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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기자 사건으로 본 이집트-이스라엘 관계


이집트의 한 기자가 이집트언론인협회에서 제명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 기자가 이스라엘 대사를 만난 것이 문제가 됐다는데요.이번 사건은 이집트의 정치적 목적과 언론의 자유사이의 갈등을 단적으로 반영한다는 지적입니다. 이 사건의 배경과 의미를 알아봅니다.


문) 먼저 사건 개요를 설명해 주시죠.

답) 이 사건의 주인공은 ‘할라 무스타파’라는 이름의 이집트 유력 월간지의 여성 편집장인데요. 무스타파 편집장은 최근 카이로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카이로주재 샬롬 코헨 이스라엘 대사를 만나 1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이집트언론인협회는 무스타파 편집장을 징계 위원회에 회부하고 그의 글을 신문에 게재하지 않기로 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문)이집트언론인협회가 어떤 이유로 무스타파 편집장을 징계하기로 했는지 궁금한데요.

답)직접적인 이유는 무스타파 여성 편집장이 이집트언론인 협회의 규정을 어겼다는 것입니다. 이 협회의 규정에 따르면 이집트 언론인들은 이스라엘 인사들과 만나지 못하도록 금지되어 있는데 이런 규정을 어기고 무스타파씨가 이스라엘 대사를 만났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이집트 언론인 협회 회원들은 이스라엘과의 문화관계 정상화는 패배를 의미한다고 반발합니다. 이집트 대다수 언론인들은 팔레스타인의 현 상황과 또 예루살렘의 아랍계 거주지역에 대한 이스라엘 정착촌 확장등을 둘러싸고 이스라엘에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수단의 하나로 그런 금지규정은 절대로 철폐되어서는 않된다고 주장합니다.

문)상당히 특이한 규정 같은데요. 제재를 받게 된 무스타파 편집장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답)무스타파 편집장은 언론협의의 이 같은 조치에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무스타파 편집장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무스타파 편집장은 중동지역에서는 현재 대화를 통해 외부세계와 관계를 호전시켜야 한다는 온건한 추세가 고조되고 있고, 바로 이집트가 그런 추세를 대표한다며 일반국민도 이집트 정부의 정책과 또 사고방식을 답습할 권리를 갖는게 아니냐며, 자신도 이스라엘 사람을 만나 대화를 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문)한마디로 이집트 정부도 이스라엘과 대화를 하고 있느니 만큼, 자신도 개인 차원에서 이스라엘 사람을 만나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 더구나 언론인들은 누구와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새로운 시각을 접해야 한다는 것이군요. 그런데 이번에 무스타파 편집장 사건의 불똥이 이집트의 최대 언론 그룹에도 튀었다구요?

답)그렇습니다. 무스타파 편집장이 속해 있는 ‘월간 데모크라시’는 현재 이집트의 최대 언론 그룹인 ‘알-아흐람 그룹’ 건물에 입주해 있는데요. 무스타파 편집장은 이스라엘 대사가 사전에 방문을 통보했는데도 알-아흐람 측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문)그러니까, 이집트 언론협회가 사문화된 규정을 들어 자신을 제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얘기군요.

답)네, 무스타파 편집장은 이집트 언론인들이 직,간접적으로 이스라엘과 접촉을 하고 있어 문제의 규정이 이미 실효성을 잃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이집트는 중동지역에서는 이스라엘과 가장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교착상태에 빠졌던 중동평화회담의 재개를 위해 가장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더구나 예루살렘에 있는 알 아크사사원을 둘러싼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사이의 분쟁을 중재하려 애쓰고도 있습니다. 그밖에 이집트와 이스라엘은 강력한 경제적 과학적 유대관계를 유지하고도 있습니다.

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에서 언급하신 이집트 최대 언론그룹, 알 아흐람신문은 이번 사건과 관련, 꽤 비판적인 사설을 게제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8일자 사설은 이스라엘과의 관계정상화를 미국 원주민 인디안들의 비극적인 운명에 연계하고, 미국 원주민들이 유럽에서 건너간 정착민들과의 싸움에서 패한 것은 무스타파편집장처럼 크고 작은 접촉을 허용했기 때문이라고 기술했습니다. 그렇지만 무스타파 편집장은 그런 사설을 게제한 알 아흐람 그룹의 회장뿐 아니라 이집트의 거의 모든 작가들과 언론인들이 이스라엘인들 과 만나는 것은 물론, 직접 이스라엘을 방문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다시 무스타파 편집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무스타파 편집장은 언론인협회의 규정이 지난 1983년에 만들어진 낡은 것으로 이집트의 국익과 평화를 위해서도 개정 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집트의 후세들을 위해 그 규정은 반드시 개정되어야 한다고 무스타파 편집장은 강조합니다.


문)크게 보면 무스타파 편집장 사건도 이집트와 이스라엘간 갈등에서 빚어진 사건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올해는 이집트와 이스라엘간 평화협정이 체결된지 30년 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한데요. 현재 양국 관계는 어떻습니까?

답)이집트와 이스라엘은 지난 1979년 평화협정이 체결된 이래 30년간 평화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관측통들은 양국 관계가 ‘화해와 협력의 평화’가 아니라‘싸늘한 평화’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집트 정부는 올해 평화협정 30주년을 맞았지만 이를 기념하는 아무런 행사도 열지 않았습니다.

문)평화는 이뤄졌지만 현실적으로는 전혀 평화라고 볼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죠. 그 이유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크게 2가지 이유를 꼽아야 할 것 같습니다. 첫째로, 지난 1979년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주도한 것은 안와르 사다트 전 이집트 대통령이었는데요. 당시 많은 이집트인과 아랍인들은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정에 반대했었습니다. 그런데도 사다트 대통령이 이 같은 국내외의 반대를 무릅쓰고 평화협정을 체결했기 때문에 그 앙금이 아직 남아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또 다른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역시 팔레스타인 문제를 꼽아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도 이스라엘점령,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서는 유혈 충돌이 그치지 않고 있어서, 이 같은 충돌은 이집트인들의 감정을 자극해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회)지금까지 이집트 무스타파 편집장 사건을 계기로 이집트와 이스라엘 관계의 현주소를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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