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중순부터 중단됐던 중국인들의 북한 관광이 오는 18일부터 재개될 예정입니다. 현재 베이징 일각에서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이달 중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는 설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이달 중 방문은 사실상 어려워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문) 지난 연말에 중단됐던 중국인들의 북한 관광이 다음 주부터 재개된다고요, 그 내용부터 전해 주시죠.
답) 북한 접경지역인 중국 단동시에 있는 북한관광 전문 여행사 단동중청국제여행사 관계자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중국인들의 북한 관광이 오는 18일부터 정식 재개된다고 북한 쪽이 통지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북한이 지난 해 12월 10일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의 북한 관광을 잠시 중단한 지 38일 만입니다.
앞서 중국 베이징에 있는 북한 전문 여행사인 고려여행사의 사이먼 카커럴 대표는 북한 당국이 지난 해 11월20일부터 국경지방을 봉쇄해 북한 관광이 중단됐다가 이달 15일부터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다시 허용한다고 연락을 해와서 관광객을 모집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문) 북한이 외국인 관광객을 다음 주부터 다시 받아들이기로 한 것을 보면, 지난해 말 외국인 관광객 방문을 중단했던 것은 화폐개혁 조치와 관련이 없는 것 같군요.
답) 네. 북한이 오는 18일부터 외국인 관광객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은 최근 시행한 화폐개혁 조치와 관련이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중국 관광업계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중국 단동중청국제여행사 관계자는 “북한 쪽이 지난 해 12월10일부터 외국인의 관광을 잠시 중단한 뒤 신년 연휴가 지나고 1월 중순이나 하순쯤 재개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맞아 떨어졌다”면서, “북한 관광총국은 새해를 전후해 업무와 실적을 결산하는 한편, 겨울철에는 북한관광을 하는 중국인들이 크게 줄어들어 외국 관광객을 맞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늘어나는 점 등을 감안해 외국 관광객의 접수를 잠시 중단해 왔는데, 지난 달 중순부터 이뤄진 외국인의 관광 접수 일시 중단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문) 중국에서 출발해 북한 신의주 현지를 둘러보는 관광도 오는 18일부터 재개되나요?
답) 중국 단동에서 출발하는 하루 일정의 북한 신의주 관광은 오는 3월 말 재개된다고 단동중청국제여행사는 밝혔습니다. 이는 평양 관광에 견주어 3개월 정도 늦게 재개되는 건데요, 중국 여행사들은 그 이유에 대해 북한 쪽으로부터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 해 상반기 단둥 등 5개 접경지역을 중국 변경여행 시범지역을 선정하고, 중국인들이 어느 곳에 거주하든 여권이나 비자가 없더라도 신분증만 있으면 이들 지역에서 하루 만에 출국 수속을 밟아 신의주 등 북한지역을 관광할 수 있게 했습니다.
한편, 지난 해 중순부터 중국인들의 북한 내부 관광 코스는 모두 잠정 중단된 뒤에도 중국의 단동시 등 북-중 접경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1일 코스의 북-중 변경 관광은 계속 이뤄져 왔습니다.
문) 올해 중국인들의 북한관광에서 코스와 요금 면에서 지난 해와 비교해 달라지는 것들이 있나요?
답) 올해 중국 내 여행사들이 내놓은 4일짜리 북한 관광상품의 코스와 요금, 수속 절차는 지난 해와 같다고 중국 단동중청국제여행사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북한관광 요금의 경우, 먼저 중국 단동에서 육로를 이용해 북한을 나흘 동안 둘러보는 관광요금은 최저 2400위안이고, 선양과 평양을 오가는 북한 고려항공편을 이용한 4일 일정의 북한관광 요금은 3300위안 입니다.
한편, 중국 쪽에서는 2월 중순에 들어 있는 전통명절인 ‘춘절’(설) 연휴가 지나고 날씨가 다소 누그러진 뒤 북한 관광에 나서는 중국인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지난 해 중국인을 포함해 북한을 관광한 외국인 수는 1천 여명에 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문) 중국에서 출발하는 나흘 일정의 북한 관광은 일정이 어떻게 되나요?
답) 중국 단동에서 육로를 이용해 북한에 들어가는 관광코스를 보면, 버스를 타고 압록강대교를 건너 북한 신의주에 들어가 신의주 현지 혁명사적관 등을 둘러 본 뒤 당일 평양에 도착해 양각도국제호텔에 여장을 풉니다. 둘째 날에는 평양에 있는 만수대와 개선문, 북-중 우의탑 등을 관람한 뒤, 묘향산으로 향해 국제우의전람관, 김일성주석선물관과 김정일 위원장 선물관, 보현사를 둘러 봅니다. 셋째 날에는 개성과 함께 판문점, 남북군사분계선 등을 보고 다시 평양으로 돌아와 만경대, 평양지하철, 주체사상탑 등을 관람합니다. 마지막 날에는 김일성광장을 본 뒤 열차를 이용해 오후에 중국 단동에 도착하게 됩니다. 8-9월에는 ‘아리랑’ 공연 관람도 가능합니다.
문) 북한이 화폐개혁 후속 조치로 외국인에 대해서도 북한에서 외화 사용을 못하게 한다고 밝혔는데요, 중국인 관광객들도 북한에 갈 때 미리 북한 돈으로 바꿔가야 하나요?
답) 그렇지 않습니다. 북한의 화폐개혁 조치 이후 당초 중국인들과 여행업계는 북한에서 이전처럼 자유롭게 중국 위안화를 사용할 수 있게 허용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북한이 화폐개혁을 단행한 이후 지난해 말부터 외국인에 대해서도 외화 사용을 금지하는 등 외화 사용을 철저히 단속하기로 했지만, 중국인 관광객들은 이와 상관없이 앞으로 북한에 갈 때 이전처럼 중국 런민비와 유로화, 미국 달러를 가지고 가서 북한 현지 은행에서 북한 돈으로 환전을 해서 쓰면 됩니다. 또한 중국 내 은행에서는 북한 화폐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서 런민비나 외화를 북한돈으로 바꿔 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인들은 이전처럼 북한 현지에 가서 환전을 해야 합니다.
다만 북한 당국이 외국인에 대해서도 북한 내 은행에서 환전할 때 개인정보와 소지한 외화 금액 등의 제출을 요구하는 등 환전 절차가 복잡해진 것으로 전해져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불편이 따를 것이라고 중국의 여행업계는 설명했습니다.
문) 끝으로 한 가지 소식 더 들어보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1월 중국 방문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다른 한편에서는 김 위원장의 이달 내 방문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소식도 전해지는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답) 김정일 위원장은 중국을 방문할 경우 중국 공산당의 초청으로 가게 되는데요,
중국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관련한 실무준비와 중국 내 수행 등을 공식적으로 책임지는 기관은 중국 공산당과 북한 노동당간 외교를 책임진 공산당 대외연락부입니다.
이와 관련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실무적으로 책임지는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공산당 대표단을 이끌고 내일 15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아프리카 6개국 순방에 나선다고 공산당 대외연락부가 발표했습니다.
왕자루이 부장은 지난 2006년 1월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단동으로 영접 나가 열차 내에서 벌어진 김정일 위원장 환영행사에 참석한 데 이어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일정을 모두 수행했습니다. 왕자루이 부장은 지난 해 1월에도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평양에 가서 김정일 위원장과 건강 이상설 이후 첫 외빈으로서 접견하는 등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정황을 감안했을 때, 김정일 위원장이 1월 안에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분석이 이곳 외교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