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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4-5월 핵 관련 주요 회의에서 관심국가 될 듯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이번 주 핵 태세 검토보고서를 발표한 데 이어 미국에서는 4월과 5월 두 달 동안 핵 관련 국제회의가 잇따라 열립니다. 불법 핵 거래와 핵 확산 방지가 주요 의제가 될 예정인데요, 북한이 주요 관심국가로 떠오를 전망입니다. 김연호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4월과 5월 핵 문제와 관련해서 굵직굵직한 소식들이 많이 나오겠군요.

답) 네, 지난 6일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앞으로 5년에서 10년 동안 미국이 펴나갈 핵 정책의 기본방향을 담은 핵 태세 검토보고서를 발표했구요, 다음 주, 그러니까 12일과 13일에는 워싱턴에서 핵 안보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이어 다음 달 3일부터 28일까지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에서 핵확산금지조약 (NPT) 검토회의가 열립니다.

문) 우선 핵 태세 검토보고서부터 짚어보죠. 북한에 대한 핵 공격 가능성을 열어 둔 점이 눈에 띄던데요.

답) 네,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핵 태세 검토보고서에서 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해 비확산 의무를 다하고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는 나라에 대해서 핵 공격은 물론이고 핵 공격 위협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보고서는 북한이 핵 야망을 버리지 않고 비확산 의무를 어겨왔다고 지적해 북한에 대한 핵 공격 가능성을 열어 뒀습니다.

문) 오바마 대통령도 직접 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5일 `뉴욕타임스’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핵무기 사용 조건을 크게 제한하겠다면서도 핵확산금지조약 탈퇴 선언을 한 북한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겠다고 밝혔습니다.

문) 미국이 핵 태세 검토보고서를 통해서 과거보다 전향적인 핵 전략을 내놓았지만, 핵 확산 문제와 관련해서는 아주 단호한 입장을 보였군요.

답) 그렇습니다. 보고서는 핵 테러와 확산 방지를 미국 핵 정책의 최대 과제로 꼽았습니다. 냉전이 끝난 뒤 핵전쟁의 위험이 크게 줄어든 반면 테러집단의 핵 공격 가능성은 더 커졌다는 겁니다. 따라서 핵무기 능력이 확산되는 걸 막는 게 급선무라고 보고서는 강조했습니다.

문) 그런 의미에서 핵 안보 정상회의는 핵 태세 검토보고서의 연장선 상에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답) 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해 4월 '핵무기 없는 세상'을 천명하면서 핵 테러를 국제안보에 대한 가장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핵 안보 정상회의를 제안해서 이번 회의가 열리게 됐습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프랑스, 한국을 포함해 47개 나라 정상들 뿐만 아니라 국제기구 대표들도 참석합니다.

문) 이번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는 뭡니까?

답) 오바마 대통령이 강조했듯이 핵 테러 방지가 주요 의제입니다. 테러집단이 핵무기와 핵 물질을 탈취하거나 불법 거래를 할 수 없도록 예방하는 데 필요한 조치들이 논의됩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공동성명도 채택될 예정인데요, 각국이 핵 물질 불법 거래에 대한 형사소추를 강화하고 무기급 핵물질에 대한 관리방식을 개선하는 한편 여기에 필요한 국제공조를 강화하도록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미국 정부는 이번 주 발표한 핵 태세 검토보고서에서 북한을 비확산 의무를 위반한 나라로 지목하지 않았습니까. 이번 회의에서 북한 문제가 얼마나 비중 있게 다뤄질까요?

답) 이번 회의에서는 특정 국가에 대한 논의보다는 각국의 국내 조치와 국제협력 체제가 주로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핵 태세 검토보고서에서 핵 확산 의무 위반국으로 지목된 북한과 이란이 이번 회의 참가국 명단에서 빠져 있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두 나라를 염두에 둔 논의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지 않겠냐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북한은 과거 파키스탄의 핵 과학자 칸 박사의 비밀조직으로부터 핵 기술을 넘겨받았고, 시리아의 핵 개발을 도운 사실이 있기 때문에 이런 관측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문) 이번 회의 기간 중에 오바마 대통령과 각국 정상들이 개별 정상회담을 갖게 되는 것으로 아는데요, 회담에서 북한 핵 문제가 다뤄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을 비롯한 몇몇 나라와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인데요, 이 자리에서 북한 핵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도 이번 정상회의 기간 동안 북한 핵 문제의 조속한 해결 필요성과 6자회담 참가국들 간의 공조, 대북 제재 결의의 성실한 이행 등을 강조할 계획입니다.

문) 다음 달 열리는 핵확산금지조약 검토회의에 대해서도 알아보죠. 무얼 논의하는 회의입니까?

답) 핵확산금지조약은 핵 군축, 핵 확산 방지, 평화적인 원자력 이용, 이 세 가지를 중심 내용으로 하고 있는데요, 조약 검토회의에서는 조약의 이행 성과를 평가하고 조약 내용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합니다. 지난 1970년 핵확산금지조약이 발효된 뒤 5년마다 검토회의가 열렸습니다.

문)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새 핵 정책을 발표하고 핵 테러 방지를 위한 정상회의까지 주최한 뒤에 열리는 만큼, 이번 검토회의에 대한 기대가 클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 지난 2005년 검토회의에서는 회원국들 간의 의견 대립으로 의제설정조차 어려웠지만, 이번에는 다양한 의제를 다루기로 합의가 됐습니다. 특히 미국이 새 핵 정책을 발표하고 러시아와 전략무기감축협정의 후속협정까지 체결했기 때문에 이번 검토회의에서는 핵 군축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핵 확산 방지 분야에서도 핵 안보 정상회의의 결과를 바탕으로 후속 논의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문) 북한은 유일하게 핵확산금지조약을 탈퇴한 나라인데요, 이 문제는 어떻게 다뤄질 것 같습니까?

답) 이번 검토회의에서는 북한의 조약 복귀와 북한 핵 문제의 조속한 해결이 촉구될 전망입니다. 핵확산금지조약은 전세계 모든 나라의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인도와 파키스탄, 이스라엘이 가입을 계속 거부하고 있고, 북한은 지난 2003년 조약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현재 5 개 핵 보유국을 포함해서 189개 나라가 조약에 가입한 상태입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이달과 다음 달 열릴 예정인 핵 관련 주요 국제회의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김연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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