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중 북한 물품의 한국 반입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억 달러를 넘는 등 남북 교역이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북 교역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개성공단이 정상화되면서 주문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인데요.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10월 남북 교역 규모가 전년 같은 달보다 증가하고 한국 내 북한 물품의 반입 규모는 처음으로 1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한국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달 남북 간 교역 규모는 1억 7천만 달러로 지난 해 같은 달보다 6% 늘어났습니다.
한국에서 북한으로 나가는 반출은 3천5백 건, 7천1백90만 달러이고 북한에서 들여오는 반입은 3천 6백 건으로, 1억 70만 달러어치를 기록했습니다.
반출액은 지난 달보다 3 % 가량 줄었지만 올 들어 두 번째로 큰 규모였고, 반입액이 1억 달러가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관세청 관계자는 “반입액이 1억 달러를 넘은 것은 남북 교역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개성공단이 지난 8월 이후 정상화되면서 주문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남북 교역이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긴 이르지만 긍정적인 신호임에는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북한이 개성공단에 대한 통행과 체류 제한 조치를 해제한 지난 8월 이후, 입주기업들의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7일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9월 개성공단 업체들의 수출액은 3백40만 달러로, 지난 해 같은 달에 비해 22%나 늘어났습니다. 이는 지난 8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한 것으로, 통일부는 수출 비중이 높은 전기전자 업종 등의 수출 실적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인입니다.
“개성공단의 9월 중 생산액이 2천4백9만 달러로 전월인 8월과 비교해 볼 때, 14.9% 정도 증가를 했습니다. 월별 수출액도 3백42만 달러로 전월과 대비할 때 8.3% 정도 증가가 됐습니다. 개성공단 내에서 수출 비중이 높은 기계금속이나 전기•전자업종의 수출 실적이 계속해서 개선이 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증가세가 이어져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남북 간 교역 규모는 경기침체와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지난 해 9월부터 12개월 연속 줄어들었습니다. 지난 2월의 경우 남북교역 규모가 1억 달러를 겨우 넘기면서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7월 이후 경기가 호전될 기미를 보이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풀리면서 남북 간 교역도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최근 일어난 대청해전으로 남북 간에 군사적 긴장이 조성되면서 일시적으로 남북 교역이 위축될 순 있겠지만, 남북 모두 더 이상의 상황 악화를 원치 않는 만큼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대청해전 이후 개성공단 등 민간 차원의 경협 부문에 대해 별다른 차단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한국 정부도 민간 교류협력은 지속하겠다는 방침으로 대청해전이 남북 간 교역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남북 교역 규모가 줄어든 것은 올해가 처음으로, 남북 교역 규모는 그동안 꾸준히 늘어나 전임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 3억2천만 달러에서 지난 해 18억2천만 달러까지 증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