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 WHO는 지난 2006년부터 한국의 자금 지원으로 북한에서 광범위한 보건의료 환경 개선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 사업은 매우 큰 성과를 얻고 있다고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에릭 라로슈 WHO 사무차장이 말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23일부터 나흘 간 북한을 방문했던 에릭 라로슈(Eric Laroche) WHO 사무차장이 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북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라로슈 사무차장은 지난 2006년부터 한국 정부가 지원한 자금으로 진행 중인 보건의료 개선사업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라로슈 사무차장은 “북한에서 진행 중인 사업의 효율성에 매우 감탄했다”며, 지난 30년 간 관련 분야에서 여러 경험을 한 자신이 보기에 이번 사업은 성과가 큰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라로슈 사무차장은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에 대한 WHO의 대응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어린이 질병 통합관리’(Integrated Management for Childhood Illness) 계획으로 불리는 WHO의 북한 내 사업에는 한국 정부가 지난 2006년부터 총 3천6백만 달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어린이 사망과 관계가 깊은 급성하기도호흡기감염증, 설사로 인한 탈수, 홍역, 말라리아, 영양장애 등 5개 질환의 조절과 치료를 위해 유엔아동기금 UNICEF와 세계보건기구 WHO가 개발한 프로그램입니다. 이 사업은 의료인들의 환자 관리 기술과 의료체계를 개선하고, 가정과 지역에서의 역할을 증진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라로슈 사무차장은 어린이 질병 통합관리 사업이 북한 내 2백20개 군 중 80개 군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 이 사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산모와 신생아, 어린이들에게 고품질의 필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라로슈 사무차장은 “어린이 질병 통합관리는 질병 발생과 사망률을 줄이는데 매우 효과적인 사업”이라며 “특히 산모의 건강 상태를 개선하고 응급 산부인과(obstetric) 처치를 통해 모성 사망률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2005년에 비해 북한 내 모성 사망률이 20% 이상 줄었다는 것입니다.
라로슈 사무차장은 북한 내 의료 기반시설 개선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병원을 확장하고 최신 수술과 의료 장비를 제공한 결과 수술이 8% 늘어나고 수술 후 감염률은 42% 이상 줄었다는 것입니다. 또 수술 중 사망률도 73% 이상 줄고, 수술 후 사망률은 50% 이상 줄었다고 라로슈 사무차장은 말했습니다.
라로슈 사무차장은 2006년부터 북한에서 6천 명의 보건의료 관계자들이 훈련을 받고 산부인과와 신생아, 어린이 질병 관련 필수 의약품과 의료 기기를 제공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북한에서는 9만 명의 가정의가 각각 1백30 가구씩을 담당하고 있다고 라로슈 사무차장은 밝혔습니다.
한편 라로슈 사무차장은 현재 WHO는 북한 내 2백20개 군 중 2백10개 군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