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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토론회]한국 대통령 선거의 의미와 대선 이후의 정책 방향 - 2002-12-06


이곳 워싱턴에서는 지난 4일, 미국의 존스 합킨스 대학교 국제 대학원과 한국 경제 연구소 공동 주최로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 관한 국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 토론회에서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들은 한국 대통령 선거의 의미와 대선 이후의 정책 방향에 대해 다양한 견해를 제시했습니다. 이에 관한 좀 더 자세한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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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서울대학교의 정재호 교수는 이번 16대 한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의 노무현 후보는 앞선 대선에 출마했던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에 속한다면서, 세대 교체를 이번 선거의 가장 중요한 의미로 꼽았습니다.

정재호 교수는 10년전만 해도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면서 10년이 지난 지금 한국 정치에 새로운 기대와 비전을 가져 올 새로운 후보들이 등장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정 교수는 이번에 후보들만 세대교체가 된 것이 아니라 외교 정책을 비롯한 주요 정책에 대한 유권자들의 의식도 크게 변화했다고 분석하면서, 이번 선거에서는 이같은 유권자들의 의식 변화가 지역 주의만큼이나 주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서울대학교의 정재호 교수는 보수적 성향의 이회창 후보는 외교정책에 있어서 한미관계를 가장 중요시하면서 북한에 대해 상호주의와 투명성을 강조하고, 특히 북한의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대북 현금지원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노무현 후보는 한미관계를 중시하면서도 남북관계를 우선하면서 기존의 햇볕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히고 있어, 만일 노 후보가 당선된다면 독자적으로 대북한 고립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의 부쉬 행정부와 마찰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재호 교수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든, 대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한가지 문제가 남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재호 교수는 한국과 미국이 서로 상대방에게 기울이는 관심의 정도가 다르다고 지적하면서, 그 차이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 교수는 이 문제가 그대로 남거나 더욱 커질 경우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면서, 차기 당선자는 장기적으로 이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곳 워싱턴의 조지 워싱턴 대학교의 커크 라센(Kirk Larsen) 교수는 한국의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정당의 정강 정책이나 이념보다는 지역주의나 후보자 개인의 특성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하면서도, 지역주의는 과거보다 중요성이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커크 라센교수는 북한에서 태어난 이회창 후보는 실질적인 지역 기반이 없고, 노무현 후보는 출신지인 경상도 지역보다 민주당의 본거지인 전라도 지역에서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데다, 무엇보다도 노후보가 지역주의에 기반한 선거 운동에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라센 교수는 두 후보가 대북 정책이나 한미 관계의 장래에 대해 분명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북한 핵 문제의 해결에는 그같은 차이점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라센 교수는 두 호보가 대북정책에 대해 서로 다른 전략적 접근책을 표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선적으로 북한 핵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데 합의하고 있다면서, 이회창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무조건 부쉬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따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국제경제연구원의 마커스 놀란드 연구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때 북한과의 교류정책이 한국의 이해에 부합한다면서, 대북한 문제를 둘러싼 한미간의 정책적 차이가 다시 표면화 될 것으로 예상하고, 부쉬 행정부가 북한 정권의 붕괴를 기대하면서 북한 고립 정책을 추진하는 것을 차기 한국 정부가 방관할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놀란드 연구원은 주한미군 지위에 관한 한미행정협정(소파) 개정과 관련해 두 후보가 선거운동에서 소파 개정 문제를 전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이해할 만한 일이지만, 실제로는 가까운 장래에 소파 개정이 이루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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