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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주민 11명, 1년 전부터 탈북 준비’


1일 동해상을 통해 한국으로 넘어온 북한주민 11명은 지난 달 27일 함경북도에서 출발해 닷새 정도 항해한 것으로 추정되며, 1년 전부터 탈북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오는 5일께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2일 "정부 합동조사반이 북한주민 11명에 대해 1차 조사를 벌인 결과 이들은 지난 달 27일 함경북도 김책시를 출발해 동해상으로 넘어왔으며, 1년 전부터 탈북을 준비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다섯 살, 9살짜리 아이 2명과 어른 9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두 가족으로, 이들이 타고 온 3t급 소형 목선에는 기름과 비상 식량 등이 구비돼 있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습니다.

이들 11명은 전날(지난 1일) 오후 6시쯤 강릉시 주문진읍 우암진 앞바다에서 해경과 주민들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국가정보원과 해경, 합동참모본부 등으로 구성된 한국 정부 합동조사반은 현재 이들을 상대로 탈북 경위와 인적사항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1일 밤부터 강원도 양양의 한 해군부대에서 1차 조사를 받았으며 현재 2차 조사를 위해 서울로 이송됐습니다.


한국 언론들에 따르면 이들 중 9명은 한국으로의 망명 의사를 명확히 밝혔지만 나머지 2명은 남측으로 향하는 배인지 모르고 탑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11명 중 일가족 9명은 망명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하지만 나머지 2명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으며 남측으로 간다는 사실을 모르고 배에 탄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최종 판단은 합동조사가 끝나야 정확히 알 수 있다"며 오는 5일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가족 단위의 북한주민이 해상을 통해 탈북한 것은 지난 2002년 8월 북한 주민 세 가족 21 명이 서해상으로 넘어온 이후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국 정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일단 합동조사 결과를 지켜보자며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입니다.

"합동심문을 해서 귀순 의사를 표시한 건지 배가 고장 나서 표류한 건지, 돌아가고 싶은지 아니면 남고 싶은지 합동심문을 통해 가려야 합니다.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언론들이) 귀순이라고 보도하는 것은 성급한 것 같습니다."

한편 한해 탈북자가 3천 명씩 제3국을 통해 한국으로 입국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남북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게 한국 정부 안팎의 관측입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매년 3천 명씩 탈북자들이 한국으로 오는 상황에서 북한 당국이 이를 특별히 문제 삼을 것으로 보진 않는다"며 "이번 사건도 일반적인 탈북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만큼 남북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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