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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바마 대통령, 대법원의 기업 선거광고 허용판결 비난


미국에서 기업들이 선거기간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비난하는 광고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기업의 특정 후보 지지와 비난 광고를 금지하는 현행 법률이 언론자유에 위배된다는 연방 대법원의 판결 때문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대법원의 결정이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최근 한국에서는 사법부 내 이른바 진보 성향의 판결이 논란을 빚고 있는데 미국은 반대되는 상황이 벌어졌네요.

답) 그렇습니다. 연방 대법원의 보수 성향 판결로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미국에는 기업이 특정 후보를 편들기 위한 선거광고에 돈을 쓰지 못하도록 한 법 조항이 있습니다. 1947년 제정됐는데요. 이 조항이 언론의 자유에 어긋난다, 대법원이 지난 21일 이런 판결을 내린 겁니다.

) 기업들이 선거 쟁점에 대한 찬반의견을 제시하는 건 그 동안에도 허용이 돼 왔죠?

답) 예. 하지만 거기까집니다. 특정 후보를 거론하면서 지지 또는 반대하는 광고는 규제해 왔으니까요. 하지만 이 법 조항이 대법관 5대 4의 판결로 위헌 결정이 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 겁니다.

) 이번 판결에 대해서 오바마 대통령이 아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죠?

답)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판결에 대해 사실상 전쟁을 선언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단호한 어조를 들어보시죠.

"This ruling opens the floodgates…"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판결로 인해 특정 이익을 대표하는 돈이 홍수처럼 유입될 것이다, 이렇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 돈이 당선자들을 로비스트들의 입맛에 맞게 움직이도록 할 것이라는 겁니다.

) 기업들이 입맛에 맞는 후보를 당선시키고 맘에 안드는 후보를 낙선시킬 수 있는 힘을 얻게 됐다, 그런 주장이네요.

답) 후보자는 물론이구요, 현역 의원의 소신도 그만큼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대법원의 이번 판결이 결국 대형 석유회사, 월가의 은행들, 그리고 건강보험회사에 승리를 안겨준 셈이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뉴욕 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김동석 소장의 얘길 들어보시죠.

"승자라고 하면 이익단체들, 기업들, 그리고 힘 있는 미디어들이요. 이런 사람들은 정치인들로부터 광고를 따나 기업들의 광고를 따나 자본이 미디어로 들어오는 건 마찬가지니까."

) 결국 금권선거가 심해질 것이라는 얘긴데, 올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오바마 대통령에게 큰 부담이 되겠어요.

답) 그렇습니다. 우선 중간선거의 판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전통적으로 친기업 성향인 공화당이 기업들의 선거광고 지원에 힘입어 약진할 수 있으니까요. 멀리는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기업들이 정치권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런 우려가 있습니다. 김동석 소장의 얘길 다시 들어보시죠.

"이번에 각 주마다 후보마다 나눠서 기업들이 전략적으로 미디어를 통해 이익을 위해 선전하게 되면 이번 선거는 절대적으로 공화당이 유리한 국면이 될 것이라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겁니다."

) 오바마 대통령이 대법원 판결을 강력히 비난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거죠.

답)뿐만 아니구요. 이번 판결로 인해 금융개혁과 에너지 법안, 건강보험 개혁과 같은 주요 법안이 좌초될 위기를 맞게 됐다는 것이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더욱 큰 시련이라는 분석입니다.

) 여러 가지 우려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만, 반대하는 목소리만 있는 건 물론 아니겠죠?

답) 그렇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임용근 오리곤 주 전 하원의원의 주장을 들어 봤습니다. 현재 오리건 주 주지사 출마를 선언한 상태인데요, 임용근 전 의원의 말입니다.

"이 법이 그렇게 안 됐다고 하면 노동조합에서 상당한 실권을 가지고 선거에 임할 때 공화당은 상당히 불리하기 때문에, 정치는 한 쪽으로 기울어지면 안됩니다. 그래서 이번 결정은 아주 미국의 균형있는 선거제도라고 생각됩니다."

) 기업의 의견이 반영되는 게 균형 차원에서 나쁘지 않다, 그런 해석이군요. 자, 다시 오바마 대통령으로 돌아가서요. 상당히 위기 의식을 느끼는 게 분명한 데 대책이 있나요?

답) 예. 오바마 대통령도 굳은 결의를 보이고 있는데요. 이번 판결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의회와 초당적 협력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어떤 대안들이 있을까요?) 오바마 대통령이 검토 중인 대응책 가운데는 기업들이 선거광고에 돈을 쓸 때 주주들에게 사전 설명을 의무화 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예.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뜨거운 공방이 한동안 이어질 것 같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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