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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9.11 용의자 민간법정 재판 논란


미국에서는 9.11 테러의 핵심 용의자들을 미국 내 민간법정에서 재판하기로 한 법무부의 결정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공정하고 투명한 재판이 될 것이라며 환영하는 입장과 테러범들은 전범이기 때문에 군사법정에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요. 양측의 공방,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 9.11 테러 용의자들, 지금은 쿠바의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에 수감돼 있죠? (그렇습니다) 어떤 사람들인가요?

답) 9.11테러의 주모자로 기소된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와 그의 동료 테러범 4명입니다. 모하메드는 스스로 '알카에다 군사위원회 위원장'이라고 칭하는 인물인데요. 9.11테러와 관련한 모든 혐의를 이미 인정했습니다.

) 이들을 어디서 재판해야 하느냐, 아무래도 9.11 테러라는 중대 사안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애초부터 논란이 있지 않았습니까?

답) 맞습니다. 앞서 미 대법원은 관타나모 수감자들을 특별군사법정에서 재판하게 한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법무부는 고심 끝에 지난 13일 결국 테러 용의자들을 뉴욕의 민간법정에서 재판키로 결정했구요.

) 그런데 그래서는 절대 안 된다는 주장이 있는 거죠?

답) 예. 아주 강경합니다. 특히 가장 큰 반대의 목소리는 바로 9.11 테러 당시 뉴욕시장이었던 인물이죠, 루디 줄리아니로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민간법정이 아니라 군사법정에서 재판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데요. 들어보시죠.

"I do not understand…"

줄리아니 전 시장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미국은 과거에도 적군을 늘 군사법정에 세웠었다, 왜 테러범에게 불필요한 법적 혜택을 주는가, 어째서 그들의 요구를 들어 주려고 하는가, 그런 얘깁니다.

) '요구를 들어 준다'고 하셨나요? 모하메드가 요구한 게 있나 보죠?

답) 예. 모하메드는 2003년 3월 파키스탄 경찰에 검거됐는데요. 당시에 변호사를 불러 달라, 그리고 뉴욕으로 보내 달라, 그렇게 요구했답니다. 6년 만에 실제로 그렇게 됐죠? 뉴욕 연방법정은 실제로 무너진 뉴욕시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 자리 부근에 위치해 있으니까요.

) 줄리아니 전 시장과 비슷한 입장, 그러니까 테러범들을 민간법정에 세우는 데 반대하는 사람들이 또 있겠죠?

답) 예. 주로 공화당 인사들이에요. 하원 군사위원회 소속인 피터 호크스트라 의원은 이런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The folks that are going to be…"

비유를 들고 있어요. 뉴욕에서 '재판 서커스'를 진행하지 말라는 얘기에요. 모하메드는 언변이 뛰어난 사람입니다. 그런 만큼 법정에서 부시 행정부의 테러와의 전쟁을 공박하고 이슬람 성전의 정당성을 홍보할 거라는 거죠. 반대하는 이유가 또 있습니다. 비용 문제도 있구요. 여기에 뉴욕시 안전에 대한 염려도 있습니다.

) 그런 우려들을 하고 있군요. 자, 상반된 의견도 들어봐야죠? 그러니까 테러범들을 뉴욕 법정에 세우도록 하자, 주로 어떤 사람들이 그런 주장을 하고 있나요?

답) 우선 현 뉴욕시장이죠, 마이클 블룸버그를 꼽을 수 있습니다. 줄리아니 전 시장과 정반대 입장에 서서 주목 받고 있구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법무부의 결정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습니다. 백악관도 테러 행위가 자행된 지역의 법원에서 테러범들이 재판 받도록 하는 것이 미국 사법체계의 관점에서 타당하다, 그런 입장을 밝혔습니다. 잭 리드 민주당 상원의원도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이런 근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Mohammed wants to be considered…"

) 괜히 테러범을 돋보이게 하지 마라, 그런 얘긴가요?

답) 맞습니다. 모하메드가 군사재판을 받게 되면 성전을 벌이는 군인이라는 인상을 주게 될 수 있다는 거죠. 과격 이슬람 분자들 사이에서 자칫 악용될 수도 있는 만큼 민간법정에 세우는 게 적절하다는 겁니다.

) 9.11 테러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도 의견을 밝힌 게 있나요?

답) 미국사회의 거센 찬반양론을 그대로 반영한다고 할까요? 유가족들의 의견도 팽팽히 엇갈리고 있습니다. 9.11용의자들의 재판은 관타나모의 군사법정에서 끝나야 한다, 정부에 매우 실망했다, 이런 의견이 있는가 하면요. 민간법정에서의 투명한 재판을 환영하는 목소리도 들을 수 있습니다. 뉴욕에서는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알 수 있다, 그런 이유를 들고 있구요. (유가족들이 참관할 수 있는 길도 열릴 수 있을 테니까요) 맞습니다.

진행자: 예. 9.11테러 용의자들을 뉴욕의 민간법정에 세우기로 한 오바마 행정부의 방침이 미국 내에서 논란을 빚고 있다는 소식, 자세히 알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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