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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양자회담, 한반도 평화협정 논의하나?


8일로 예정된 미-북 양자대화를 앞두고 남북한 정부가 평화협정 체결에 대한 각각의 입장을 밝혀 주목됩니다. 북한은 미-북 간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한 반면, 한국 정부는 평화협정은 미-북 양자 간에 논의할 사안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김근삼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 김근삼 기자. 미국은 그동안 줄곧 북한과의 이번 양자대화 목적이 6자회담 재개와 북한의 비핵화 의무 재확인이라고 강조해 왔는데요. 최근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배경이 뭡니까?

답) 미국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가 우선이고, 그 안에서 비핵화를 포함한 안보 관련 사항들을 포괄적으로 논의하자는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입장은 다른데요. 북한은 이번 양자대화의 결과에 따라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다고 했지만,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우선적인 조치로 현재의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교체할 것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말이라면서, 전쟁 위험을 제거하고 평화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북한이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급기야 한국 정부는, 한국을 제외하고 미-북 간에 이 문제를 논의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직접 밝힌 것입니다.

) 그러니까 북한은 미-북 간에 평화협정을 체결하자는 것이죠?

답) 북한은 이미 1970년대부터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해왔고요. 1953년 휴전협정 체결 당시 한국이 서명에 참가하지 않았으므로, 평화협정 역시 정전협정 당사국인 미국과 체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해 왔습니다. 정전협정 체결에 유엔군사령관과 북한, 중국 총사령관만 서명한 점이 이런 주장의 배경입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한국전쟁의 주된 교전국이자 평화협정의 당사국으로서, 평화협정에서 배제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 2일 북 핵 문제 해결과 직결시킨 미-북 간 평화협정은 옳지 않다면서, 미-북 양자 접촉에서 평화협정은 논의할 사안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 남북한의 입장이 그렇다면, 이번 양자대화의 당사국인 미국은 어떻습니까?

답) 미 국무부 대변인은 앞서 이번 양자대화에서 평화협정 문제를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평화협정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은 북한에 전달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지난 19일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과정에 다시 돌입하면 상당한 혜택을 제공할 것이란 점을 이번에 분명히 전할 것이라면서, 북한이 비핵화를 약속하면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와 평화협정 체결, 경제 개발을 위한 지원을 협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 그러니까, 이번 미-북 대화에서 평화협정에 대한 논의는 없더라도, 북한의 비핵화에 따른 보상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평화협정 체결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이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이군요?

답) 캐서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도 지난 3일 비슷한 입장을 밝혔는데요. 스티븐스 대사는 보즈워스 특사의 방북 목적 중 하나는 북한의 2005년 9.19 공동성명 이행 의지를 확인하는 것이라면서, 평화협정 체결과 관계 정상화는 9.19 공동성명, 또 최근 미국이 제안한 일괄타결 방안에도 포함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미-북 양자대화에서 평화협정에 관한 의견 교환이 있을 수 있음을 내비친 것입니다.

) 그런데 평화협정에 대한 미-한 양국 정부의 입장 발표를 보면, 이번 미-북 양자대화를 앞두고 양국 간에 의견 조율이 원만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문도 생기는데요. 어떻습니까?

답) 한국 정부는 이번 미-북 양자대화에서 평화협정에 대한 논의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고요. 미국도 이번 방문에서 북한과의 논의는 없다는 점은 앞서 밝혔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이번 방북의 목표로 내세운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비핵화 의지 재확인을 위한 설득 과정에서, 평화협정 등 포괄적인 보상책에 대한 입장은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양국 당국자의 발표만을 보면 미묘한 차이도 느껴집니다.

) 그러면, 다음 주 열리는 미-북 양자대화에서 평화협정 문제가 어떻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답) 보즈워스 특사는 6일 오후 서울에 도착한 뒤 방북에 앞서 한국 정부 당국자들과 이 부분에 대해 추가적인 의견 조율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이번 양자대화에서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을 미국에 요구할 것으로 보이고요, 미국은 평화협정에 대한 입장은 설명하되, 실질적인 논의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 후 한국, 중국 등 다른 당사국들의 참여 아래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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