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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형 카지노업체, 북한 연루 관계로 뉴저지 주 사업 포기


미국의 대형 카지노 업체가 동부 뉴저지 주에서 카지노 사업을 포기했습니다. 북한과 긴밀한 사업관계를 맺었던 마카오의 부호 집안과 합작투자를 한 사실을 뉴저지 주 정부가 문제 삼았기 때문인데요, 김연호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뉴저지 주 카지노 규제위원회는 지난 17일 미국의 카지노, 도박산업의 큰 손인 MGM 미라지 사와 뉴저지 주 도박관리국 간의 합의안을 승인했습니다. 이 합의에 따르면 MGM 미라지 사는 뉴저지 주 정부에 카지노 사업 면허를 반납하고 뉴저지 주에서의 카지노 사업을 포기해야 합니다. 뉴저지 주 애틀란틱 시티의 보르가타 호텔 카지노에 대한 투자지분도 30개월 안에 매각해야 합니다.

MGM 미라지 사가 이 같은 합의에 동의한 데는 지난 주 공개된 뉴저지 주 도박관리국의 조사보고서가 결정적이었습니다. 지난 해 5월 작성된 이 보고서는 MGM 미라지 사가 마카오에서 벌이고 있는 카지노 합작사업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파헤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MGM 미라지 사의 마카오 합작사업 상대인 팬시 호가 ‘부적절한 사업가’인 만큼 관계를 끊으라고 권고했습니다. 팬시 호는 마카오의 카지노 사업 대부이자 아시아 범죄조직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스탠리 호의 딸로 아버지로부터 사업자금을 지원받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이런 관계를 고려할 때 스탠리 호와 팬시 호를 뉴저지 법에서 규정한 ‘적절한 사업상대’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뉴저지 주 도박법에 따르면 뉴저지 주에서 카지노 사업 면허를 취득하려는 회사는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됐거나 악명 높은 사람과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도박 사업이기 때문에 오히려 사업의 투명성이 더 요구된다는 취지에서입니다.

보고서는 스탠리 호의 대북 사업도 범죄조직과 연관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스탠리 호가 지난 1999년 평양에 문을 연 카지노의 형식상 소유주가 중국의 범죄조직 삼합회 고위 간부였다는 겁니다. 알버트 영 사우 슁 이라는 이름의 이 인물은 삼합회 마카오 지부의 고위 간부로 알려졌습니다. 스탠리 호는 또 다른 삼합회 간부인 웡 싱 와라는 인물과 공동으로 평양 카지노 사업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스탠리 호는 평양 양각도 호텔에 카지노를 운영하던 중 지난 2005년 미국 재무부가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은행(BDA)을 돈 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하고 조사에 나서자 평양 카지노 사업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탠리 호 소유의 방코델타아시아은행은 당시 북한의 돈 세탁과 위조달러 유통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미국 금융기관과의 거래가 금지됐었습니다.

한편 MGM 미라지 사는 뉴저지 주 카지노 사업을 포기하는 대신 마카오 합작사업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앨런 펠드먼 대변인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뉴저지 주 정부가 팬시 호와의 관계를 끊던가 아니면 뉴저지 사업을 포기하라고 MGM 미라지 사에 요구했다며, 주주와 회사의 이익을 위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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