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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북한 등 후진국 신종독감 발병 막기 위해 기부 절실’


전세계적으로 신종 독감, H1N1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선진국들의 즉각적인 기부가 없으면 북한 등 저개발 국가 국민들에게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북한 당국에 대해 보건 의료 종사자들부터 백신을 맞게 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서지현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문) 서지현 기자(네) 신종 독감, H1N1 바이러스의 확산 소식,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을 통해 여러 차례 전해드렸는데요. 현재까지 사망자 수가 얼마나 됩니까?

답) 세계보건기구, WHO에 따르면 현재까지 신종 독감 감염 사망자 수는 3천4백86명입니다. 미국에서 2천6백25명이 사망해 가장 많았고, 서태평양 지역 사망자 수가 3백37명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확진 환자만 해도 29만6천4백여 명으로 전 세계적인 확산이 누그러질 징후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문) 특히 백신이나 치료제가 충분치 않은 북한 내 발병이 크게 우려가 됩니다. 북한 내 발병 상황은 알려진 바가 없나요?

답) 네, 북한 당국은 현재까지 신종 독감 발병을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습니다. 다만 북한 당국은 각종 매체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신종독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은 여러 차례 전했었습니다. 신종 독감은 전염병이기 때문에 이웃나라들의 발병 여부가 관건입니다. 한국에서는 지난 4월 신종 독감 감염자가 처음 확인된 뒤 사망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요. 현재까지 사망자 수는 9명에 달합니다.

북한과 국경이 맞닿은 중국 내 감염자 수는 1만1천7백22명에 달합니다. 아직 신종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보건당국은 다음 달 1일 국경절 행사에 참석하는 학생들부터 신종 독감 예방접종을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백신은 광둥, 산동, 쓰촨성 등에 보급됐다고 하는데요. 중국 정부는 올해 말까지 전체 인구의 5%인 약 6천5백만 명을 예방접종 시킨다는 계획입니다.

문) 북한 내 발병 가능성이 어느 정도 될까요.

답) WHO측은 발병 가능성은 누구도 알 수 없으며 신종 독감은 어디에서나, 언제든지, 누구에게나 발병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지금까지 신종 독감이 처음 발병한 멕시코 등을 다녀오거나 접촉한 사람들로부터 전염되는 경우가 가장 많았습니다. 현재 북한에서는 아리랑 공연이 열리고 있는데, 미국, 유럽 등으로부터 관광객들이 지속적으로 입국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통해 신종 독감 바이러스가 유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특히 주의가 요망됩니다.

문) 북한 내 신종 독감 치료제는 어느 정도 마련돼 있습니까.

답) 북한 당국이 갖고 있는 치료제는 세계보건기구, WHO가 지원한 것이 전부입니다. WHO는 지난 5월 북한을 비롯한 72개 개발도상국에 신종 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지원했습니다. 타미플루는 스위스 제약회사 로슈가 독점 생산하는 항바이러스 치료제로, 조류독감 등의 치료제로 알려져 있습니다. WHO는 당시 72개국에 모두 2백40만 회 복용 분량을 보냈는데요. 북한에 이 가운데 어느 정도의 양을 보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문) 치료보다 더 중요한 게 예방일텐데요. 예방 백신 공급이 긴급히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요.

답) 네, WHO가 최근 선진국들의 적극적인 기부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WHO의 그레고리 하틀 공보관은 북한의 경우 예방 백신을 확보하는 즉시 의료진 등부터 긴급히 백신을 맞도록 조치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하틀 공보관은 최소한 보건 종사자들은 모두 예방 백신을 맞아야 하며, 백신 물량이 더 있다면 북한 당국이 지정한 취약계층들부터 차례로 접종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한국, 러시아 등이 자체적으로 신종 독감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애를 쓰는 등 전세계적으로 백신 확보를 위해 비상이 걸린 상황 아닙니까. 북한이 자체적으로 백신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요.

답) 네, 미국 역시 당초 예상했던 백신 물량의 3분의 1정도 밖에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선진국들이 이 정도인데 북한을 비롯한 후진국, 개발도상국들의 경우 자체적인 백신 개발은 물론 백신 수입 역시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레고리 하틀 WHO 공보관은 가난한 나라들은 보건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더 큰 피해를 받을 수 있으며 백신과 치료제 등을 살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선진국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문) 후진국들에 백신과 치료제를 지원하기 위해 어느 정도 기금이 필요합니까.

답) 영국의 주간지 ‘옵저버(Observer)’에 공개된 WHO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소 9억 파운드, 미화 14억5천8백만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WHO가 신종 독감 백신 공급이 필요하다고 꼽은 국가는 전세계 총 75개국입니다. 북한,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 21개국, 콩고 등 아프리카 국가 40개국, 쿠바와 볼리비아 등 중남미 국가 6개국 등입니다.

영국과 미국 등 9개 선진국은 지난 주 각각 자국이 보유한 백신의 10% 가량을 WHO에 기부했습니다. 하지만 늘어나는 감염자 수에 비해 이는 아직도 턱없이 부족한 양입니다. WHO는 오는 24일 기부국들을 대상으로 한 회의를 열어 개발도상국과 후진국에 신종 독감 백신을 지원하기 위해 기부를 독려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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