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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들 ‘북한은 부정부패 공화국’


미국 정부는 최근 북한의 부정부패 문제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북한사회 전반에 만연된 부정부패가 북한 주민들의 인권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기 때문인데요. 북한의 부정부패 실태를 알아봅니다.

북한의 부정부패가 북한 인권 문제의 새로운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최근 발표한 국제 인권보고서에서 북한 관리들의 부정부패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담당한 로버트 킹 인권특사도 12일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부정부패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들은 국무부가 지적 한대로 북한사회 전반에 부정부패가 만연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합니다. 작게는 장마당에서 장사를 하는 것부터 크게는 직장 배치에 이르기까지 뇌물을 바치지 않으면 살아갈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평양교원대학 교수로 재직하다가 지난 2004년 탈북해 서울에 살고 있는 이숙 씨의 말입니다.

"북한의 부정부패가 제일 만연된 최절정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제 버릇이 돼서 많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돈만 찔러주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되어놔서…"

지난 2008년에 탈북한 김은호 씨는 노동당에 입당하는 데도 달러를 뇌물로 바쳐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제대해서 입당을 못했다 하면, 간부를 하자 해도, 당에 들어와야 하는데, 당에 들어 오려면 150-200달러면, 과거에는 일 잘 해야 입당했는데, 이제는 돈이 위주가 돼서 돈만 주면 바로 입당 시켜줍니다."

탈북자 출신인 서강대 안찬일 교수는 돈을 주고받는 뇌물 수수가 당과 주민들 간에 발생하는 것은 물론 상납 고리를 통해 정권 상층부에서도 매관매직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도 공공연하게 상 자리, 장관 자리가 50만원이다, 3천 달러다. 부상, 차관 자리는 얼마다, 이렇게 공공연하게 회자되고 있습니다. 이걸 김정일 위원장도 모를 리가 없고. 그러니 외국에 나가 협잡해서 몇만 달러를 당 중앙에 바치고 상 자리에 앉는 것이 일반화된 현상이죠."

북한 사회에 만연된 부정부패는 주민들이 사용하는 '은어'에도 나타납니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안전부는 안전하게 해먹고, 보위부는 보이지 않게 해먹고, 당 일꾼들은 당당하게 해먹는다'는 말이 나돌고 있습니다. 다시 이숙 씨의 말입니다.

"북한에서는 고인다, 뇌물을 준다고 하지 않고, '얼마 고이면 된다니'하고 고인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은 북한사회의 부정부패는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노동당이 학교 입학과 직장 배치, 입당, 주택 배정권 등 거의 모든 권한을 쥐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로서는 생존을 위해서 당 간부에 뇌물을 바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탈북자 김은호 씨입니다.

"직장 배치라는 것은 북한의 직장은 지금 거의 가동률이 없고, 노임을 좀 주고 배급을 주는 단위에 들어가려면 단위 책임자나 단위 비서에게 돈을 많이 줘야 들어갈 수 있죠."

탈북자들은 북한처럼 부정부패가 만연한 사회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힘없는 서민과 노동자, 농민이라고 말합니다. 돈이 있는 사람들은 뇌물을 바치고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지만 돈도 없고 힘도 없는 사람들은 피해를 볼 뿐만 아니라 억울함을 호소할 곳도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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