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가 최근 핵무기 감축을 위한 새로운 협정을 최종 타결했습니다. 각자가 보유한 전략 핵탄두를 30% 가까이 감축하기로 한 이번 합의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주창한 오바마 행정부의 중요한 외교적 성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문) 우선 이번 협정이 어떤 것인지 소개해 주시죠?
답) 미국과 러시아 간에는 기존에 전략무기감축협정이 맺어져 있었지만 지난 해 12월로 만료됐습니다. 이에 따라 양국은 이를 대체할 새로운 협정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는데요, 이번에 마침내 결실을 맺은 것입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26일 백악관에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협정 체결 사실을 알렸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말을 들어보시죠.
"Today, we've taken another step forward…"
협정 체결을 통해 20세기 냉전의 역사를 뒤로 하고 보다 안전한 미래를 향한 진전을 이뤘다는 것입니다.
문) 이번 협정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답) 지난 해 만료된 기존의 전략무기감축협정을 먼저 말씀 드리면요. 지난 1991년 체결됐는데요. 양측은 전략 핵무기 수를 1만개에서 6천개로 줄이고, 또 핵탄두를 운반하는 미사일과 폭격기의 수도 각각 1천6백개로 제한하기로 했었습니다. 이후 양측은 2001년에 협정이 요구하는 수준으로 핵무기를 감축했습니다.
이번에 새로 체결된 협정은 핵 무장을 더욱 줄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는 각각 2천1백기와 2천2백기의 전략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이를 1천5백50기로 30% 가량 감축하고, 또 핵 운반 수단도 1천6백개에서 8백개로 줄인다는 것입니다.
문) 그동안 미국 정부는 러시아와의 새 협정 체결을 위해 꾸준한 외교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습니까?
답) 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초 체코에서 '핵무기 없는 세상'을 제시했습니다. 이후 러시아와의 전략무기감축협정 체결을 주요 외교 과제로 추진해왔는데요. 백악관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협정 체결을 위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14 차례에 걸쳐 직접 대화를 하거나 통화했습니다. 이 것 만으로도 백악관이 기울인 노력을 엿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6일에도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최종적으로 협정 체결에 합의했습니다.
문) 양대 핵 보유국의 핵무기 감축은 아무튼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는데요. 이번 협정 체결에 또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요?
답)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협정은 러시아와의 관계 재설정을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며, 핵무기 없는 세상의 안보와 평화를 위한 도약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최대 핵 보유국인 미국과 러시아가 합의를 이뤄냄으로써 핵확산금지조약 NPT의 확고한 이행을 통해 핵무기 확산을 막겠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배석했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러시아와의 관계 재설정을 위한 노력에서 중대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는데요. 들어보시죠.
"We were committed from the beginning…"
국제적인 테러 방지 노력과 핵 안보, 또 확산 방지에 있어서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 재설정은 필수적이라는 것입니다.
문) 이번 협정은 언제부터 효력을 발휘하게 됩니까?
답) 두 정상은 다음 달 8일 체코에서 만나 새 협정에 서명할 예정인데요. 하지만 협정이 공식적으로 효력을 발휘하려면 양국 의회의 비준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 등 민주당과 공화당 소속 중진의원들을 만나 협정 내용을 설명했습니다.
한편 협정은 일단 발효되면 앞으로 10년 간 효력이 지속되는데요, 이후 양국의 합의에 따라 효력을 5년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미국과 러시아가 합의한 새 전략무기 감축협정과 관련한 자세한 소식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