 전도사는 그동안 김대중 정부가 실시해 온 햇볕 정책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것은 탈북자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탈북자 정책과 대북정책은 상반되잖아요. 왜냐하면 햇볕정책은 북한에 대해 모든 것을 지원해 주는 것인데, 탈북자 문제가 나오게 되면 얘기를 할 수가 없죠..."

중국에서 탈북자 구조 활동을 벌이다 당국에 체포돼 220일간 옥고를 치루기도 했던 천기원 전도사는 지금까지 탈북자들을 남한으로 망명시키는 일이 모두 민간차원에서 이루어져 왔다며 남한 정부는 오히려 방해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방해를 하고 있죠. 오히려 제가 느끼는 것은 방해를 한다고 볼 수밖에 없죠... 탈북자를 위해서 도와줬다는 게 , 우리가 탈북자들을 데리고 가면 협조해 준다 그러거든요, 그거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 그 사람들이 거기까지 갈 때가지,제 3국으로 몽고나 캄보디아로 갈 때까지 전혀 도움을 안주고 있잖아요..."

천기원 전도사는 올해 여러가지 경로를 통해 1천2백명 정도가 남한으로 망명했고, 앞으로도 탈북자들이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그러나, 탈북자들이 중국내에서 겪고 있는 곤경을 생각하면, 오히려 북한에 남아 있는사람들이 더 행복할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자기 부인이 자기 딸이 가족이 보는 앞에서 팔려가고 끌려가고 있단 말이예요, 그거는 배고픈 문제보다 더 큰 아픔이란 말이예요. 그것은 어떤 부분으로도 상처를 씻어줄 수 없는 부분인데, 육신적으로 배가 고파서 굶는 것은 나중에 치료를 해 줄 수 있고, 회복 가능한 것이지만, 정신적으로 받는 그런 것은 도저히 치료해 줄 수가 없는데..."

천기원 전도사는 중국이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제3국으로 가는 것도 막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가장 시급한 것은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인간적인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난민 지위를 부여받는 것이고 그 다음에는 한국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런 다음에 한국 정부에서는 2천만명이라도 다 받겠다는 자세와 준비가 돼 있어야할 것이고 그것만 돼 있다면 해결하는데 문제가 없죠."

천기원 전도사는 북한이 양식이 없어서 굶는게 아니라 분배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면서, 새 정부에서는 햇볕정책을 펴더라도 북한에 지원할 때 분배를 확인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우선적으로 마련한 다음에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확하게 이 주는 목적에 달성될 때, 주는 사람의 책임이 더 크다고 봅니다. 정부에서 주는게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줘 놓고 관리 감독을 안하니까 지금 와 가지고 핵이나 만든다 그러구, 엉뚱한 소리가 나오고 그런 과정에서 인민들은 굶어죽는단 말이예요, 그런 문제와 모순을 해결할 수 있도록 햇볕 정책에 대해 제도적인 장치를 하고 하겠다는 그런 대안이 나와야죠.."

한편, 탈북 5년째로 이번에 처음으로 대통령 선거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탈북자 김군일 씨는 현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아래서는 탈북자들이 남한에 정착할 수 있는 체계적으로 마련된 대안이 없었다고 말하고, 대북한 정책과 비교할 때 탈북자들에 대한 정부의 배려가 너무나 대조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탈북자들이 30만이다 정부에서는 3만이다 그러는데, 그렇게 많은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그렇게 비참하게 당하고 있는 고통들을 완전히 외면한 채 북한에 대해 정책은 없이 무조건 퍼주기만 했다고 저는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탈북자한테는 그냥 여기들어온 거 마지못해 발등에 떨어진 불 끄기 식으로 돈 몇푼 쥐어준 것 외에는 하는 게 없기 때문에 상당히 문제점이 있고, 이것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봅니다."

김군일 씨는 탈북자들이 남한에 정착할 때 가장 큰 어려움은 취업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이 문제 해결을 당부했습니다.

"취업을 해서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3년정도 4년정도, 제 경험으로는 3년정도 되니까 안정이 되더라구요, 3년기간 동안에 취업을 보장해줘서 스스로 돈을 벌어먹고 살 수 있도록, 그래서 일단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립하는 가치관도 심어주는 거구요, 그런 프로그램들이 마련됐으면 좋겠어요.."

서울에서 대학을 마치고 신학 대학원 입학을 준비중인 김군일 씨는 북한 사람들을 돕고, 나중에 통일이 되면 고향사람들을 돕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탈북자지만 그들 앞에서는 남한 사람이 되거든요. 그래서 남한을 알리고 또 그 사람들의 생활과 북한에 대해 남한에 알리고 그런 일을 하면서 통일이 됐을 때 북한에 들어가서 작은 공동체 같은 것을 만들어서 그렇게 살고 싶은 것이 제 소망이고 그것을 지금 준비하고 있습니다."

김군일 씨는 그동안 남한 정부가 �y북자들에 대해 무관심했었다면서, 새 정부는 탈북자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김대중 정부와는 다른 정책을 펴주기를 당부했습니다.

"거기에서 고통당하는 사람들도 우리 국민이구요, 그래서 그들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대북 정책을 할 때, 그 곳에서 정말 잔인하게 죽어가는 사람들을 기억하면서 어떤 정책이든지 펼친다면, 지금처럼 방관하는 일은 없다고 생각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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