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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형은행 전 CEO, 사기혐의 기소


미국의 대형 은행인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전 최고경영자가 최근 사기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뉴욕 검찰은 이 회사 경영진이 지난 2008년 다른 금융회사를 인수하면서 부실 내역을 고의로 숨겼다고 밝혔습니다.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미국을 대표하는 은행 중 한 곳인데요. 전 최고경영자가 증권사기 혐의로 고소됐다니 의외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답) 앤드루 쿠오모 뉴욕 검찰총장은 지난 4일 켄 루이스 전 뱅크 오브 아메리카 최고경영자와, 같은 회사의 조 프라이스 전 최고 재무책임자를 기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사건의 배경은 지난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금융 위기로 큰 타격을 받은 '메릴 린치'라는 증권회사를 인수했는데요, 고소장에 따르면, 뱅크 오브 아메리카 경영진이 인수 과정에서 최대 1백60억 달러에 달하는 메릴 린치의 부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여기서 주주가 뭔지 잠시 설명을 드리면요. 뱅크 오브 아메리카 같은 주식회사들은 회사의 주식을 팔아서 자본을 마련하고, 주식을 산 사람들은 회사의 일정 지분을 소유한 셈이기 때문에, 주주라고 부릅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메릴 린치를 인수하는 것처럼 경영상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는 주주들의 의결기관인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요. 루이스 전 최고경영자는 승인이 용이하도록 부실 내용을 고의로 숨겼다는 겁니다.

) 그러니까, 인수할 회사에 문제가 있는데도 이를 주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거군요?

답) 그렇습니다. 게다가 인수 직전 메릴 린치는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직원들에게 36억 달러의 보너스, 즉 상여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인수 계약에 포함돼 있었는데요. 이런 내용도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습니다. 또 인수 결정이 난 뒤에는 회사를 회생시키기 위한 명목으로 2백억 달러에 달하는 정부 자금을 지원받았는데요. 뉴욕 검찰은 루이스 전 최고경영자가 정부에 자금을 요청하면서, 자금 지원이 없으면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밝힌 것은 사실과 달랐다고 지적했습니다.

) 고소를 당한 경영진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 루이스 전 최고경영자는 이미 퇴직한 상태고요. 조 프라이스 전 최고 재무책임자는 여전히 뱅크 오브 아메리카에 재직 중인데요. 이들의 변호사는 고의로 부실 내역을 숨겼다는 검찰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습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측은 메릴 린치를 인수하기 위한 안건이 주주총회에 제출됐을 당시에는 부실 규모가 공개할 정도로 크지 않았다는 겁니다. 특히 이번 건과 관련해 개인인 최고경영자를 기소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것이 뱅크 오브 아메리카 측의 입장인데요. 루이스 전 최고경영자의 변호사는, 금융 위기의 책임을 물으려는 정치적인 의도 때문에 루이스 전 최고경영자가 부당하게 기소됐다고 주장했습니다.

) 그런데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메릴 린치를 인수하면서 불거진 이런 문제들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서도 앞서 이 문제들을 조사했었는데요. 뱅크 오브 아메리카에 벌금조로 3천3백만 달러를 부과하는 안을 법원에 제출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담당 판사는 징수액이 너무 적고, 또 경영진 개인에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지 검토하라며 사안을 다시 증권거래위원회로 보냈었습니다.

공교롭게도 뉴욕 검찰의 기소 발표가 있었던 4일, 증권거래 위원회도 2차 합의안을 발표했는데요, 여전히 개인에 대한 기소는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과 함께, 다만 합의금 액수를 1억5천만 달러로 올렸습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다시 지켜봐야 합니다.

) 그러니까 이번 사안을 놓고 증권거래위원회와 뉴욕 검찰의 판단에 차이가 있는 것이군요.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답) 일단 검찰에 의해 기소가 이뤄진 만큼, 증권거래소와 뱅크 오브 아메리카 은행 간의 합의와는 별도로 켄 루이스 전 뱅크 오브 아메리카 최고경영자와, 같은 회사의 조 프라이스 전 최고 재무책임자에게 적용된 사기 혐의에 대한 법적 절차가 진행될 전망입니다.

사안의 중대성도 있고, 또 기소를 결정한 앤드루 쿠오모 뉴욕 검찰총장이 앞으로 뉴욕 주지사 출마를 노리고 있는 인물이기도 해서, 앞으로 재판 진전 상황에 대해 미국인들의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OUTRO: 뉴욕 검찰이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전 최고경영자를 증권사기 혐의로 기소했다는 소식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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