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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내 탈북자 평균 재직기간 16개월’


한국에 정착해 취업한 탈북자의 평균 재직기간이 일반 근로자의 4분의 1에 불과한 16개월로 나타났습니다. 적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취업을 하는데다 상이한 체제에서 오는 부적응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에 정착해 취업한 탈북자의 평균 재직기간이 일반 근로자 평균인 4년6개월에 훨씬 못 미치는 1년4개월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통일부의 의뢰를 받아 지난 해 5월까지 입국한 탈북자 중 15살 이상 6백30 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일 밝혔습니다.

남성 탈북자의 평균 재직기간은 20개월로 여성보다 6개월이 길었으며, 연령이 높고 사회 진출기간이 오래될수록 재직기간이 길게 나타났습니다.

직업능력개발원 송창용 박사는 “체제 차이에 따른 부적응과 동료와의 갈등으로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다”며 “특히 20대의 경우 이직률이 중장년층보다 4배나 높아 이들에 대한 직업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송 박사는 “초기정착 교육시설인 하나원에서 교육이 끝난 뒤에도 2년 정도 직업훈련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20대의 경우 직업 여건 불만족에 따라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17.4%로 30, 40대보다 4-5배나 높았습니다. 경제 활동에서 주된 연령대가 20대가 한국에 와서 적응하기가 힘들다는 것이죠. 하나원에선 인문학 교육 등 초기 적응교육에 힘을 쏟고 이후 2년 간 직업능력 개발 훈련을 해야 하지 않을까 봅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취업한 탈북자의 상당수가 사회적 편견과 언어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다”며 “하나원을 수료한 이후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것도 문제”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취업한 탈북자의 평균 근무시간은 주당 48시간, 평균 근로소득은 1백27만원인 것으로 각각 나타났습니다.

소득수준의 경우 ‘1백만원에서 1백50만원 이하’인 경우가 41%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50만원 이상 1백만원 이하’가 12%, ‘3백만원 이상’은 6% 순이었습니다.

남성의 평균 소득은 1백50만원, 여성은 1백만원으로 나타나 남성의 소득이 여성보다 44% 가량 많았습니다.

아울러 응답자의 절반이 조금 넘는 52%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 따른 생계비 수급 대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가운데 취업을 희망하는 탈북자들에게 일자리를 알선해주는 취업박람회가 지난 달 28일 경기도 중소기업청에서 열렸습니다.

통일부와 중소기업청이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서울과 수도권에 있는 1백50여 개의 업체와 탈북자 5백 명이 참석했습니다.

이 행사에는 전문 상담원이 배치돼 개별 적성을 고려해 구직을 도와주고 1:1 심층면접을 통해 현장에서 채용이 이뤄졌습니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이날 1백80 여명의 탈북자가 현장에서 채용돼 이 가운데 30명은 2차 면접을 앞두고 있다”며 “매달 한 차례씩 취업박람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하나원 교육 과정에 있는 탈북자들이 사회에 나가기 전에 취업할 수 있도록 통일부와도 협조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나원 교육 과정에 있는 탈북자들 위주로 사회에 나가기 전 맞춤식으로 미리 중소기업과 연계해주자는 방침을 갖고 있습니다. 2월까지 시범 운영한 뒤 성과와 제도 개선사항을 발굴한 뒤 앞으로는 월 1회 정도는 행사를 열 계획입니다.”

한국 통일부는 ‘올해 업무 추진계획 보고’에서 정부와 지역사회, 민간이 참여하는 협력체계를 갖춰 탈북자를 위한 일자리 2천 개를 창출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자가 해마다 5%씩 늘어나는 상황에서 노동부와 금융위원회, 중소기업청 등과 협력해 탈북자의 창업과 취업을 지원할 방침”이라며 “탈북자들을 고용하는 사회적 기업도 1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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