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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이명박 대통령 한반도의 닉슨 돼야’


한국 이명박 대통령 정부의 대북정책과 미-한 관계에 대한 미국 내 전문가들의 평가를 알아봅니다.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한국의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과 미-한 관계를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초반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둘러싼 촛불시위와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는 오바마 행정부와 호흡을 맞춰 일관성 있는 대북정책을 펴고 있다는 것입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 외교 정책은 A학점, 그리고 국내 정책은 C학점을 받을 만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모든 한반도 전문가들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후한 점수를 주는 것은 아닙니다.

뉴욕의 민간단체인 사회과학원의 리언 시걸 동북아 안보프로젝트 소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2007년 정상회담 합의를 무시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습니다.

10.3합의는 남북 간 화해와 협력을 위한 국가 간 약속인데 이 대통령이 이를 무시함으로써 남북관계를 불필요하게 악화시켰다는 것입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립 버클리대학의 원로 한반도 전문가인 로버트 스칼라피노 박사도 이명박 대통령이 남북관계에 원칙을 갖고 접근하는 한편 비핵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떤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진 것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한 이명박 정부와 미국 오바마 행정부 간 정책 공조에 대해서도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한국의 전임 노무현 정부는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조지 부시 행정부와 불협화음을 빚곤 했는데 현재 미-한 관계는 매끄럽게 돌아간다는 얘기입니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대사입니다.

“그레그 전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은 개인적으로도 호흡이 잘 맞는 것은 물론 대북정책 공조도 잘 이뤄지고 있다며, 현재 한국은 미국의 가장 믿음직한 동맹국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대북정책 이외의 다른 국제 문제에서도 원활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밝혔습니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아프가니스탄에 3백50명 규모의 군 병력을 파견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오바마 행정부는 상당히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헤리티지재단의 클링너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전문가들이 미국과 한국 간 원활한 정책 공조에 대해 ‘북한 핵실험’ 덕분이라고 말하고 있는 점입니다.

한국 정부는 2년 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할 당시 비핵화와 상호주의를 바탕으로 한 보수적인 대북정책을 추구했습니다. 반면 오바마 행정부는 전임 부시 행정부의 대북 협상과 포괄적인 해법을 이어가려 했습니다. 따라서 미-한 간에는 대북 접근을 둘러싸고 시각차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해 5월 북한의 핵실험은 미-한 두 나라가 북한의 비핵화에 대북정책의 초점을 맞추도록 만들었습니다. 미국은 북한을 유엔 안보리에 회부에 제재에 나섰고 한국도 이에 동참했습니다. 그 결과 한국과 미국은 한 배에 타게 됐다고 스칼라피노 박사는 말했습니다.

한편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아쉬운 점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도널드 그레그 전 대사는 미국에서 중국과 관계를 개선한 것은 반공, 보수파였던 공화당 소속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었다며, 보수파인 이명박 대통령도 좀더 적극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뉴욕 사회과학원의 리언 시걸 박사도 북한을 변화시키는 것은 제재가 아니라 대화와 개입 정책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남북관계에 좀더 유연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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