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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56개 도시에서 여중생 추모 행사  대규모로 열려 - 2002-12-14


한국에서는 미군에 의한 여중생 사망 사건에 대한 조지 부쉬 미국 대통령의 직접 사과 메시지가 전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미군 무죄 평결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민 집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문주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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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 사망 사건과 관련한 미군 무죄 평결에 반대하는 대규모 추모 행사가 14일 서울을 비롯한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 56개 도시들에서 30 만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동시에 열리고 있습니다.

조지 부쉬 미국 대통령이 직접 사과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중생 사망 사건 범국민 대책위원회는 부쉬 대통령의 사과가 근본 대책을 외면한 것이라며 예정대로 대규모 집회를 주도했습니다.

부쉬 대통령은 현지 시각으로 13일 밤, 김대중 한국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 사건에 대해 “깊은 애도와 유감”을 표명하고, 이와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미 수뇌부에 협조를 지시했다고 말했었습니다.

토요일인 14일 오후 3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 집결한 5만 만명의 시민들은 미군에 대한 무죄 판결 전면 무효와 소파 개정을 요구하면서 추모 행사를 가졌습니다.

참가자들은 저녁 6시부터는 주한 미국 대사관을 향해 사망한 신효순 양과 심미선 양을 추모하는 촛불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경찰은 일부 도로를 차단하는 등의 행사 편의를 도모하며 추모 집회가 평화적으로 이루어 지도록 당부했지만, 미국 대사관으로의 촛불 행진은 현행 집시법상 불법이라면서 이를 원천 봉쇄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습니다.

약 만 오천명의 경찰력이 시청 앞 광장 도로를 이중 삼중으로 둘러싸고 시위대의 행진을 저지하는 가운데, 경찰과 시위대 사이에 가벼운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현지 시각 6시 30시분 경, 경찰의 통제를 뚫고 미 대사관을 향해 행진을 시작한 시위대들은 미 대사관 주변 광화문 네거리에 운집해 추모 열기를 높이고 있습니다.

한편, 일부 시민들은 미군 무죄 평결의 부당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러한 움직임이 지나친 반미 감정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현재 시내 중심으로 진입하는 많은 도로들이 통제되어 있는 가운데, 서울 시내 중심에서는 극심한 교통 체증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시위대와 경찰간의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으나, 경찰은 시위대가 대사관 입구로 진입하는 것은 강력히 저지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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