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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장 체제에 환멸 느끼는 라틴 아메리카인들 - 2001-11-20


라틴 아메리카에서는 자유시장 경제체제와 심지어는 민주주의 에 대한 환멸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르헨티나의 계속되는 경제위기는 그와같은 환멸을 일으키는 한 가지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라틴 아메리카의 많은 사람들은 10여년 전에 이지역의 대부분의 나라들을 통치했던 독재정권들이 물러나고 대신 들어선 민주정부하에서 자신들의 생활이 물질적으로 향상되지 않은 것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배경보도를 리오데 자네이로 주재 미국의 소리 특파원이 보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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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군사정권들이 판을 치던 라틴 아메리카에서 지금은 쿠바를 제외한 모든 나라들에 민주 정부가 들어서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10년에 걸친 민주 정부의 등장과 여러 나라들의 자유시장 경제정책 채택으로 부풀어 올랐던 커다란 희망이 지금은 환멸로 바뀌고 있는듯이 보입니다.

라틴 아메리카의 이같은 상황의 부분적인 이유는 빈곤과 불평등이 아직도 고질적으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유엔 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라틴 아메리카의 빈곤층이 전체 인구의 36퍼센트인 2억2천만 명에 달합니다. 는 이같은 빈곤층 인구는 지난 10년 동안 거의 변함이 없었다고 지적합니다.

라틴 아메리카 사람들이 환멸을 일으킨 또 다른 요인으로 경제위기가 지적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등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은 10년전에 국영 기업체들을 해체하고 무역장벽을 낮추는등 경제개방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이같은 정책들은 초기엔 경제성장을 이룩했지만 지금, 아르헨티나는 3년째 계속되는 경제침체 속에 막대한 외채 상환때문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독일 의 라틴 아메리카 문제 전문가인 씨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환멸이 일어나는 것은 불과 몇 해전까지 경제성장의 도취감과 기대감이 너무 높았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민주주의와 자유화, 민영화, 현대화등의 경제적 사고방식이 모두 한꺼번에 몰아닥쳤습니다. 그 당시에는 그런 것들이 경이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러나 라틴 아메리카의 모든 나라들이 현대화를 위해 치루어야 할 대가에는 아무도 눈길을 돌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현대화의 문제는 유럽에서 알고 있고 어렵게 터득했듯이 대가를 먼저 치르고 그 다음에 혜택을 취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

칠레의 여론 조사기관 가 최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나타나고 있는 민주주의에 대한 환멸이 어느 정도인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1995년부터 매년 실시해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라틴 아메리카인들의 민주주의 지지율이 5년전까지만 해도 60퍼센트였던 것이 몇 년 사이에 크게 떨어져 지금은 48퍼센트 밖에 안됩니다.

의 조사에 따르면 민주주의에 대한 이같은 지지율 격감은 아르헨티나, 브라질, 콜롬비아 그리고 파나마 같은 나라들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경우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율이 1996년에 50퍼센트에 달했었으나 지금은 민주주의에 대한 무조건 지지율이 30퍼센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한 환멸의 증폭은 정치적 반향을 일으켜 라틴 아메리카 여러 나라들에서 세계화 반대 시위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경우 지난 6월에 자유시장 정책에 반대하는 4만 여명의 군중이 수도, 에서 가두시위를 벌였습니다. 브라질의 이같은 정치분위기 속에 여론조사 결과는 야당인 좌파 노동자당의 당수가 내년 대통령 선거의 선두주자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베네수엘라에서는 대통령이 민주주의와 자유시장 경제체제의가 실패하고 있다고 줄곧 비난함으로써 국민의 광범위한 지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 마이애미에 본부를 둔 의 연구원은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의 정부들이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 더 많은 조치들을 시행하지 않는 한 인민주의와 세계화 반대운동이 갈수록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 내가 생각하기에는 빈곤의 격차를 좁히는 실질적으로 실현가능한 조치들이 시행되지 않는 한 인민주의 운동과 세계화 반대 운동이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베네수엘라에서 국가 경제의 성장과 원유가격 상승속에 부유층은 번영을 누리고 있는 반면에 국민의 80퍼센트가 여전히 빈곤한채로 있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국민들이 곧바로 깨닫게 됨에 따라 대통령이 몰고왔던 대중의 기대감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라틴 아메리카에서 빈곤해소 문제가 제대로 다스려 지지 않는 한 세계화와 경제통합이 늘어나는 빈곤층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그 속에서 빈곤층에겐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세계화와 경제통합에 대한 대중의 거부는 확산될 것입니다. ’

따라서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여전히 빈곤 속에 살고 있는 라틴 아메리카의 민주주의 정부들에게는 빈곤 해소가 거대한 도전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그러나 라틴 아메리카 정부들의 민주 체제가 생존하고 번영하려면 이는 정부들이 극복해야만 할 과제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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