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 지역공동체, 북한 고아 돕기에 십시일반


미국 중부 오하이오 주의 지역공동체가 북한의 고아원 어린이들을 위한 식량과 생필품 등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 공동체는 2년 여 전에도 북한에 구호물품들을 보냈었는데요, 당시에는 여행가방 몇 개 분량이었지만 이번에는 대형 컨테이너 한 개를 가득 채웠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 오하이오 주 마리에타 시의 벨리 하베스트(Valley Harvest) 교회 신도들과 인근 지역 주민들은 어린이 용품을 모아 북한 사리원의 한 고아원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약 2만5천 달러 상당의 이 물품들은 40ft 컨테이너에 실려 오는 2월 1일 북한으로 출발한다고, 벨리 하베스트 교회의 행정을 맡고 있는 주디 볼 씨가 말했습니다.

볼 씨는 이번에 전달되는 물품 중 특히 유아식과 혼합분유가 가장 요긴하게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18갤런 (약 68리터) 들이 통 15개에 채워간다고 말했습니다. 볼 씨는 3백50 명을 수용하고 있는 이 고아원의 보육자들이 양을 늘리기 위해 혼합분유를 물에 많이 희석해서 어린이들에게 나눠주는 것을 알고 마음이 많이 아팠다고 말했습니다.

볼 씨는 또 밀가루 1t, 설탕 0.5t, 콩 0.5t, 식용유 60 갤런(약 227 리터)의 식량이 전달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식량은 특히 마리에타 시 인근에 거주하는 한 은퇴한 기술자가 전액 기부한 자금으로 구매했다고 볼 씨는 설명했습니다.

볼 씨는 이밖에 1백 여명의 주민들이 도움의 손길을 보냈다며, 지역 내 한 업체는 2천 제곱피트 상당의 리놀륨 바닥재를 기부했고, 전자제품 상점은 세탁기를 싼 가격에 제공했다고 말했습니다. 구호물품에는 치약, 비누, 종이 수건, 빗자루, 세제, 침대 매트리스 등도 포함돼 있습니다.

볼 씨는 구호물품을 모으기 위해 주로 벨리 하베스트 교회를 통해 홍보를 했으며, 지역 내 슈퍼마켓과 소매상 등 업체들에 지원을 호소하는 편지를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볼 씨는 북한 사리원의 고아원을 돕자는 취지에 대해 지역 주민들이 크게 호응하면서 열성적으로 모금 활동에 참여했다고 전했습니다. 주민들은 특히 북한 당국에 대한 개인적 견해는 배제한 채 의지할 곳 없는 어린이들을 도울 좋은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했다고 볼 씨는 전했습니다.

마리에타 시 인근 주민들이 북한 어린이들을 돕게 된 데는 볼 씨의 공이 컸습니다. 지난 2000년 콜로라도 주에서 열린 재난구조 훈련 연수회에 남편과 함께 참가해 만난 한인 부부를 통해 북한주민들의 열악한 실상에 대해 알게 된 것입니다. 이들 한인 부부는 사리원의 고아원을 후원하고 있었습니다.

볼 씨는 지역 주민들이 2년 반 전부터 어린이 옷을 비닐봉지에 싸 여행가방에 넣어 밀알선교단(Wheat Mission Association in America)에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수 백 켤레의 신발과 양말을 보내고, 식량도 전하는 등 지원 규모는 점차 커져 마침내 올해 처음으로 컨테이너에 구호물품을 실어 보내게 됐다는 것입니다.

볼 씨는 앞으로 3년 뒤에도 이번과 같은 대규모 모금행사를 열 계획이라며, 그 전에는 옷을 계속해서 모아 보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밀알선교단의 관계자는 27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원조가 예전보다 줄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에 마리에타 시 지역 주민들이 컨테이너를 통해 대규모 구호 물자를 북한에 보내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구호물자를 실은 선박이 한 달 뒤 남포항에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