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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즈리 중국 전인대 부위원장 평양 방문


최근 북한과 중국 고위 인사들의 상호 왕래가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의 천즈리 부위원장 일행이 오늘 (11월30일)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중국은 지난 5월 말 북한이 2차 핵실험을 단행한 데 대한 강한 불만의 표시로 6월 초 계획됐던 천즈리 부위원장의 방북을 무기연기 했었는데요,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천즈리 부위원장이 오늘 방북 길에 올랐다지요, 먼저 그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답) 중국의 국회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천즈리 부위원장이 오늘(30일)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천즈리 부위원장이 이끄는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단은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의 요청으로 오늘 베이징을 떠나 북한을 우호 방문한다고 중국 관영 뉴스통신사인 신화통신 등이 전했습니다.
천즈리 부위원장은 당초 지난 6월 초 방북이 계획돼 있었지만, 중국 당국은 북한이 5월 말 2차 핵실험을 단행한 것에 대한 강력한 불만의 표시로 천즈리 부위원장의 방북 계획을 무기연기 시킨 바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북-중 관계 냉각의 상징적 인물로 대내외에 알려졌던 천즈리 부위원장이 오늘 북한을 방문함으로써, 중국은 자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2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가지고 있던 불만과 앙금을 일단 표면적으로 완전히 털어낸 것으로 보입니다.

문) 천즈리 부위원장이 이끄는 전인대 대표단의 방북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답) 중국 정부와 관영 언론매체들은 천즈리 부위원장 일행의 방북 소식만을 짧게 발표한 채 방북 일정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천즈리 부위원장은 ‘북-중 우호의 해’ 행사 일환으로 오늘부터 다음 달 4일까지 북한에 머물 계획이고,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등을 만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문) 관심을 끄는 것은 천즈리 부위원장이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할지 여부가 아닙니까?

답) 천즈리 부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이곳에서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중국 쪽은 천즈리 부위원장의 방북에 앞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을 신청해 놓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천즈리 부위원장의 김정일 위원장 면담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는 불과 닷새 전인 지난 25일 평양에서 김정일 위원장이 국방장관급인 량광례 중국 국방부장을 접견했기 때문인데요,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 2006년 4월 방북했던 당시 차오강촨 국방부장은 만나지 않았었습니다.

문) 천 부위원장의 방북은 지난 주 중국 국방부장이 북한을 방문한 데 이어 이뤄진 것인데요, 지난 달 (10월)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북한 방문 이후 북-중 간 고위급 상호 왕래가 무척 활발해지고 있군요?

답) 그렇습니다. 지난 두 달 동안 이뤄진 북-중 고위인사의 상호 방문은 규모나 위상 면에서 예년 수준을 크게 웃돌면서, 최근 북-중 관계가 과거 그 어느 때 보다 가까워진 것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올해가 북-중 수교 60주년이면서 ‘북-중 우호의 해’이긴 하지만, 지난 5월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북-중 관계가 얼어 붙었는데요, 하지만 중국이 그 동안 불투명했던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을 지난 달 실행에 옮기면서 두 나라 당과 정부, 군 관련 고위 인사 교류는 매우 활발해 지고 있습니다. 중국 쪽에서는 다이빙궈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지난 9월 후진타오 국가주석 특사 자격으로 방북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북-미 중재에 나선 데 이어 10월 초 원자바오 총리의 방북을 계기로 량광례 국방부장과 천즈리 전국인민대표대회 부위원장이 잇달아 방북했습니다.

북한 쪽에서는 지난 달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중국을 비공식 방문한 데 이어, 최태복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방중해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면담했고, 또 김정각 국방위원도 지난 17일 중국에 와서 시진핑 국가부주석을 만났습니다.

문) 중국 정부가 최근 들어 이처럼 북한과의 고위급 인사 교류에 적극적인 이유는 뭔가요?

답)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무엇보다 가깝게는 북-미 대화 및 6자회담과 관련이 있습니다. 중국은 6자회담의 의장국으로 그동안 이 회담을 성사시키고 고비 때 마다 대북 문제 해결사 능력을 보이면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국제사회에 과시해 왔는데요, 중국이 최근 북한과의 고위 인사 교류나 관계 복원에 적극 나선 데는 북-미 양자대화가 진전되면 6자회담 필요성이 없어지고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일종의 위기의식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시 말해 중국은 북-미 양자회담이 임박한 상황에서 북한 핵 문제 해결에 소외되지 않으려고 북한에 대한 외교적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의 움직임에는 북-미 대화 시작에 앞서 자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한반도 핵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있다는 모습을 국제사회에 과시할 필요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 북-중 간 고위급 교류의 정점은 아무래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김 위원장의 방중을 초청함에 따라 과연 김 위원장이 중국을 전격 방문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답)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0월 29일 당시 중국을 방문한 최태복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를 만난 자리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편리한 시기에 중국을 방문해주도록 초청했는데요, 이는 외교적 수사로도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론 당시 북한 관영매체들까지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김정일 위원장 초청 사실을 공개한 것은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성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최근 활발해지고 있는 중국과 북한 고위 인사의 상호 왕래와 북-중 간 관계 복원은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 2006년 1월 이후 약 4년 만에 중국을 방문하게 된다면, 북-중 관계의 강화를 상징하는 동시에 지난해 이후 자신을 두고 나돌았던 건강이상설을 잠재우면서 대내외에 건재를 과시할 수 있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 그렇다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언제쯤 중국을 방문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나요?

답)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 시기를 놓고는 여러 가지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그 가운데서도 오는 12월 8일 미국 대북 특사의 방북과 함께 시작되는 북-미 대화가 본격화하고 북한의 6자회담 복귀가 확정되거나 또는 재개된 이후에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경우 이르면 내년 초가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 방문에 적절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밖에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 방문 길에 오를 때 후계자로 알려지고 있는 3남 김정은도 같이 중국을 방문할지도 관심을 끌고 있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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