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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상원 대표, 흑인 비하성 발언 논란


미국 사회가 때아닌 인종차별 발언 논란으로 시끄럽습니다. 미국 의회 상원의 민주당 대표가 2008년 대선 당시 바락 오바마 후보를 묘사하며 흑인 비하 발언을 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인데요. 민주당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 미국의 흑백 인종 문제, 가라앉을만하면 난데없이 불거지곤 하는데요. 해리 리드 민주당 대표가 이번 논란의 중심에 있는 거죠?

답) 그렇습니다. 상대는 다름아닌 오바마 대통령이구요. 해리 리드 대표가 지난 2008년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 열린 한 비공식 모임에서 한 발언이 뒤늦게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는데요. 오바마 당시 대통령 후보를 가리키면서 흑인을 비하하는 듯한 단어를 사용했다는 겁니다. 이런 사실은 현직 언론인 2명이 함께 쓴 '게임 체인지'라는 책을 통해 알려지게 됐습니다.

문) 리드 대표가 당시에 썼다는 그 단어요, 미국에서 금기시되는 표현인데 요즘 참 많이 듣게 돼요, 이번 문제 때문에 말이죠.

답) 예. 써서는 안 되는 그 단어가 요즘 미국 언론을 도배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바로 '니그로'라는 표현인데요. 리드 대표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해요. "오바마는 피부색이 덜 검고 니그로 방언을 사용하지 않는다", 언뜻 들으면 칭찬하는 건지 비하하는 건지 구분이 잘 안 가죠? (그렇네요) 사실, 미국은 흑인 대통령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는 맥락에서 그렇게 말했다고 해요.

) 뭔가 이 사람 정도면 대통령 후보로 별 문제 없겠다, 분명히 말하고자 하는 의도는 그런 것 같은데 표현이 영 잘못됐다는 거죠?

답) 맞습니다. 니그로라는 단어요. 이 말은 원래 노예를 떠올리는 흑인 비하 표현입니다. 워낙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 1960년대 민권운동 이후에는 점차 사용빈도가 줄어들었구요. 지금은 미국사회에서 금기시되는 단어가 돼 버렸습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흑인을 가리키는 말로 보통 '블랙'이나 '아프리칸-아메리칸'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 예. 그런 표현들이 더 익숙하죠. 자, 해서는 안될 말을 한 해리 리드 민주당 대표, 바늘방석에 앉은 느낌이겠네요.

답) 물론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보건의료 개혁의 상원 통과를 진두지휘하는 과정에서 공화당의 반감을 사왔는데 아주 악재를 만났습니다. 공화당 뿐만 아니라 사회 각계에서도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구요. 사과하는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리드 대표의 공개사과 들어보시죠.

"I apologize to the president…"

) 연신 미안하다고 하네요.

답) 예. 변명할 여지가 없으니까요. 대통령에게 사과한다, 매우 부적절한 용어를 사용했다, 리드 대표, 이렇게 거듭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자신의 발언이 보도된 직후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고도 하구요.

) 오바마 대통령, 어쨌든 니그로라는 말에 기분이 썩 좋을 것 같지는 않은데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답) 상대가 자신이 속한 당 대표라 오바마로서도 운신의 폭이 그리 크진 않을 것 같습니다. 리드 대표의 사과를 받아들였구요. 이를 문제삼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들어보시죠.

"This is a good man who has always…"

) 오히려 리드 대표를 추켜세우는군요.

답) 그렇죠? 리드 대표는 좋은 사람이고 언제나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 있었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리드 대표의 언어구사에 대해서도 자신을 칭찬하는 취지로 한 말이었다고 두둔했습니다.

) 말 실수한 쪽은 사과하고, 당사자는 흔쾌히 그 사과를 받아주고, 이렇게 끝날 수도 있는데 상황이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는 게 문제죠?

답) 그렇습니다. 둘 사이야 개인적으로 풀었다고 하지만 당장 11월 중간선거부터 걸립니다. 공화당이 성난 흑인 민심을 파고들면서 리드 대표의 실언을 호재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화당의 마이클 스틸 전국위원장이 대표적입니다. 이 사람도 역시 흑인인데요. 사과로 될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공화당 대표가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면 민주당에서 어떻게 나왔겠는가, 즉각 사퇴를 촉구하지 않았겠는가, 그런 논리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진행자) 예. 흑인사회의 반감이 가라앉을 기미가 없고 공화당 또한 이번 사태를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히네요. 말 하기 전에 항상 심사숙고 하라, 정치인들에게는 특히나 절실한 덕목인 것 같습니다. 미 정계의 때아닌 인종차별 발언 논란에 대해 알아 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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