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대북 인권단체인 링크(LiNK)가 미국에 정착하는 탈북 난민들의 재정착 교육을 지원하는 한국식 하나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이 북한과 중국 안팎에서 육체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을 겪은 만큼 각별한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에 본부를 둔 대북 인권단체 링크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탈북 난민을 위한 ‘리버티 하우스-자유의 집’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의 국내 활동을 담당하고 있는 앤디 김 씨는 4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에 입국한 탈북 난민들의 정착 실태를 조사한 결과 각별한 지원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말했습니다.
아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낯선 도시에 정착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는 탈북 난민들을 보고, 보다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입니다.
앤디 김 씨는 미국 내 도시들에 난민들의 재정착을 지원하는 기관들이 있지만 탈북자들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매우 일률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 탈북자들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링크는 이런 점을 감안해 한국의 탈북자 사회정착 교육기관인 하나원을 본뜬 교육기관을 로스앤젤레스에 건립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는 미국 내 한인 최대의 도시로 탈북 난민들이 문화적으로나 언어적으로 미국에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데 중요한 교량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링크는 ‘자유의 집’을 통해 초기 탈북 난민들에게 음식과 의복, 주거시설, 의료 지원, 상담, 구직, 교육 등을 6개월에서 1년 간 지원하며 자립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2006년 북한인권법에 근거해 탈북 난민을 처음 받아들인 이후 지난 해 9월까지 모두 93명을 수용했습니다. 탈북 난민들은 미국에 입국한 뒤 난민기관이 지정한 여러 도시에 흩어져 정착하고 있지만 언어 등 문화적 차이 때문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대개는 정착 초기에 지역 한인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앤디 김 씨는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 내 주요 난민기관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난민기관들도 ‘자유의 집’ 건립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존의 난민기관들이 문화적, 재정적 이유 등으로 하기 힘든 일들을 링크가 대신 할 수 있다는 데 서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단체는 ‘자유의 집’ 건립 기금을 위해 미국의 세계적인 음료업체인 펩시콜라가 지원하는 25만 달러의 상금 공모에 지원해 현재 1차 심사를 통과했다고 밝혔습니다. 링크는 본선에 오른 1백89개 비영리 단체들과 경쟁해 기금을 받아내겠다며 관련 웹사이트(www.refresheverything.com/link)를 방문해 지지 서명을 해 달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링크는 올해 여러 행사를 통해 1백만 달러의 모금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중국과 태국 등 제3국에 있는 탈북자 80~1백 명을 구출해 이들의 안정된 정착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는 그러나 지난 해 9월 탈북자 1명을 태국에서 받아들인 이후 넉 달째 한 명도 수용하지 않고 있어 ‘자유의 집’이 건립된 뒤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