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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용직에 내몰리는 미국인 급증


불법 이민자들이 주로 찾던 일용직 일자리를 찾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일자리 구하기가 매우 어려워졌기 때문인데요. 일용직 일자리 시장으로 내몰리는 미국인들의 사정과 여전히 불안한 미국 고용 실태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 일용직 일자리, 그동안은 불법 이민자, 특히 중남미계 이민자들이 주로 찾지 않았습니까?

답) 예. 미국 도시 곳곳에서는 하루 일감을 얻기 위해 새벽부터 교차로 인근에 삼삼오오 모여있는 중남미계 이민자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 1 Day Laborer>

지금 들으시는 소리, 거리 곳곳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일용직 일자리 시장에서 흘러나오는 대화입니다. 이 곳에서는 즉석에서 흥정이 이뤄져서 근로자들이 고용주의 차를 타고 어디론가 향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데요. 이들은 주로 페인팅이라든지 벽돌쌓기, 조경과 같은 일에 동원됩니다.

) 예전 같으면 미국인들이 마다하던 종류의 일인데 최근에는 상황이 바뀌었다는 거죠?

답) 그렇습니다. 최근에 경기침체로 일자리 찾기가 어려워지자 고국으로 돌아가는 불법 이민자들이 늘고 있는데요. 그 공백을 최근 건설회사 등에서 해고된 미국인들이 메우고 있다는 겁니다. 유에스에이 투데이 신문이 캘리포니아주립대학의 아벨 발렌주엘라 교수가 조사한 통계를 소개했는데요. 지난 2006년 만 해도 일용직 일자리를 찾는 미국인이 전체 일용직 근로자의 7% 정도 였는데 지금은 두 배 정도 늘어났다고 합니다.

) 건설회사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요. 최근 경기침체 가운데 에서도 특히 건축 경기는 붕괴 상태다, 그런 지적들 아닙니까?

답) 맞습니다. 이미 시장에서 도태된 업체들도 부지기수구요. 남아 있는 회사들도 버티기 힘들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뉴욕 한인건설협회 최태복 회장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이렇게 나쁜 때가 없었구요. 그러면서 일용직 시장에 있던 스페니시들이 많이 자기 나라로 돌아간 것 같아요. (건설)자영업자 중에서는 정리한 분들도 많고 회사 운영하는 분들도 나름대로 고통이 많은 것으로 아는데 이게 금년, 내년까지 가지 않나 해서 상당히 염려가 되네요."

) 이렇게 어려운 경제 상황 때문에 여기 저기서 해고된 미국인들이 결국 일용직 일자리 시장에까지 내몰린다는 얘긴데, 그 마저도 쉽지 않다구요?

답) 그렇다고 합니다. 유에스에이 투데이 신문이 어제 버지니아 주 알링턴의 '셜링턴 고용. 교육센터' 관계자와 인터뷰한 내용을 실었는데요. 매일 아침 미국인을 포함해 1백 명 정도의 일용직 근로자들이 센터를 찾는데 고작 10명에서 15명 만이 하루 일감을 얻는다고 합니다. 40명에서 50명이 하루라도 고용되던 몇 년 전과는 상황이 완전히 바뀐거죠. 또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용주 입장에서 센터를 찾던 사람들이 이제는 거꾸로 일용직 일자리를 찾는 신세가 된 경우도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 결국은 일자리 찾기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인데, 현재 미국의 고용 상황이 얼마나 심각합니까?

답) 흔히 경기가 현재 바닥을 쳤다, 그런 말들을 하잖아요. 더디지만 회복세로 접어들었다는 게 중론이긴 한데요. 고용은 바로 그만큼 늘어주지 않는다는 데 고민이 있는 겁니다. (실업률이 10%를 넘었죠?) 10.2% 입니다. 26년 만의 최고치 인데요. 문제는 이게 최고점이 아니라는 겁니다. (더 올라간다는 얘긴가요?) 당분간 그렇습니다. 트리니티 웨스턴 대학 경제학과의 유성민 교수의 설명을 들어 보시죠.

"경기가 지금 지표상으로는 회복되기 시작했지만 지난 몇 년 간의 경기 순환의 예를 볼 때 당분간 2~3분기 정도는 실업률이 조금씩 높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 바로 거기에 고민이 있는 거군요. 또 그래서들 정부를 바라보는 거구요.

답) 하지만 정부로서도 뾰족한 방안은 없습니다. 오히려 좀 더 감내해야 한다, 그런 입장입니다. 로렌스 서머스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의장이 그런 맥락의 얘길 했는데요. 실업 사태를 해결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 주나 한 달, 일 년 안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 또 일자리 창출 방안을 놓고서도 재계와 정부의 입장차가 크지 않습니까?

답) 확연히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신문도 어제 그 차이점을 집중적으로 다뤘는데요. 재계는 아무래도 정부가 건강보험, 에너지 가격, 금융 규제와 관련된 불확실성부터 풀어줘야 일자리 창출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반해 백악관은 청정기술 분야의 일자리 증가와 사회기반시설 프로젝트 투자, 그리고 중소기업들에 대한 제한적인 혜택 제공을 통한 고용 촉진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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