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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인간존엄의 위기' - 유엔조정관


이스라엘 정부의 봉쇄 조치로 팔레스타인인 거주지역인 가자지구의 생활 여건이 극도로 악화됐으며, 인간 존엄의 위기가 초래되고 있다고 유엔 고위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 온건 성향의 팔레스타인인들을 극단주의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의 예루살렘 주재 필리페 라짜리니 조정관은 지난 24일 가자지구 상황을 설명하면서, 2007년 이래 계속된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봉쇄로 현지의 인도주의적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자지구는 2년 전 이스라엘 군의 가자지구 침공으로 인한 파괴로부터 거의 회복되지 않은 상태이며, 여기에 봉쇄 조치가 겹치면서 현지의 팔레스타인인들은 극심한 빈곤과 궁핍 상태에서 연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군은 팔레스타인의 과격단체인 하마스가 장악한 가자지구 내 테러분자들이 자국 영토를 향해 로켓 공격을 가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가자지구를 침공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에 의해 테러단체로 지목된 하마스는 이스라엘 파괴를 다짐하고 있습니다.

라짜리니 조정관은 가자지구 주민들이 폐허 속에서 삶의 질이 형편 없는 가운데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가자지구의 현 상황은 통상적인 인도주의 위기를 넘어 대규모 인간 존엄의 위기이며, 아프리카 소말리아의 상황에 비유된다는 것입니다.

라짜리니 조정관은 또 가자지구는 주민 전체가 갑자기 국제사회의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태에 빠져 있다면서, 모든 게 이스라엘의 봉쇄 조치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해부터 현재까지 외부로부터 팔레스타인 지역에 공급된 물품의 85%는 식량과 위생용품 등입니다. 이런 용품들은 이스라엘의 봉쇄 조치가 실시되기 이전만 해도 17 %에 불과했었습니다.

유엔 보고서는 또 건설자재, 물 공급과 위생 활동에 필요한 장비, 전기장비, 자동차 등의 가자지구 반입이 극도로 제한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엔 보고서는 이밖에 가자지구로부터 상품 수출 금지 조치가 지역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국경통과 제한 조치가 가자지구의 민간사업을 사실상 붕괴시켰으며, 44 %의 실업률을 초래했다는 것입니다.

라짜리니 조정관은 이 같은 모든 상황이 가자지구의 이른바 지하터널 경제를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국경 통제로 인해 국경지대에 지하터널이 확산되고 있고, 가자지구 존속에 필요한 물품들이 지하터널을 통해 밀반입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라짜리니 조정관은 그러면서 가자지구의 이 같은 위기 상황이 온건 성향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정치경제적으로 약화시키면서 과격주의를 촉발시키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가자지구에서는 최근 기존 체제를 겨냥한 여러 건의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런 사건들은 주민들의 인내심이 다해 가고 있거나 보다 극단주의적인 세력이 확대되는 조짐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유엔은 이스라엘과 이집트에 국경 통과에 대한 제한을 해제하도록 촉구하고 있습니다. 유엔은 특히 가자지구에 대한 봉쇄는 팔레스타인 주민 전체에 대한 집단적 징벌에 해당하며, 국제법 위반이라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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