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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일관성 있는 환율정책 채택해야'


북한이 경제발전을 이루려면 일관성 있는 환율정책을 채택해야 한다고 미국의 경제전문가가 밝혔습니다. 어제 (21일)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한미경제연구소’ 주최로 열린 토론회 내용을 이연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워싱턴 소재 하워드대학교 경영대학원의 정진길 교수는
21일 ‘체제전환국의 환율 조정이 남북한에 주는 시사점’이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체제전환국들이 경제발전을 이루려면 안정적인 환율제도가 필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정 교수는 중국과 베트남을 예로 들면서, 수출 중심의 경제를 택한 두 나라는 환율이 안정되면서 수출이 늘어났고, 외국의
수입업자들 역시 환율의 급격한 변동으로 인한 위험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공식환율과 암시장의 환율이 크게 차이가 나는 실정이라고 정 교수는 지적하면서, 북한이 경제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일관성 있는 환율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정 교수는 외화를 충분히 보유하지 못한 북한으로서는 변동환율 제도를 채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그 대신 북한 원화 가치를 주요 교역상대국인 중국의 위안화나 한국의 원화 가치에 고정시키는 방안이 가장 분명한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도 위안화의 가치를 제1의 수출대상국이자 주요 외국인 직접투자 제공국가인 미국 달러화 가치에 고정시킴으로써
통화 가치의 안정과 함께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정 교수는 그러면서 북한은 중국 위안화와 한국 원화 가운데 한국 원화를 고정환율 대상으로 택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값싼 노동력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북한으로서는 노동비용 면에서 북한과 비슷한 상황인 중국과 경쟁하는 것보다, 북한보다 인건비가 훨씬 비싼 한국과 경쟁하는 것이 훨씬 더 낫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북한으로서는 저렴한 노동비용 이외에도 지리적인 근접성이나 문화적 유사성 등 때문에 한국과 교역하는 것이 더 이점이 많을 것이라고, 정 교수는 말했습니다.

정 교수는 특히 북한이 아예 한국 통화를 북한의 공식 통화로 채택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유럽연합이 유로화를 단일 통화로 채택한 것과 중남미의 에콰도르와 엘살바도르가 미국 달러화를 공식 통화로 채택한 사례에서처럼 북한이 한국 원화를 공식 통화로 채택하는 것은 실보다 득이 훨씬 많을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정 교수는 가장 즉각적인 효과로 북한이 자동적으로 한국의 확고한 통화제도에 편입되는 것을 들면서, 이에 따라 매우 취약한 북한의 통화제도가 갖는 구조적 문제가 손쉽게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그 같은 조치를 통해 북한이 한국에 물품을 수출하기가 쉬워져 북한의 경제발전이 촉진된다는 것입니다.

정 교수는 또 북한이 한국 원화를 공식 화폐로 채택할 경우 체제 전환기에 나타나는 물가인상 압력, 즉 인플레이션 억제에도 효과가 있으며, 이는 달러화를 공식 통화로 채택한 에콰도르와 엘살바도르의 사례에서 확실하게 입증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밖에 북한이 자체적으로 화폐를 발행해야 하는 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정 교수는 말하면서, 반면 북한이 잃는 것은 통화제도에 대한 자율권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 대부분은 주체를 강조하는 북한이 경제 문제에 대한 통제권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 교수의 주장은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지금은 북한이 선택을 해야만 하는 때라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정 교수는 현재 북한주민들 사이에는 경제난에 따른 불만이 팽배해 있다며, 경제 문제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기 위해 주민들의 불만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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