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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듣는 이야기 미국사 93] 1840 대통령 선거


윈필드 스캇의 노력으로 캐나다와의 전쟁 위험은 제거됐다. 하지만 북동부 지역 국경지대 국민들은 밴 뷰렌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세상천지, 이렇게 무력한 대통령이 어딨는가! 전쟁이 싫다고 내 나라 국경을 위협하는 놈들을 그냥 돌려보내다니, 내 평생 여러 대통령을 겪어왔지만, 쯧.. 밴 뷰렌 대통령, 무력해도 어떻게 이렇게까지 무력할 수가 있는 건지…”

“경제만 해도 그렇지요. 경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대통령이 한 게 뭐가 있습니까? 앤드류 잭슨 전 대통령의 긴축 금융 정책이나, 이 정책을 반대하는 기업인들과 은행가들이 바로 경제를 곤두박질 치게 만든 장본인들인데, 대통령이 무슨 대책을 세워서 어떻게든 이 위기를 풀어 나가야 할 텐데, 경제문제든, 국경 문제든, 어떻게든 풀어볼 의지가 있기나 한건지... 참으로 무력하기 짝이 없는 대통령입니다. ”

1840년 밴 뷰렌 행정부 임기가 다 되어가면서, 그가 강력한 대통령이 되지 못했다는 인식이 팽배하기 시작했다. 밴 뷰렌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했고, 국민들에게 자신의 정책을 설득시키지 못했다. 야당인 휘그당은 밴 뷰렌의 실패에 흡족해 했다. 다가오는 대선에서 휘그당이 승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선거가 가까워오면서, 휘그당은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희망이 점점 커져갔다. 휘그당은 밴 뷰렌 대통령이 재선하려는 시도를 꺾고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휘그당 지도자들은 앤드류 잭슨 전 대통령과 같은 군사지도자를 후보로 물색했다.

“우리 휘그당이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우리는, 국민들이, 전쟁 영웅이었던 앤드류 잭슨 전 대통령을 얼마나 사랑했었는지,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국민들에게 앤드류 잭슨 같은 존재를 휘그당 후보로 내 세워야 한단 말이죠… 앤드류 잭슨 같은 존재…흠… 윌리엄 헨리 해리슨 장군이 어떻습니까? ”

“윌리엄 헨리 해리슨 장군? 흠.. 해리슨 장군이라면 1811년 인디애나 통치령에서 인디언의 공격을 물리친 인물 아닙니까? 서부 지방 사람들은 티피카노에서 벌어진 전투가 해리슨의 위대한 승리였다고 믿고 있다지요? ”

“바로 그점 입니다. 지난 1836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을 때도, 뭐, 비록 승리하진 못했지만, 많은 표를 얻었었지요. ”

휘그당은 전당 대회를 열어 윌리엄 헨리 해리슨 장군을 대통령 후보로, 죤 테일러를 부통령 후보로 선정했다. 민주당은 예순 일곱살인 해리슨 후보를 old lady, 늙은 여인, 혹은 그래니 해리슨, 해리슨 할아버지라고 불렀다. 어떤 민주당 신문은 이렇게 연로한 인물이 결코 대통령이 되고 싶은 마음은 없었을거라면서, 해리슨이 진짜 행복을 느끼는 것은 1년에 2천 달러가 되는 연금과 한통의 술, 그리고 통나무 집일 것이라고 비꼬았다. 휘그당은 민주당의 비난을 역이용했다.

“술과 통나무집이라? 하하, 맞습니다. 민주당의 말이 백번 맞습니다. 민주당 말대로 휘그당은 술과 통나무 집의 정당입니다. 해리슨 후보를 비꼬는 민주당의 비난이 우리 휘그당에는 오히려 약이 되고 있으니, 이렇게 고마운 일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하하…”

휘그당은 민주당의 이런 비난을 역이용해서, 은행가와 기업가의 당이라는 이미지를 털어내고, 노동자와 소규모 자작농의 당으로 내세우는데 이용했다. 휘그당은 버지니아의 귀족인 해리슨 후보를 평범한 소시민으로 만드는데 주력했다.

“오하이오에 있는 해리슨 후보의 저택을 통나무 집으로 바꾸고, 해리슨 후보가 쓰고 있는 저 비단 모자도 농부들이 짠 모자로 교체하도록 하십시요. 공공장소에서 대중 앞에서 하는 연설도 최소한으로 줄이고, 또… 흠.. 그렇지, 글 쓰는 것도 가급적 줄이시구요.. 아니, 줄일게 아니라, 아예, 앞으로 해리슨 후보의 모든 서한은 정치 보좌관들이 쓰도록 하십시요.”

“휘그당에서 해리슨 장군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우는 동안, 민주당은 밴 뷰렌 대통령의 재선을 추진했다. 1840년 5월 발티모어에서 전당대회에서 밴 뷰렌은 다시 한 번 대통령 후보로 추대됐다. ”

이 때의 선거는 미국 역사상 가장 거칠었던 선거 중의 하나로, 휘그당과 민주당은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두 정당은 자신들이 일반 서민들의 친구라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 강구했고, 상대편 후보에 대해서는 중상모략과 인신공격을 이용한 선거전을 아끼지 않았다. 정책이 아닌 이미지가 선거 전술이었다.

“술과 통나무집 작전이 국민들에게 잘 먹혀 들고 있군요. ”
“그렇습니다. 곳곳에 통나무 집을 세우고 사과주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수 천명씩 모이는 대규모 야외 집회를 열고, 참석자들에게 식사와 음료를 제공하고 있구요. 깃발과 악대, 해리슨 후보의 초상을 들고 시가행진을 벌이고, 선거 운동 노래도 만들어서 부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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