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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북한 특사, ‘북한과 모든 현안 협의할 것’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특사 자격으로 오는 9일부터 나흘 간 북한을 방문하는 린 파스코에 유엔 정무 담당 사무차장이 방북에 앞서 6일부터 사흘 간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파스코에 특사는 북한과 모든 현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북 특사인 린 파스코에 유엔 사무차장이 북한을 방문하기 앞서 한국을 찾았습니다.

파스코에 특사는 6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천영우 제 2차관,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잇따라 만나 북 핵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관련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파스코에 특사는 위성락 본부장을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 모든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파스코에 특사는 “평양 방문 기간 북한과 모든 문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혀 인도적 지원 문제 뿐만 아니라 북 핵 문제도 논의될 수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그러나 반기문 총장의 친서를 갖고 가는지, 북한에서 누구를 만날지에 대해선 답변하지 않은 채 말을 아꼈습니다.

김원수 유엔 사무총장 비서실 차장과 유엔 사무국 직원 2명과 함께 방한한 파스코에 특사는 8일 오전 베이징으로 출국해 9일 고려항공 편으로 방북할 예정입니다.

파스코에 특사의 이번 방북은 그동안 중단됐던 유엔과 북한 간 고위급 대화를 복원한다는 차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는 게 한국 외교가의 평가입니다.

한국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반기문 사무총장 취임 이후 처음 이뤄지는 유엔 고위급 인사의 방북”이라며 “6년 만에 고위급 인사의 접촉이 재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파스코에 특사는 박의춘 외무상 등 고위급 인사들을 만나 북 핵 문제에 대한 반기문 총장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인도적 지원 문제 등을 협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파스코에 특사에게 대북 지원과 경제협력 프로그램 확대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6자회담 복귀 조건으로 내건 유엔 안보리 제재 해제를 거듭 주장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대북 제재를 비롯한 북 핵 문제는 6자회담 참가국들이 주도하고 있는 만큼 사무국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유엔 측은 비핵화 진전과 6자회담 복귀 정도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파스코에 특사가 북 핵 문제를 포함해 모든 현안을 다루겠다는 방침을 밝히긴 했지만, 북한이 요구하는 제재 해제를 약속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는 점에서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는 원론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란 설명입니다.

방북에 앞서 특사 일행이 한국과 중국, 일본을 잇따라 방문해 사전협의를 갖는 것도 6자회담 당사국들의 입장을 먼저 듣고 의견을 조율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한국 외교가는 북한이 이번 주 유엔을 비롯해 한국과 중국 등을 상대로 평화 공세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6자회담 재개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이번 주 유엔과 중국의 외교사절을 불러들이고, 한국 정부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논의하는 등 외교 공세를 보이는 것은 그만큼 내부 사정이 다급하다는 뜻”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현재로선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시기를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외교안보연구원 최강 교수는 북한의 평화 공세와 관련해 “관련국 간 공조 체계를 약화시키려는 의도”라며 “6자회담 복귀에 대한 미-북 간 입장 차가 여전한 상황에서 결정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습니다.

북한의 의도는 소위 말해서 북한에 대한 대북 Coalition을 약화시켜보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현 국면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이 미국과 북한 간의 입장차이를 극복해야 하는데 미국의 입장에서도 안보리 제재 결의안이 나와있는 사항을 북한이 이행하지 않는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한다는 것이 쉽지 않고 유엔도 같은 입장일 것으로 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여부와 시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핵 문제에 대한 북한의 입장은 근본적으로 변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유 장관은 8일 2010년 재외공관장 회의 개회사에서 북한이 실리 추구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서해 북방한계선에 항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등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 장관은 제재와 대화 노력을 병행해가면서 5자 간의 긴밀한 협의를 바탕으로 조속한 6자회담 복귀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파스코에 특사는 방북 뒤인 13일 다시 한국에 들러 방북 결과를 설명하고 14일 미국 뉴욕으로 떠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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