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지구의 시간’을 맞아 전 세계 수천 개의 도시 내 명소들에서 일제히 불이 꺼지는 국제적인 행사가 펼쳐졌습니다. ‘지구의 시간’은 기후 변화에 대응해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국제 운동인데요,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명소들뿐 만 아니라 상가와 가정에서 저녁 8시 반부터 9시 반까지 한 시간 동안 불필요한 전기불을 끄는 운동에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했습니다. 자세한 소식입니다.
브라질의 리오 데 자네이로. ‘지구의 시간’이 시작되자 사람들이 환호성을 올렸습니다. 당국은 대형 전기 스위치를 이용해 리오 데 자네이로의 최대 명소인 코파카바나 해변과 세계 최대 예수상 등의 전기불을 1시간 동안 껐습니다.
지구의 시간은 민간 환경단체 ‘세계야생생물기금’, WWF가 주관하는 행사로 올해 4번째를 맞았습니다. WWF는 이 행사에 참가하는 참가국 수가 지난해 88개 나라에서 올해는 1백26개 나라로 크게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행사의 목표는 전과 마찬가지로 기후변화의 위협에 대한 일반 대중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것입니다.
브라질의 카를로스 밍크 환경장관은 참가자 수가 많아질수록 이 행사에 관심을 보이는 정치인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합니다.
소비자들의 행동이 기업들을 변화시킬 수 있고, 이미 이런 행동들이 전세계 수천 개 기업들로 하여금 ‘지구의 시간’에 참여하도록 만들었다는 겁니다. 밍크 장관은 이제 정부도 습관을 바꿔 이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에서는 뉴욕 시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불이 꺼지는 것을 시작으로 전국50개 주와 워싱턴 DC에서 ‘지구의 시간’ 행사가 열렸습니다. 미국 서부 시간으로 8시 반이 되자 라스 베가스에서도 유명 호텔과 카지노를 따라 늘어선 건물들의 전기불이 꺼졌습니다.
유럽의 주요 도시들도 전세계적인 전기불 끄기 운동에 동참했습니다. 프랑스의 수도 파리에서는 에펠 탑과 개선문의 불이 꺼졌습니다.
‘세계야생생물기금’의 짐 리프 씨는 중국 베이징에 있는 자금성의 불이 꺼지는 모습을 보기 위해 직접 베이징을 찾았습니다. 리프 씨는 ‘지구의 시간’ 행사를 통해 실제로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지만 이 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국제정치에 대한 영향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행사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를 강력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고 정책결정자들에게도 이 문제와 관련한 정치적 요구가 있음을 알리는 강력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겁니다.
올해로 2년 연속 ‘지구의 시간’ 행사에 참여한 홍콩에서는 빅토리아 항구 양편에 늘어선 고층건물들의 불이 꺼졌습니다. 주부 카렌 추 씨는 이 행사를 통해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가르쳐 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필요 없을 때는 전기를 꺼야 한다는 걸 아이들이 배워야 한다는 겁니다. 추 씨는 이런 교훈을 통해 부모들이 다음 세대에게 건전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