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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군사적 긴장 속 ‘개성공단 발전 전망 크다’


북한은 최근 서해교전으로 한반도에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서도 관영매체를 통해 개성공단 발전을 희망하는 보도를 내보내는 등 한국과의 경제협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군사적 긴장 조치와 유화 움직임을 동시에 취하고 있는 북한의 의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관영 주간지인 `통일신보’ 최근호는 “개성공업지구의 발전 전망은 크고 그를 위한 충분한 조건들도 마련돼 있다”며 “화해의 국면에 들어선 북남관계의 현실적 요구에 맞게 개성공업지구 건설을 비롯해 화해와 협력사업들을 적극 추동”해 나가자고 강조했습니다.

15일 북한 온라인 매체 ‘우리민족끼리’에 따르면 통일신보는 ‘화해와 협력의 길에서-개성공업지구 관련’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신문은 또 “조선반도에는 개성공업지구 건설을 비롯해 여러 분야에서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를 확대하고 북남관계를 겨레의 지향과 염원에 맞게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를 잘 살려 북-남 경제협력 사업을 더욱 활성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의 이 같은 보도는 북한이 최근 서해교전으로 ‘무자비한 군사적 조치’까지 예고하는 등 긴장을 고조시킨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이와 함께 16일 서해교전 후 처음으로 북한 화물선이 한국의 인천항에 들어왔습니다.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북한 선적 화물선 ‘금빛호’가 16일 오전 8시 35분쯤 인천 내항 1부두에 접안했습니다.

항만공사 측은 “지난 달부터 두 달 새 금빛호 등 북한 화물선 3척이 번갈아 가며 한국에 규사를 실어나르고 있다”며 “금빛호 입항은 통일부가 북한 당국의 운항 승인 요청을 받아들여 이뤄진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내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런 강온 양면적 태도에 어떤 의도가 있는지를 놓고 여러 분석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남북 경협과 관련한 북한의 유화적 태도는 이번 서해교전이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을 앞둔 시점에서 미국을 향한 메시지의 성격이 강한 것임을 확인해 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오바마 정부를 향한 그런 목소리, 다시 말씀 드려서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과 관련된 부분을 조성하는 이런 차원에서의 북한의 접근이다, 그렇게 본다면 사실상 북한의 행위는 좀 의도된, 또는 단계적으로 말로써의 어떤 군사적인 긴장을 고조시키는 그런 행위라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김 교수는 따라서 앞으로 단기적 차원에선 북한의 대남 공세가 제한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북한이 남북관계의 차원에서의 기존에 진행되는 사항, 남북경협이랄지 이런 부분들을 건드리는 이런 차원의 접근은 아니다, 그렇게 본다면 사실상 북한이 지금의 어떤 대남, 대미 행보는 좀 더 북한 스스로 절제된 또는 북한 나름대로의 어떤 제한적인 그러한 틀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통일연구원 김영윤 박사는 북한이 경협, 특히 개성공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인데다 이미 12.1 조치로 개성공단에 대한 강경 조치를 취한 바 있기 때문에 같은 카드를 다시 꺼내기엔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는 자체 판단이 있었을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개성공단에 대해서 한 번 그런 조치를 내렸기 때문에 다시 또 한 번 내린다는 것은 실효성을 굉장히 찾기가 힘들 것 같거든요. 또 개성공단이 이루어져야만이 북한의 재정적인 이익, 또 공단에서 오는 이익을 충분히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점을 충분히 저는 북한 측에서 고려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서해교전 이후 신중한 대응자세를 보여왔던 한국 정부도 개성공단 입주기업 가운데 남북관계 악화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업체들에게 금융지원을 해 주기로 했습니다.

통일부는 16일 “지난 해 하반기 이후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한 개성공단 입주업체 20개사를 대상으로 모두 60억원 한도 안에서 운영자금을 남북협력기금에서 대출해 주기로 했으며, 이미 대출을 받았던 28개 기업 중 매출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도 원리금 상환을 6개월간 유예해 주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

“정부의 이번 조치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경영실태 조사 결과 일부 입주기업들이 북한의 통행 차단 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운영자금 부족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 데에 따른 것입니다. 이번 조치로 개성공단의 입주기업들이 겪고 있는 일시적인 자금 부족의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남북한 양측이 개성공단 등 기존 경협 사업을 서해교전과 분리해 다루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화해 조짐을 보였던 남북관계로 다시 돌아가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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