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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 ‘북한에 사상.경제.외교전 펼쳐야’


미국과 한국, 일본은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사상과 경제, 외교전을 강화해야 한다고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말했습니다. 워싱턴을 방문 중인 황 전 비서는 특히 중국의 대북 영향력을 강조하면서, 북한 문제와 관련한 중국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제 (31일)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에서 열린 황 전 비서의 강연회를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가 31일 강연에서 강조한 것은 북한에 대한 사상, 경제, 외교전 강화였습니다.

“폭력에 의거해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 그게 무엇인가? 그게 사상전이고 경제전이고 외교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주인은 김정일이 아니라 2천 3백만 주민이라는 것을 북한 주민들에게 각성시키고, 아울러 북한의 명맥을 잡고 있는 중국과 자유민주 우방들에 대북 사상, 외교, 경제 전의 필요성을 설득해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황 전 비서는 수령 절대주의 포기와 개혁개방 없이는 북한의 진정한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며, 북한 정권을 더욱 고립시켜 개혁개방으로 나가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황 전 비서는 그러면서 경제전의 일환으로 한국이 미국과 일본 뿐 아니라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할 경우 북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고 일본과도 하고, 특히 중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다면 이거야 말로 김정일에게 큰 타격이 될 겁니다.”

북한의 통일전선전략은 한국과 동맹국들을 이간질하는 것인데, 오히려 동맹을 강화하며 중국과 한국이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다면 이는 경제효과 뿐 아니라 정치적 측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큰 투자라는 것입니다.

지난 2003년에 이어 두 번째 미국을 방문한 황장엽 전 비서는 이날 강연에서 특히 중국과의 협력 강화를 강조했습니다.

“북한 정권의 명맥을 장악하고 있는 게 중국이거든요. 중국이 만약 북한과 동맹관계를 끊는다면 그 것은 북한에 대한 사망신고와 같습니다.”

중국이 북한을 지지하는 한 북한에 급변 사태가 발생할 수 없을 정도로 중국이 중요하기 때문에, 중국을 제쳐놓고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것은 불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불의 그림자와 싸우는 어리석은 짓이라는 주장입니다.

황 전 비서는 그러나, 미국과 한국, 일본이 북-중 관계를 떼어놓는 시도와 함께 북-중 관계를 밀접하게 연결하는 시도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중국을 배척하는 식으로 할 것이 아니라 배척해서는 문제가 잘 해결 안됩니다. 끌어당겨야 합니다. 전략적 동반자로 자꾸 끌어당기면서 책임성을 높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개혁개방에 성공해 잘 살게 된 중국이 동맹국인 북한에 책임을 갖고 개혁개방을 독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황 전 비서는 또 겉으로는 공경하는 체하면서 가까이 하지 않는 다는 의미의 ‘경이원지’ 전략이 대북정책에서 필요하다며, 북한을 존중하되 기대를 걸지는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달 30일 워싱턴에 도착한 황장엽 전 비서는 미 행정부와 의회 관계자, 한반도 전문가들과 만나 북한 내부 상황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뒤 4일께 일본으로 출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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