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6년 연속 세계에서 경제적 자유가 가장 억압된 나라로 꼽혔습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신문과 헤리티지 재단은 어제(2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올해도 조사대상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는데요,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북한은 미국의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과 민간 연구단체 ‘헤리티지재단’이 함께 조사해 발표한 ‘2010 경제자유지수’ 보고서에서 1백79위로 조사대상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로써 북한은 조사가 시작된 1995년 이래 16년째 계속해서 최하위를 면치 못했습니다.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헤리티지재단의 앤소니 킴 연구원은 이같은 결과가 북한 주민들의 고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라는 나라가 자본주의라든지 시장경제라든지 경제적 자유를 정면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부정하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도 국민들이 고통 받는 것이죠”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경제자유 정도는 평균 1백점 만점에 1점에 불과했습니다. 총 10개 분야 가운데 기업활동과 무역, 재정, 정부지출, 통화, 투자, 금융,노동 등 8개 분야에서 자유의 부재를 의미하는 0점을 받았습니다. 재산권과 부패로부터의 자유에서 각각 1백 점 만점에 5점씩 받았지만, 이 또한 별다른 의미가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국내총생산 GDP 가운데 지나치게 많은 부분을 군사비로 지출함으로써 열악한 경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으며, 외국과의 정상적인 무역은 중국과 한국 등에 국한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법원도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재산권도 국가가 엄격히 통제하고 있으며, 부패 또한 만연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헤리티지재단의 앤소니 킴 연구원은 북한 당국이 경제적 자유를 철저히 억압하고 있지만,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경제적 자유에 대한 욕구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그것(경제적 자유에 대한 욕구)이 정권에 의해서 억눌림을 당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마치 문이 열리면 그 것들이 다시 나올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보구요..”
앤소니 킴 연구원은 지난 해 말 북한 당국이 전격적으로 단행한 화폐개혁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 등은 북한 주민들이 경제적 자유에 대한 욕구를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앤소니 킴 연구원은 북한 정부가 지금까지는 제한적인 개혁 등을 통해 그 같은 욕구를 억누를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한 사람들의 경제자유에 대한 열망이라든지, 아니면 사유재산권에 대한 어떤 북한 내부에서의 움직임으로 인해서 과거에 우리가 봐왔던 것과는 다른 형태로 가지 않겠는가…”
앤소니 킴 연구원은 북한 당국이 지금처럼 계속 경제적 자유를 억누를 경우 체제 유지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올해 조사에서 홍콩은 16년 연속 경제자유도가 가장 높은 나라로 꼽혔고, 싱가포르, 호주, 뉴질랜드, 아일랜드가 뒤를 이었습니다. 미국은 8위, 일본은 19위, 한국은 31위에 올랐고 공산국가인 중국과 베트남은 각각 1백40위와 1백44위에 그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