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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정상회담 물밑접촉 계속’


남북관계의 경색 국면이 계속되고 있는 와중에도 남북한 당국이 정상회담을 위한 물밑접촉을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져 주목됩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이 같은 사실을 공식 부인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의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한국 언론들이 일제히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설을 보도했다지요, 어떤 내용입니까?

답) 네, 남북한은 최근까지도 정상회담 추진을 위해서 두 차례에 걸쳐 실무접촉을 했으나 서로 간 입장 차이가 커서 합의를 이루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지난 10월 ‘싱가포르 회동’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자, 한국 정부는 관련 업무를 통일부로 넘겨 실무 차원의 협의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달 7일 북한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한국 통일부 간부와 북한 측 통일전선부 간부가 실무접촉을 가진 데 이어, 14일 같은 장소에서 2차 접촉을 가졌다는 것이 남북 간 실무접촉설의 내용입니다.

문) 남북 간 실무접촉과 관련해 양측 사이에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구체적으로 전해주시죠?

답) 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달 7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쳐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한국 측 통일부 간부와 북한 측 통일전선부 간부가 실무접촉을 가졌습니다. 한국 측 대표는 통일부 K국장이며 북한 측 대표는 통일전선부 관계자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한국 측은 국군포로•납북자 송환과 대북 식량지원 등에 대한 입장을 전했지만 북한 측은 “의거 월북자는 있어도 국군 포로와 납북자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해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한국 측은 남북대화에서 북 핵 문제를 본격 논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무렵 북한 측 언론들이 현인택 통일부 장관을 노골적으로 비난하기 시작한 것도 이 문제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입니다.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대청해전’에 따른 남북 긴장이 고조되자 남북 간 접촉은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문) 북한 측이 남북 간 북 핵 문제 논의와 관련해 언급했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답) 네 북한 노동신문은 19일 북 핵 문제는 남북관계와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남북관계 개선의 장애물이 될 수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노동신문은 개인 필명의 논평을 통해 한국 측 당국자들의 북 핵 관련 발언을 언급하면서 한국 집권세력이 미국의 반공화국 핵 소동에 적극 추종해 남북관계 개선을 방해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신문은 과거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고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이 채택됐다면서 남북관계 문제가 해결돼야 핵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앞으로 남북대화에서 북 핵 문제를 본격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입니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내용이 있습니다. 북 핵 문제 해결, 그리고 국군포로 납북자 문제 등 인도적인 문제에 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추진할 수 있고, 장소에 구애 받지 않겠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통일부는 그런 원칙적인 입장에 따라서 정상회담 문제를 보고 있고, 관련된 사항을 저희가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검토를 하고 또 청와대 등 유관부처가 협의해서 그 문제는 대응할 생각입니다.”

통일부 홍양호 차관도 오늘 (12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북 핵 문제 해결과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등 인도적 협력 문제가 반드시 정상회담의 의제에 포함돼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재확인했습니다.

문) 하지만 한국 정부는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설을 공식 부인했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은 오늘 (21일) 브리핑을 통해 정상회담과 관련해 세부적인 접촉에 대해 추가적으로 말할 만한 사항은 없다는 것이 통일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 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그와 관련한 사실… 관련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 라는 게 우리 부의 공식적인 입장이고요.”

홍양호 통일부 차관도 오늘(21일) “(11월 남북 간 접촉)그런 보도가 있었지만 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이야기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 앞서 열렸던 것으로 알려진 ‘싱가포르 회동’ 등 정상회담을 위한 남북 간 실무접촉과 관련한 내용을 정리해주시죠?

답)네, 남북 간 접촉은 지난 8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북한 측은 지난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때 서울을 찾은 특사 조의사절단과 10월 초 평양을 방문한 원자바오 중국 총리 등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의중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후 10월 중•하순 정상회담 가능성 타진차 이뤄진 ‘한국 임태희-북한 김양건’ 회동에서 양측은 북한의 북 핵 6자회담 복귀 공약, 대북 쌀 10만t 지원, 일부 국군포로.납북자의 고향 방문 등을 의제로 연내에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협의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싱가포르 회동’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한국 정부는 관련 업무를 통일부로 넘겨 11월7일과 14일 두 차례에 걸쳐 개성에서 남북 간 후속 협의을 진행했으나 국군포로와 납북자 송환, 대북 식량지원 등을 놓고 평행선을 달렸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은 지난 달 두 차례의 비밀접촉이 성과 없이 끝난 뒤 통일부와 현인택 장관을 직접 비난하고 나섰으며, 지난 10월 말 한국 측이 주겠다고 제안한 옥수수 1만t에 대해선 두 달 가까이 아무런 답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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