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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즈워스 방북, 중국에 대북 설득 촉구하기 위한 것’


미국이 다음달 초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사를 평양에 보내는 것은 중국 정부에 북한에 대한 설득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어제 (19일)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북한 토론회를 김연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의 조지 부시 전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아시아담당 국장을 지낸 빅터 차 박사는 미국이 보즈워스 특사를 다음 달 8일 북한에 보내기로 한 것은 북한과 어떤 협상 타결을 기대하기 때문이 아니라고 분석했습니다.

보즈워스 특사가 평양을 방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방북 결과가 신통치 않을 경우 중국 측에 대북 설득을 강화하도록 요구하기 위해서라는 겁니다. 중국의 요구대로 특사를 보냈지만 북한이 여전히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고 있는 만큼 이제는 중국이 나서야 할 때라고 미국이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의 데이비드 생어 외교전문기자는 이란과의 핵 협상에서도 미국이 이와 비슷한 전략을 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핵 문제의 경우 오바마 행정부는 대단한 성과를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생어 기자는 말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의 입장에서 볼 때 현재 북한과 관련한 최대 현안은 북한의 핵 확산이라는 겁니다. 따라서 북한이 핵무기와 관련된 물자나 기술을 해외에 팔아 넘기는 것을 막는 게 미국의 당면 최대 목표이며, 이런 목표는 북한과 큰 틀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달성할 수 있다고 생어 기자는 말했습니다.

생어 기자는 오바마 행정부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데는 지난 5월 북한의 2차 핵실험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이에 따른 북한 지도부 내 권력투쟁설이 제기되자 오바마 행정부는 아직은 북한과 협상할 때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었는데, 북한이 추가 핵실험까지 하자 협상에 대한 회의론이 더욱 힘을 얻게 됐다는 겁니다.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를 지낸 바 있는 빅터 차 박사도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응해 채택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1874호에 따라 미국이 북한의 핵 확산을 차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아 있고, 이 문제는 결국 북한과의 협상으로 풀 수밖에 없을 것으로 차 박사는 전망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한 번 산 말을 두 번 다시 사지 않겠다며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해 추가 보상은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결국 추가 보상 문제가 협상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겁니다.

북한의 붕괴 가능성과 관련해 토론회 참석자들은 중국이 북한을 계속 지원하는 한 가능성이 낮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생어 기자는 북한이 지난 20여 년 동안 핵 물질 생산량을 계속 늘려온 현실을 감안할 때, 앞으로 미국은 북한을 외교적으로 파키스탄처럼 대우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북한에 대해 핵무기 포기를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는 이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을 받아들여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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