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 서서히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아직 경기 회복을 피부로 느낄 수 없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미국 경제 상황을 점검해 봅니다.
문)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수감사절을 맞아 경제 회복을 다짐했다고요?
답)네, 오바마 대통령은 어제 (26일) 추수감사절을 맞아 행한 라디오 연설을 통해 수백만의 미국인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자신과 행정부는 경제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말을 들어보시죠.
We made progress...
그동안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에서 일부 진전을 이뤘지만, 일자리를 마련하고 경제가 완전히 회복할 때까지 자신과 행정부는 쉬지 않고 일 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문)오바마 대통령이 추수감사절 메시지에서 경제 회복을 다짐한 것은 그만큼 경제 사정이 어렵다는 얘기도 될 텐데요, 현재 경제 상황이 어떻습니까?
답) 미국의 현 경제 상황은 '최악은 지났지만 아직 맘 놓을 단계는 아니다'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미국 경제가 1930년대 대공황 같은 상황에서 벗어나 서서히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입니다.
문) 미국 경제는 바로 1년 전 금융과 주택, 소비, 고용 등 모든 분야가 한꺼번에 어려움을 겪는 총체적 위기를 겪었는데요. 분야별로 하나씩 짚어 볼까요.먼저 금융 분야를 살펴보죠?
답)네, 미국 금융계는 지난 해 리먼 브러더스나 베어스턴 사 같은 대형 금융기관들이 부실 운영과 대출로 무너지면서 큰 위기를 겪었습니다. 그러자 오바마 행정부는 금리를 0%로 내리고 이들 금융기관에 7천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한편 규제를 강화했습니다. 그 결과 1년이 지난 지금 이들은 정부로부터 받은 구제금융을 하나씩 갚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문) 금융계가 급한 불은 껐다는 얘기군요. 경제 성장 추이는 어떻습니까?
답)미국 경제는 지난 해 9월 이래 4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3분기에는 2.8% 플러스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미국 경제가 지난 12개월 간 뒷걸음질 치다가 지난 9월부터 성장세로 돌아섰다는 의미입니다.
문) 주택 부문은 경제 위기의 1차 원인이었는데요. 현재 상황이 어떻습니까?
답) 주택 경기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 신규 주택을 제외한 기존 주택 거래 실적은 6백10만 채로, 9월에 비해 10% 증가했고, 지난 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24%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낮은 금리와 오바마 행정부의 주택 구입자금 융자정책이 조금씩 효과를 내면서 주택 부문이 안정을 되찾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 사실 경제가 본격적으로 나아지는 것이 느껴지려면 미국 경제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소비 지출이 늘어나야 할 것 같은데요, 소비 지출 동향은 어떻습니까?
답)소비는 늘었는데 그리 빠르게 늘고 있지는 않습니다. 2분기 소비 지출은 2.9%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당초 예상치인 3.4%에 못 미치는 것입니다. 분야별로는 전자제품과 자동차 판매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정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이 아직 회복 조짐을 못 느끼고 있는 건 아무래도 높은 실업률 때문이라고 봐야 하겠지요?
답)그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부가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아무리 말을 해도 자신이 직장을 잃게 되면 그 말이 귀에 안 들어 오는 법인데요. 실제로 지난 10월 미국의 실업률은 10.2%로, 지난 1983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문) 좀 전에 정부가 금융기관들에 엄청난 규모의 구제 금융을 지원했다고 했는데요. 실업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까?
답)오바마 행정부는 실업 문제를 풀기 위해 2백억 달러를 투입하고 각종 대책회의를 열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은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고용은 민간 기업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실업률이 2011년이나 돼야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문) 미국에서 추수감사절은 전통적으로 기업들이 큰 매출을 올리는 이른바 `대목'인데요. 이번 추수감사절을 전후한 매출 전망은 어떻다고 합니까?
답)전문가들은 올해 추수감사절 경기가 지난 해 보다는 다소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의 '전미소매연합회'가 최근 조사한 결과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이른바 '검은 금요일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일요일까지 쇼핑을 하겠다는 미국인은 1억3천만 명으로 지난해 보다 4.7% 정도 늘었습니다. 이 조사 대로라면 추수감사절 매출이 지난 해보다는 소폭이나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 경제가 서서히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