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야당 대통령 후보였던 압둘라 압둘라가 이번 주로 예정된 대선 결선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압둘라는 아프간 정부가 공정한 선거를 보장하라는 자신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비난했습니다. 자세한 소식입니다.
압둘라는 자신의 대선 결선투표 불참은 이른바 아프간 정부와 선거관리위원회의 비행에 대한 항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외무장관을 지낸 바 있는 압둘라는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에게 지난 달 31일까지 선거관리위원장을 해임할 것을 요구했었습니다. 지난 8월20일 치러진 대통령 1차 투표에서 드러난 대규모 선거부정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카르자이 대통령은 압둘라가 제시한 시한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압둘라는 대통령 후보 사퇴를 발표하면서 지지자들에게 한가지 당부를 했습니다.
슬퍼하지도 말고 거리로 뛰쳐나가 시위를 벌이지도 말라는 겁니다. 물론 그렇게 하기 어렵겠지만 현재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은 민주적이지 않은 만큼 어쩔 수 없다는 겁니다. 압둘라는 자신의 결단이 그 나라 후세를 위한 명분있는 행동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카르자이 대통령 선거운동본부의 와히드 오마르 대변인은 대통령 선거는 아프가니스탄 국민의 권리라고 반박했습니다.
압둘라의 결선투표 불참은 압둘라 개인의 선택일 뿐이며 대통령 선거 과정 전체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아프가니스탄 주재 유엔 사무소의 알림 시디크 대변인은 '미국의 소리'방송에 압둘라가 어려운 결정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시디크 대변인은 압둘라가 후보로서 대통령 선거 전 과정에서 보여준 행동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결선투표를 어떻게 진행할 지는 아프간 당국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아프간 선거관리위원회와 대법원 등 아프간의 합법적인 기관들이 이 앞으로 남은 선거 일정에 대해 어떤 해석을 내리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프간 선거관리위원회는 헌법에 따라 결선투표가 예정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 대변인은 압둘라가 대선 후보에서 공식 사퇴할 시한을 이미 넘겼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에 밝혔습니다.
한편 유엔 선거민원위원회는 지난달 20일 선거 부정시비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카르자이 대통령이 본선투표에서 얻은 표 가운데 선거부정이 확인된 약 3분의 1을 무효처리 했습니다. 이에 따라 아프간 선거관리위원회는 본선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는 만큼 대통령선거 결선투표를 실시하라고 명령했었습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득표율 2위를 차지한 압둘라 후보와 오는 7일 결선투표를 치를 예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