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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임진강 사고 유감 표명


북한은 오늘(14일) 한국 측과 가진 임진강 수해 방지 당국간 실무회담에서 지난 달 발생한 황강댐 무단 방류에 따른 한국 측 민간인 인명피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유가족에게 조의를 표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이런 태도를 사실상의 사과로 받아들인다고 밝혀 남북 간 대화 분위기가 한층 고조될 전망입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문) 오늘 열린 회담에서 북한이 지난 달 발생한 황강댐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구요?

답) 네 그렇습니다. 남북한 당국은 오늘(14일) 개성 남북경협협의사무소에서 임진강 수해 방지 실무회담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북측은 지난 달 6일 임진강 상류 황강댐 무단 방류로 인한 한국 민간인들의 인명 피해에 대해 유감의 뜻과 함께 유족에 대한 조의를 표명했습니다. 이번 실무회담의 한국 측 대표였던 김남식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입니다.

“북측은 임진강 사고로 남측에서 뜻하지 않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유가족에 대해서도 심심한 조의를 표명하였습니다.”

북측은 이와 함께 무단 방류를 하게 된 경위도 설명했습니다.

김 국장에 따르면 북측은 해당기관에서 더 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긴급히 방류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북측은 사고가 발생한 다음 날인 지난 달 7일 “댐의 수위가 높아져 방류했다”고 밝히고 앞으로 대량방류 땐 한국 측에 예고할 것임을 통보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달 6일 황강댐의 물을 예고 없이 방류하는 바람에 한국 측의 임진강 수역의 수위가 갑자기 상승해 경기도 연천군에서 한국 국민 6명이 익사했었습니다.

문)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답) 네, 한국 정부는 사고 직후 통일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북한의 책임 있는 당국의 충분한 설명과 사과를 공식 요구했었는데요, 북측이 비록 사과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고 방류 경위가 충분히 설명되진 않았지만 이번 유감 표명의 수위를 이례적인 것으로 보고 포괄적인 의미의 사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김남식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입니다.

“북측이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했구요, 전체적인 맥락과 그쪽의 설명을 사과로 인정을 하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일부에선 이번에 북측이 밝힌 경위 설명에서 방류하지 않으면 일어났을 ‘더 큰 피해’가 무엇인지에 대한 해명이 빠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찌됐든 한국 정부가 북측의 유감표명을 사과로 받아들임으로써 한달 여를 끌면서 남북대화의 걸림돌이 됐던 임진강 사태가 일단 마무리되는 분위기입니다.

문) 앞으로 이 같은 사고 방지를 위한 남북 간 협의는 없었습니까?

답) 네, 김 국장에 따르면 북한은 앞으로 북측 지역의 댐에서 방류를 할 때 한국 측에 사전 통보를 하겠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한국 측은 이번 회담에서 임진강을 비롯한 남북 공유하천에서의 피해예방과 공동이용 제도화를 위한 3원칙을 제시했습니다.

3원칙은 합리적이고 공평한 이용의 원칙, 상호 협력의 원칙, 그리고 신뢰의 원칙입니다.

남북 양측은 홍수예보체계 구축 등 기술적인 문제들에 대해선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서 추후 접촉 일정을 잡아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문) 북한이 이번에 공식 석상에서 이렇게 유감을 표명한 배경은 무엇일까요?

답) 네, 이에 대해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이번 유감 표명이 최근 북한이 견지하고 있는 대외적인 유화 제스처로 미뤄 볼 때 어느 정도 예견된 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대남관계와 관련해선 북한이 내년도 경제계획을 수립하는 시점이 올 연말이라는 점에서 한국 측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 지원 등을 고려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의 민간단체인 기은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입니다.

“북한이 내년도 경제 계획을 수립하는 시점이 11월, 12월이거든요. 그러면 사실은 그 경제계획을 수립하는 데 있어서 최고 중요한 그 남쪽과의 관계 이런 부분들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따라 가지고 경제계획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마 북한은 당분간 어떻게 되든지 좀 이런 회담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들 아마 그런 노력들을 할 것 같아요.”

문) 그렇다면 이번 회담이 앞으로 남북 당국간 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답) 네, 한국 정부는 일단 북한이 이번에 보여 준 태도에 대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박선규 대변인은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실무회담 제안에 북한이 바로 받아서 회담에 응했고, 이런 답변을 내놓은 것은 상당히 긍정적인 신호”라며 “한국과의 관계를 잘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도 “이번 회담이 앞으로 남북한이 신뢰를 회복하는 데 작은 토대가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이 고위 당국자는 이런 남북 간 유화 분위기가 남북 고위급회담으로 이어지려면 핵 문제가 의제로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 고위 당국자는 “북한은 아직까지 핵 문제는 미국과만 논의하고 한국과는 경제적인 문제만 협의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북한은 이런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때문에 관측통들 사이에선 한국 정부가 고위급 회담에 관한 한 전제조건을 분명히 내걸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남북대화는 이번 회담과 오는 16일로 예정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과 같은 비교적 낮은 수준의 회담을 통해 대화의 끈이 유지되는 선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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