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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초대형 쓰나미 5주년..  남은 상흔들


지난 2004년 동남아시아에서23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쓰나미, 지진 해일이 발생한 지 5년이 됐습니다. 그 동안 피해지역에서는 복구작업이 활발하게 벌어졌지만, 쓰나미가 남긴 상흔은 아직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지난 26일이었죠. 인도양에서 초대형 쓰나미, 지진 해일이 발생한 지 벌써5년이 됐어요.

답) 그렇습니다. 지난 2004년 12월26일 인도양 해저에서 리히터 규모 9.3의 강진이 발생했는데요, 이 지진으로 인해 생긴 해일, 쓰나미가 인도양 연안에 있는 12개국을 강타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30미터 높이의 파도가 해안을 덮쳤구요, 동아프리카 일부 해안까지도 지진의 여파가 미쳤습니다. 당시 쓰나미에서 발생한 에너지는 지난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1천5백 개가 폭발한 것과 맞먹는 수준이었습니다.

문) 당시 피해 상황은 어땠습니까?

답) 모두 23만 명이 쓰나미 때문에 목숨을 잃었고, 1백50만 명의 이재민이 생겼습니다. 피해액은 1백억 달러가 넘었고 복구비용으로 투입된 자금도 1백억 달러를 웃돌았습니다.

문) 정말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군요. 당시 처참했던 피해 현장들이 텔레비전과 사진으로 전해지면서 전세계인들이 충격과 안타까움에 빠졌던 기억이 납니다.

답) 네, 2004년 쓰나미는 지구촌에서 발생한 자연재해 가운데 몇 안 되는 참혹한 재앙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문) 특히 진앙지와 가까웠던 인도네시아가 가장 큰 피해를 입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전체 사망자 가운데 절반이 넘는 17만 명이 인도네시아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특히 진앙지에서 가까운 아체 주 반다아체 지역의 피해가 컸는데요, 사망자만 10만 명에 달했습니다. 당시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희생자들이 너무 많아서 큰 구덩이에 사체들을 한꺼번에 묻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주요 기간시설이 파괴돼서 이재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수돗물과 전기가 끊기고 도로가 유실되면서 식량과 식수 부족 사태가 빚어지고 각종 전염병도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신속한 지원으로 이런 피해는 크게 확대되지 않고 최소한으로 막을 수 있었습니다.

문) 그동안 시간이 꽤 흘렀는데, 피해 복구는 어느 정도 이뤄졌습니까?

답) 1백30억 달러에 이르는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 복구 작업이 이뤄졌는데요,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만 17만 채의 집이 파손됐는데요 지금까지 14만 채가 다시 지어졌다고 합니다. 특히 피해가 심한 아체 주에는 7백 개가 넘는 지원단체들이 집중적으로 구호와 복구 작업을 벌였습니다. 스리랑카와 인도, 태국에서도 파손된 집들의 상당수가 재건축됐습니다. 학교도 새로 세워졌고 유실된 도로도 복구됐습니다. 피해가 가장 컸던 인도네시아 반다아체 지역은 쓰나미가 발생했던 사실을 의심할 정도로 복구 작업이 잘 이뤄졌습니다. 다만 당시 항구에 정박해 있다가 쓰나미에 휩쓸려서 1.5킬로미터나 육지 쪽으로 떠내려 온 5천t 급의 대형 선박이 남아 있을 뿐인데요, 지금은 관광지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문) 겉으로 볼 때는 쓰나미의 상처가 많이 아문 것 같군요.

답) 그렇습니다. 하지만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아픔은 여전합니다. 인도네시아에서만 쓰나미 피해로 5천 명이 넘는 고아가 생겼는데요, 이 어린이들이 아직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부모를 잃은 슬픔과 시체들과 뒤섞여서 잠을 청하던 악몽 같은 일들이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다는 거죠.

문) 쓰나미로 생활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들도 많죠?

답) 네, 특히 해안지역에서 농업이나 어업에 종사하던 서민들이 생계를 이어갈 길이 막막해졌습니다. 농사짓던 땅이 없어지고, 고기 잡던 배를 잃어버린 사람들은 빈곤층으로 전락하고 말았는데요, 아시아개발은행은 이런 사람들이2백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문) 인도네시아 아체 주에서는 쓰나미 덕분에 내전이 끝나기도 했다구요.

답) 네, 30년 동안 지속돼온 아체 주의 분리독립 운동이 쓰나미를 계기로 끝났습니다. 정부와 반군이 피해복구 사업을 위해서는 더 이상의 무력충돌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쓰나미 발생 8개월 만에 평화협정을 맺었습니다.

문) 이제 남은 일은 또다시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하는 걸텐데요. 진척이 있습니까?

답) 쓰나미 발생 자체를 인간의 힘으로 막기는 어렵겠지만, 피해를 최소화할 방법은 여러 가지로 강구되고 있습니다. 높은 파도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 해안가에 열대 나무숲을 조성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구요, 쓰나미가 실제로 발생하기 전에 그 조짐을 미리 탐지해서 주민들을 대피시킬 수 있는 조기경보체제가 구축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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