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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칠레, 20년 만에 첫 정권교체 


남미 국가 칠레에서 20년 만에 처음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졌습니다. 최근 실시된 대통령 결선투표에서 야당 후보로 나선 억만장자 기업인 출신의 세바스티안 피녜라 후보가 집권 연합 후보를 큰 차이로 물리치면서, 1990년 이후 계속된 중도 좌파 연합의 20년 집권이 끝나고 우파가 집권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게 됐는데요,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 먼저, 칠레의 새로운 대통령으로 선출된 피녜라 당선자가 어떤 인물인지 소개해 주시죠?

답) 네,올해 60살인 피녜라 당선자는 1949년 12월 1일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출생했고, 칠레 가톨릭대학교와 미국의 하버드대학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습니다. 칠레에 처음으로 신용카드를 도입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구요, 현재 항공사와 대형 쇼핑몰, 텔레비전 방송국과 프로축구단 등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2009년 현재 피녜라 당선자는 총 재산이 12억 달러로 세계 부자 순위 7백1위에 올라있습니다.

피녜라 당선자는 지난 1990년에 상원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정계에 진출했고, 지난 2005년에는 대선에 출마해 미첼 바첼레트 현 대통령에게 패한 바 있는데요, 이번에 두 번째 도전 에서 성공해 앞으로 4년 동안 칠레를 이끌게 됐습니다.

) 피녜라 칠레 대통령 당선자는 억만장자 기업인 출신으로 대표적인 중도우파 정치인으로 꼽히는데요, 칠레에서 우파가 정권을 잡은 것이 20년 만에 처음이라구요?

답) 그렇습니다. 칠레에서 1973년부터 1990년까지 장기 집권했던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정권이 무너지고 민주주의가 회복된 1990년 이후, 칠레에서는 기독교 민주당과 사회당, 민주당, 급진사회민주당 등 4개 정당으로 이루어진 중도좌파연합, 이른바 '콘세르타시온'이 4차례 연속 집권했는데요, 이번 대선에서 우파인 피녜라 당선자가 승리함으로써 20년 만에 처음으로 좌파에서 우파로 정권 교체가 이뤄지게 된 것입니다.

) 20년 만에 정권 교체를 택한 칠레 국민들이 원한 것은 무엇인가요?

답) 칠레 유권자들이 변화를 원했다는 해석이 압도적입니다. 칠레 유권자들은 20년 동안이나 계속된 중도좌파연합의 집권에 크게 염증을 느끼기 시작했으며, 이런 상황에서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호소한 피녜라 당선자의 전략이 먹혀 들었다는 분석입니다. 반면, 중도좌파연합은 민심의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한 채, 이미 대통령을 역임한 바 있는 에두아르도 프레이 후보라는 과거의 인물을 내세움으로써 패배를 자초했다는 것입니다.

경제 문제도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중요한 변수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는데요, 지난 해 칠레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10년 만에 처음으로 경기침체를 겪었는데요, 피녜라 당선자는 기업인 출신답게 연평균 6%대의 경제성장을 달성하고 1인당 국민소득을 2배로 늘리며, 1백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어 유권자의 지지를 얻었습니다.

) 집권 연합의 프레이 후보는 우파가 집권하면 피노체트 시대의 독재의 악몽이 재현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요, 이 같은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답) 그렇습니다. 특히 피녜라 당선자의 형 가운데 한 사람이 피노체트 시대에 장관을 지낸 전력이 있고, 피녜라 당선자의 보좌관 중에도 일부 피노체트 독재정권을 위해 일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상당히 민감한 쟁점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칠레 유권자들은 과거의 문제 보다는 변화의 새로운 미래를 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피녜라 당선자의 승리는 칠레가 피노체트 시대의 어두운 그림자를 벗어나고 있다는 분명한 반증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 보통 좌파에서 우파로, 또는 우파에서 좌파로 정권이 교체되면 대대적인 정책 변화가 따르기 마련인데요, 칠레의 경우에는 조금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피녜라 당선자는 선거 승리 연설을 통해, 현 정권의 업적을 존중한다며 현 정권이 이룬 발전의 토대 위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아울러, 피녜라 당선자는 미셸 바첼레드 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도 자문을 받기를 원한다고 말하는 등 대통령 취임 이후에 급격한 정책변화를 추구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또한, 피녜라 당선자가 속한 정당이 의회에서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현실적인 제약도 있는데요,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서는 야권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인 것입니다.

) 이런 가운데, 피녜라후보의당선으로 칠레가 중남미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가 경색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어떤 이야기인가요?

답) 피녜라 당선자가 국내적으로는 좌파와의 화합을 강조하지만 외교에 있어선 우파의 색채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따라서, 좌파가 정권을 잡고 있는 다른 중남미 나라들과의 관계가 관계가 소원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바첼레트 현 칠레 대통령이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 비판을 자제한 것과 달리 피녜라 당선자는 베네수엘라, 쿠바 등과 불편한 외교를 펼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 지금까지 이연철 기자와 함께, 20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루어진 칠레 소식 자세히 알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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