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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후보 당선, 다양한 한국내 전문가들의 견해 - 2002-12-20


한국에서 지난 19일 실시된 16대 대통령 선거에서 새로운 정치와 개혁을 기치로 내세운 민주당의 노무현 후보가 보수 안정의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으로 당선됐습니다. 장차 어떤 형태로든 한국 국내외 정책에 있어서 필연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될 노무현 후보의 당선 의미와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봅니다. (서울 문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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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시대 새정치를 외쳐온 56세의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한국의 16대 대통령으로 당선됐습니다. 이번 대선 결과는 이제까지 한국 정치사를 장악해 왔던 3김 정치의 청산을 가져옴과 동시에 변화를 갈망하는 새로운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고유환 교수는 이번 선거가 현상 유지 세력과 현상 타파 세력간의 대결이였다면서 노무현 후보의 당선 의미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결국은 현상 타파 세력이 승리함으로서 새로운 정치 질서를 만들어 나가는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새로운 세대들의 기성세대에 대한 반감이 표출되면서 세대 교체와 함께 기존 정치 질서의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반영돼서 나타난 결과라고 할수 있습니다.”

반면에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강성학 교수는 이번 선거 결과로 인해 기존 한국의 정치적 가치 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면서 한국의 안보 체제가 새롭게 검토되는 단계에 접어들었고, 또한 햇볕 정책을 지지하는 노무현 후보의 당선으로 남북 관계가 북한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북한의 김정일 입장에서는 이회창 후보보다 덜 부담스러운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이 됐기 때문에 노무현 후보로 하여금 소위 포용정책 햇빛정책을 더욱 심화시키는 계기를 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북관계에 있어서 획기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노 당선자를 돕는 북한의 정책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이런 과정속에서 노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처럼 다시한번 속는게 아니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노무현 당선자가 대등하고 자주적인 한미 관계를 공약으로 내세운 이상 소파 개정 문제를 둘러싼 한미 관계 변화도 불가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고유환 교수의 말입니다. “지금 노후보는 기본적으로 한미 관계가 대등한 수평적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왔고 그러기 위해서는 불평등한 소파가 개정되야 한다는데 대해서 기본적인 입장을 밝힌 바가 있습니다. 아마 집권 이후에 불평등한 소파 개정 노력을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미 관계도 대등한 관계로 재정립되어야 된다는 입장에서 관계설정을 새롭게 모색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강성학 교수는 이에 관해 노 당선자는 비록 현재는 조심스러운 자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논쟁이 본격화 되면 한미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IMF 탈출과 월드컵 성공 개최 이후 국제사회에서 한국인의 자부심이 그 어느때 보다 높아진 상황에서, 여중생 사망 사건과 맞물리면서 형성된 지나친 국수주의가 한미 관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지나친 다소 국수주의 적인 요소가 등장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요소는 분명하게 미국으로 하여금 한국에 대한 기존의 정책을 재검토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노무현 당선자의 정책을 고려한다면 한미간 긴장이나 마찰이 거의 필연적이 되고”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한미 관계 수립은 새정부가 당면할 가장 중요한 외교적 과제입니다. 고유환 교수는 2000년 6월 정상회담 이후 남북 화해 협력 정책으로 비중이 옮겨가는 과정에서 시작된 한미간 대북 정책에서의 의견차이는 노 당선자 집권시에도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화해와 협력을 강조하는 노후보가 당선됨으로 해서 그 비중이 옮겨가는 속도가 좀더 빨라질 것이고 따라서 그 과정에서 대북 정책을 둘러싸고 한미간에 다소간의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기본적으로 남북 교류 협력과 긴장 완화를 동시에 병행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습니다. 이런 입장이 미국의 “선 핵무기 포기, 후 대화” 입장과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한미간 의견차를 조율해서 북한 핵문제를 어떻게 평화적으로 해결하느냐 하는 것이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첫 당면 과제라고 고유환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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