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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새해 초 김정은 후계체제 박차 움직임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에 대한 후계체제 구축 작업을 새해 들어 본격화하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 내 일부 탈북자 단체는 북한 노동당이 김정은의 생일인 오는 8일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 준비를 하급기관에 지시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들이 새해 첫 날 새벽의 천문현상을 소개하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을 암시하는 새별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은 지난 2일 ‘백두산천지 종합탐험대 관측’을 인용해 “새날의 여명이 밝아오기 전까지 백두산의 하늘가에는 온 밤 환한 보름달이 떠 시정이 기상학적으로 제일 밝은 10등급을 기록했고, 해 뜰 무렵에는 ‘새별’로 불리는 금성이 천지 상공에 유난히 밝은 빛을 뿌렸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언론들은 일종의 관행처럼 새해 첫 날 아침의 자연현상을 신비한 분위기로 전달하곤 했지만 2000년 이후 새별을 언급한 것은 올해가 처음입니다.

김정은은 생모 고영희가 살아있던 2004년까지 ‘새별장군’으로 불렸고 아직도 일부에선 이 호칭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 전문가인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는 김정은에 대한 신비화 작업은 후계 작업이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고, 이를 대외적으로 공식화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에서 김정은은 후계자로 주민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구요, 지금 북한이 김정은을 새별로 묘사하고 그러는 것은 지금 김정은에 대한 신비화 작업이 본격화되는 징후로서 이것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대학졸업 이상 학력의 탈북자단체 ‘NK 지식인연대’는 5일 자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노동당이 김정은의 생일인 1월8일을 기념하기 위한 준비를 지시하는 공문을 하급기관에 내려보냈다고 전했습니다.

이 단체는 ‘현지 통신원’의 말을 인용해 “지난 2일 초급 당비서 이상 당 일꾼협의회가 모든 단위에서 진행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김정은 동지의 탄생일을 뜻깊게 기념할 데 대하여’라는 당 중앙위원회 비서국 지시문이 하달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 김흥광 대표는 “북한이 이번 생일을 휴일로 지정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기념행사는 노동당 차원의 제한적인 수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가적 선포는 아니고 이번에 당적으로 선포를 해가지고 공식화 한 것이지요. 당적으로…, 행사 당일 날 8일 날에 기관 기업소 별로 행사 내용도 제한돼 있거든요, 충성의 노래, 충성의 결의 다지기 등 그렇게 정치 사상 교양적으로 위주로 해서 뜻깊게 기념하라 그렇게 돼 있습니다.”

이 단체는 또 “지시문은 1월8일을 ‘영원한 우리 미래’ 김정은의 탄생일로 공식화하고 김정은에 대해 ‘백두의 혈통을 완전무결하게 이어받은 또 한 분의 지도자’라고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기은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는 “김정은에 대한 후계자 확정이 노동당 차원에서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북한 내 이런 행동을 후계체제 구축을 본격화하기 위한 사전 움직임으로 해석했습니다.

“올 초 김정은 생일을 맞이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고 하면 이런 김정은 후계를 어느 정도 본격화하기 위한 그런 어떤 사전포석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우 지난 1974년 2월 후계자로 내정되고 다음 해인 1975년부터 생일인 2월16일을 ‘휴무일’로 지정했으며 8년 후인 1982년 40회 생일부터 공휴일이 된 바 있습니다.

북한이 연초부터 김정은을 후계자로 세우려는 본격적인 행동을 보이면서 올 한 해 김정은 후계구도를 공고히 하려는 선전작업이 강도 높게 진행될 것이라는 예측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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