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로는 처음으로 지난 2006년 난민 지위를 받아 미국에 입국한 탈북 남성 신요셉 씨가 최근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정착한 탈북 난민이 숨진 것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탈북자 신요셉 씨가 지난 1일 미 북동부 뉴욕의 자택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고 가족들이 5일 확인했습니다.
신요셉 씨의 부인은 5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남편이 지난 2일 새벽 병원으로 이송된 뒤 숨졌다며, 6일 장례식을 치를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저녁에 예배를 드리고 내일(6일) 화장 하기로 했어요. 플러싱에서”
신 씨는 남편이 자살 전 심한 우울증 증세를 보이면서 감정의 기복이 매우 심했다며, 목숨을 끊은 날에는 과식을 하는 등 평소 같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신 씨는 지난 2006년 5월 미국 정부가 북한인권법에 의거해 처음으로 수용한 탈북자 6명 가운데 한 명으로, 여동생과 함께 입국한 뒤 뉴욕에서 살아왔습니다.
신 씨는 주차장 관리원 등 여러 직업을 거쳐 뉴욕의 한 대형 슈퍼마켓 내 스시 음식점에서 요리사로 일해왔습니다. 신 씨는 지난 해 10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생활이 만족스럽다고 말했었습니다.
“열심히 하면 열심히 한 만큼 대가가 나오니까 또 자유가 있으니까, 또 돈 많이 주니까 좋고 하하하…”
신 씨는 탈북 이후 중국에서 몇 년 간 머물다 태국을 거쳐 2006년 미국에 입국한 다음 해에 중국에 체류 중인 모친을 미국으로 초청했으며, 같은 탈북자 출신 여성과 결혼해 아들을 낳는 등 가족이 함께 뉴욕에서 살아왔습니다.
신 씨의 부인 이모 씨는 남편의 자살 원인에 대해 미국행에 도움을 준 한 선교단체와 갈등을 겪은 뒤 분노를 자주 표출해 왔다며, 이 선교단체 대표를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이 선교단체 관계자는 신 씨와 올 들어 통화 등 연락을 주고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신 씨가 주위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으며, 가정불화가 원인일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신 씨는 지난 해 10월 인터뷰에서 애창곡으로 ‘아무도 살지 않고, 날 찾지 않는 곳에서 살고 싶다’는 가사 내용의 ‘이름없는 새’를 즐겨 부른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현지 언론들은 경찰이 현재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신 씨의 모친은 5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통화에서 아들의 사망을 확인한 직후 평소 아들의 뜻대로 병원에 장기를 기증했다고 말했습니다.
“(병원에서)50명한테 주었대요. 그래서 그걸 다 받아 썼어요.”
신 씨의 사망으로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 가운데 사망자는 2 명으로 늘었습니다. 앞서 2008년에는 태국을 통해 입국한 탈북 여성 이모 씨가 암으로 숨졌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5일 공개한 난민 입국 현황보고서에서 지난 3월 탈북자 1명이 추가로 입국해 지난 달 31일 현재 난민 지위를 받아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는 94명이라고 밝혔습니다.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는 지난 달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탈북자 추가 입국을 먼저 확인한 바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탈북 난민을 수용한 것은 지난 해 9월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