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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우크라이나 대선, 2월 결선투표로 향방 가늠


최근 실시된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자가 가려지지 못했습니다. 이에 따라 2차 결선투표를 앞두고 후보들 간에 연대를 위한 협상이 본격화 되고 있습니다. 2004년 ‘오렌지 혁명’의 주역으로 화려하게 등장했던 빅토르 유셴코 현 대통령은 참패했습니다. 조은정 기자와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조은정기자. 지난 17일 실시된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 결과를 먼저 정리해 주시죠?

답) 예. 지난 17일 해외 1백10개 투표소를 포함해 총 3만4천 여개 투표소에서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 투표가 일제히 실시됐습니다. 후보는 모두 18명이 출마했는데요. 우크라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18일 발표한 잠정개표 결과 야당인 지역당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후보가 35.4%의 득표율로 1위를 했고, 율리아 티모셴코 현 총리가 24.9%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문) 1위가 35.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면, 과반 득표에 실패했군요?

답) 그렇습니다. 따라서 야누코비치 후보는 다음 달 7일 실시되는 2차 결선투표에서 2위인 티모셴코 총리와 승부를 겨루게 됐습니다.

문) 1,2위 후보 간 득표율이 10% 정도 밖에 나지 않았는데, 1차 투표에서 실패한 후보들과 연대해 그들의 지지기반을 흡수하려는 경쟁이 치열할 것 같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특히 3위 후보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바로 기업인 출신 세르게이 티기프코 씨로, 이번 선거에서 13%의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티기프코 씨는 2차 결선투표와 관련해 오직 유권자들의 판단에 맡길 것이라면서 중립을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2위인 티모셴코 총리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총리를 맡기겠다며 티기프코 씨에게 이미 연대를 제안했습니다.

문) 티모셴코 총리는 우크라이나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노리고 있죠?

답) 예. 티모셴코 총리는 1990년대 몇 개의 에너지 회사를 경영하면서 막대한 부를 축척했고, 두 차례 총리를 지낸 바 있습니다. 땋아 올린 금발이 상징인 티모셴코 총리는 뛰어난 미모로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티모셴코 총리는 민족주의와 친서방 성향으로 우크라이나어를 사용하는 중서부 지방을 지지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개혁파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문) 1위를 차지한 빅토르 야누코비치 지역당 당수와는 정치 성향 등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지요?

답) 그렇습니다. 야누코비치 후보 역시 티모셴코 총리와 같이 총리직을 두 번 역임했습니다. 그러나 정치 성향은 전혀 달라서, 야누코비치 후보의 경우 친러시아 성향이고,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동남부 지역이 지지 기반입니다. 야누코비치 후보는 이번이 두 번째 대권 도전입니다. 지난 2004년 대선에서 승리했지만 부정선거 시비로 촉발된 ‘오렌지 혁명’으로 이듬해 치러진 재선거에서 패한 경험이 있습니다.

문) 2004년 당시 야누코비치 후보가 부정선거를 통해 승리했다면서 수 만 명의 시민들이 오렌지 색깔 깃발을 들고 시위를 해 ‘오렌지 혁명’이라고 불리죠. 재선거에서는 야누코비치 후보가 패배하고 빅토르 유셴코 현 대통령이 승리했는데요. 그런데 유셴코 대통령도 재선을 노리며 이번 선거에 참여했죠?

답) 예. 하지만 유셴코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참패를 면치 못했습니다. 5.5%의 득표율로 18명 후보 중 5위에 그쳤는데요. ‘오렌지 혁명’으로 화려하게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정치 혼란과 경제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국민들의 신임을 잃었습니다. 정쟁에 휩싸인 우크라이나에서는 2005년 이후 3년 연속 총선이 실시됐고요, 2008년에는 국제 금융위기의 충격으로 국제통화기금 IMF로부터 긴급 구제금융을 받았습니다. 또 유셴코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체성 회복과 친 서방 노선을 지나치게 추구하면서 러시아와 끊임 없이 마찰을 일으킨 점도 국민들의 우려를 샀습니다.

문) ‘오렌지 혁명’은 우크라이나 민주화의 상징이었는데. 국민들의 실망이 크겠습니다.

답) 예. 2004년 당시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키예프 ‘독립광장’에서 시위를 벌였던 페트로 씨의 말을 들어보시죠.

페트로 씨는 “전세계가 오렌지 혁명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이제 모든 것은 제자리로 돌아갔다”며 유셴코 대통령과 같은 ‘믿을만한 친구’들이 모든 것을 움켜쥐고 부패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업을 하는 보단 마케비치 씨의 말을 들어보시죠.

마케비치 씨는 “‘오렌지 혁명’으로 등장한 정권에 반대하는 정치인들은 국민들이 현 정부에 실망한다는 점에 기뻐한다거나 자신들이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케비치 씨는 국가가 존엄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우크라이나인들이 계속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정치와 경제 안정을 바라는 우크라이나 유권자들의 희망이 다음 달 결선투표를 통해 이뤄질지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조은정 기자와 함께 우크라이나 대선 결과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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