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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취업난으로 대학원 지원자 급증


문)미국의 경제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대학원 지원자가 급속히 늘고 있습니다. 일자리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취업 재수생들이 그 대안으로 대학원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 중에서도 법과대학원 진학률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들어서 미국 경제의 어려움, 특히 꽁꽁 얼어붙은 고용시장에 대한 소식을 많이 전해드리게 되네요. 경제 불황이 대학원 진학률을 높인다… 흥미로운 통계군요.

답) 글쎄요. 당사자들한테는 별로 흥미롭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일자리 얻기에 번번이 실패한 구직자들이 일종의 피난처로 대학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하니까요. 지난 10일자 뉴욕타임스 신문이 이 같은 현상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는데요. 대학원, 그 중에서도 로스쿨이라고 하죠, 법과대학원으로 진학하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 법과대학원도 입학하기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일자리 구하기가 법대 가는 것보다도 어려워진 건가, 그런 생각이 드네요.

답) 뭐가 더 어렵다, 단적으로 말하긴 힘들겠지만요, 법과대학원 지원이 급속히 증가한 점만큼은 한 눈에 알 수 있습니다. 미국 법과대학원에 입학하려면 LSAT라는 시험을 치러야 하는데요. 지난 해 이 시험에 응시한 지원자가 6만7백46명이라고 합니다. 역대 최고치라고 하네요. (얼마나 늘어난 건가요?) 2008년에 비해 20%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 일반 대학원도 마찬가지라면서요?

답) 예. 확실히 지원자가 많아졌습니다. 미국의 일반 대학원 입학시험은 GRE라고 부르는데요, 이 시험 응시자도 지난 해에 67만 명에 달했다고 하네요. 전년도에 비해 13%나 늘어났구요, 역시 사상 최고치입니다.

) 몇 년 전만 해도 대학원 가는 사람들이 감소 추세인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었나요?

답) 2008년만 해도 그랬습니다. 경제 위기가 이미 시작된 시기이긴 했지만 대학원 응시자가 2% 줄었었거든요. 이후 2년도 안돼 상황이 반전된 겁니다. 법과대학원 관계자의 얘길 직접 들어볼까요? 컬럼비아대학교 법과대학원 노정호 교수의 설명입니다.

"경제가 안 좋을수록 학생들이, 기회 비용의 문제이기 때문에, 직장생활을 하는 것보다도 불확실한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서 대학원, 로스쿨, MBA에 많이 진학하는 것이 사실이고 컬럼비아 로스쿨 같은 경우에도 과거에 경제가 안 좋을수록 지원율이 증가하는 추세를 분명히 보입니다."

) 컬럼비아대학의 경우는 그렇구요. 다른 법과대학원 상황도 비슷하겠죠?

답) 대동소이합니다. 세인트 루이스에 위치한 워싱턴대학교 법과 대학원은 지난 해 지원자가1년 전에 비해 19% 늘었다고 하구요. 샌프란시스코 법과대학원은 35%나 많아졌습니다. 아이오와 법과대학원의 경우는 그보다 더 높은 39% 증가율을 기록했네요. 또 명문대로 꼽히는 코넬대학 법과대학원은 지원자가 무려 44%나 늘었다고 합니다.

) 그런데 말이죠. 왜 굳이 법과대학원일까요? 더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해서라면 경영대학원으로 더 몰리지 않을까, 언뜻 그런 생각도 드는데요.

답) 그럴 것 같죠? 그런데 이유가 있습니다. 미국 내 아시아 커뮤니티 최대의 취업박람회를 8년째 개최해온 '아시안 다이버시티'라는 회사가 있는데요. 이 회사 안진오 대표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법대는 대학을 졸업하고 경험 없이 바로 시험만 보고 입학을 할 수 있는데 경영대학원 같은 경우에는 (직장) 경험이 꼭 필요하거든요. 많은 분들이 경험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법대 쪽으로 굉장히 많이 쏠리는 것 같아요."

) 문턱이 더 높아 보이는 법과대학원이 요즘 같은 때는 경영대학원보다 입학이 수월할 수도 있다, 그런 해석이군요. (그렇습니다) 방금 그런 설명을 해 준 안진오 대표라는 분이요, 취업박람회를 개최해 왔다고 했죠? (예) 직장이냐, 학교냐, 이런 취업 재수생들의 갈등을 현장에서 많이 접했겠군요.

답) 그런 고민들을 최근 들어 부쩍 많이 듣는다고 하는군요. 관련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경제가 많이 안 좋아 지면서 또 실업률이 많이 올라가면서 직장을 찾으면서 학교도 병행으로 추진하는 분들이 참 많아졌어요. 지난 1년 동안 그런 분들이 상당히 늘어난 것 같아요"

) 예. 대학원을 가도 그게 일종의 피난처라면 당사자들도 마음이 별로 편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당장 사회로 내몰리지 않아도 되는 대학 저학년 생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일 것 같구요.

답) 맞습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는 미국의 젊은이들이 많이 늘어난 것이 사실인데요. 청년실업률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조금 다른 의견도 있었습니다. 위기가 곧 기회다, 그런 의식을 갖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는 건데요. 특히 학부모 입장에서는 대학생 자녀들이 바짝 긴장해 몸값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 의외로 이런 얘기도 들었습니다. 뉴욕한인학부모 협회장을 수 차례 역임한 최윤희 씨가 대표적인데요. 들어보시죠.

"여태까지는 대학교만 나와도 취직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노력하고 전문가가 되고 뛰어나지 않으면 직업을 찾을 수 없게 되니까 그만큼 그 사람의 역량과 퀄리티가 높아지는 거니까 전 좋다고 생각합니다."

) 얘길 듣고 보니 상당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하는 분도 있긴 하군요. 하지만 현재의 취업난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이 훨씬 많겠죠.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OOO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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