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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박사 ‘북한 2002년부터 소규모 우라늄 농축’


북한이 1990년대부터 우라늄 농축 핵무기 개발에 나섰으며, 2002년에는 이미 소규모 우라늄 농축에 성공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파키스탄의 핵 기술자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작성한 비공개 문건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북한에 핵 기술을 넘겨준 것으로 알려진 파키스탄의 핵 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비공개 문건을 통해 북한이 1990년대 우라늄 농축을 위한 가스 생산시설을 건립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28일 `파키스탄 핵 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는 칸 박사의 문건을 입수해 이같이 보도하면서, 우라늄 농축을 위한 가스 생산시설 건설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위한 제 2의 길을 찾은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칸 박사는 북한이 자체 기술로 우라늄 헥사플로라이드 UF6 생산 시설을 건립했으며, 북한의 UF6 생산 능력은 초기 연간 2t에서 10t 규모로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칸 박사는 이 시설의 위치는 밝히지 않은 채, 북한이 파키스탄에 실험용으로 UF6 1kg을 보내왔으며 파키스탄도 자국에서 생산한 UF6 견본을 북한에 보내 생산 표준으로 사용하도록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라늄 헥사플로라이드 UF6는 천연 우라늄 농축에 필수적인 물질로, 원심분리기에 넣어 돌리면 발전소나 무기에 쓰이는 고농축 우라늄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한편, 칸 박사는 북한이 이미 2002년에 소규모로 우라늄을 농축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당시 원심분리기 3천대를 이용해 이 같은 우라늄 농축을 실시했을 것이며, 파키스탄이 핵심 장비와 설계, 기술적 조언을 제공했다는 것입니다.

칸 박사는 10 명의 북한 핵 전문가들이 파키스탄 카후타 핵 시설을 방문해 머물며 과학자들과 기술자들과 자유롭게 토론했으며, 이후 P1형 원심분리기 20대와 P2형 원심분리기 4대를 구입했다고 말했습니다.

칸 박사는 자신이 북한에 핵심 설비와 기술을 제공할 때 파키스탄 핵무기를 총괄하는 카리드 키드와이 장군 등 파키스탄 정계와 군부 핵심인사들이 이를 추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칸 박사의 증언 중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북한이 1990년대부터 우라늄 농축 개발에 나섰으며 2002년에 소규모 생산에 성공했다는 대목입니다.

이와 관련해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의 한성렬 차석대사는 북한이 지난 봄 이전에 우라늄 프로그램을 갖지 않았고 이 문제를 칸 박사와 논의한 적도 없다면서, 북한은 지난 4월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극심한 단계에 접어든 이후에야 ‘핵 억지’ 수단으로 우라늄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정보 관리와 외교관들은 칸 박사의 주장에 대해 `북한이 오랫동안 무기용 플루토늄과 함께 우라늄 농축에 나섰다는 의혹을 뒷받침 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전했습니다.

칸 박사는 양국 간 무기 기술 거래와 관련해 파키스탄이 북한에 원심분리기 기술을 전수하면 북한은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하는 기술과 핵무기 기폭장치에 쓰이는 고속 전자스위치 ‘크라이트론’ 생산 기술을 전하는 암묵적인 합의가 당국 사이에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자신이 1999년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산속 비밀터널을 방문했으며, 이때 북한 과학자들은 뇌관과 점화 장치 등 핵탄두 3개를 만들 수 있는 부품을 보여주면서 1시간 내 조립해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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