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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무례한 미국인들


미국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소식과 화제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문) 지난 9일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상. 하원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연설을 하는 와중에 갑자기 터져 나왔던 소리죠? 바로 공화당 소속으로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가 지역구인 조 윌슨 연방 하원의원의 목소리인데요, 윌슨 의원, 오바마 대통령을 향해, “당신 지금 거짓말하고 있어”라고 외쳤죠?

(답) 그렇습니다. 미국 현역 대통령이 연설을 할 때 이렇게 대놓고 고함을 친 경우는 없었다고 하는데요, 윌슨 의원의 이런 행동에 대해 미국 정치권을 비롯한 일반 국민들의 여론은, 윌슨 의원이 무례하게 행동했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문) 윌슨 의원, 자신의 행동에 대한 비난이 심해지자, 램 에마누엘 백악관 비서실장을 찾아가서 사과를 했는데요, 하지만 이런 사과가 성에 차지 않았던 민주당 지도부, 연방하원에서 윌슨 의원을 비난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제출했죠?

(답) 네, 민주당이 제출한 윌슨 의원 비난결의안은 지난 15일, 찬성 240대 반대 179로 연방 하원에서 통과됐습니다.

(문) 미국 사람들 하면 예의 바르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보통입니다. 미국은 또 개인주의가 발달한 나라기 때문에, 남에게 무례한 언행을 하는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하는데요, 그런데 요즘 미국의 유명 인사들 중에서 이 윌슨 의원처럼 무례한 말이나 행동을 해서 구설수에 오른 사람들이 있죠?

(답) 네, 최근에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사람은 미국의 여자 테니스 선수인 세레나 윌리엄스 선수입니다.

(문) 그런데 세레나 윌리엄스 선수, 최근 열린 테니스 대회인 유에스 오픈 준결승전에서 좀 심한 말을 해서 화제가 됐죠?

(답) 네, 이날 경기에서 윌리엄스 선수, 심판의 판정에 불만을 가졌던 모양입니다. 공을 치다가 선심이 자신의 반칙을 선언하자 선심에게 가서 이런 말을 했다는군요. 내가 맹세컨대 테니스 공을 당신 목 안에 밀어 넣어 버리겠다라고요.

(문) 어떻게 들으면 상대방을 위협하는 듯이 들리는데요?

(답) 그렇죠? 물론 곧 사과를 하기는 했습니다만, 세레나 윌리엄스 선수, 이번 발언으로 인상을 많이 구긴 것은 사실입니다.

(문) 그런데 얼마 전에는 미국의 한 대중음악 시상식에서도 재밌는 광경이 펼쳐졌죠?

(답) 그렇습니다. 미국에는 엠티비라고 해서 대중음악을 틀어주는 케이블 텔레비전 방송국이 있습니다. 이 엠티비는 한 해 동안 뛰어난 업적을 남긴 음악인들에게 엠티비 음악상이란 것을 수여하는데요, 올해 이 엠티비 음악상 시상식장에서 황당한 사건이 났죠. 테일러 스위프트란 여자 가수가 상을 닫고 단상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는 순간, 케인 웨스트란 남자 가수가 갑자기 객석에서 단상으로 뛰어 올라와, 스위프트의 마이크를 빼앗는 사건이 났습니다.

(문) 마이크를 빼앗은 케인 웨스트는 단상에서 스위프트가 이 상을 자격이 없다라고 외쳤다죠?

(답) 네, 누가 상에 적임자인지 마음 속으로는 생각할 수 있어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누가봐도 이상한 짓이죠? 이런 돌출 행동을 한 웨스트 씨, 역시 행사가 끝난 후에, 공식 사과했습니다.

(문) 그런데 요즘 이렇게 몇몇 유명 인사들이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두고 에티켓, 즉 예절을 지키지 않는 미국인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있던데요?

(답) 네, 미국 메릴랜드 주에는 존스 홉킨스 대학이 있는데요, 이 대학에는 미국민들의 예절 교육을 추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중한 예절’이란 이름의 프로그램이 있다고 합니다. 한국에도 가끔 바른생활하기 운동본부 등과 같이 이와 비숫한 이름을 가진 단체들이 많은데요, 이 단체에서 일하는 피오나 씨는 최근 벌어진 사태를 두고서 이제는 이 예절 지키기를 국가차원에서 논의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을 했습니다.

(문) 포르니 씨는 미국의 유에스에이 투데이 신문과의 회견에서 이런 말을 했군요. 미국 사회는 격식을 따지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미국인들은 이렇게 격식을 따지지 않다가 무례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나 이름이 드러나지 않는 인터넷 공간에서 이런 경향이 더 강하다구요? 그런데 이런 돌출 행동은 주변의 눈길을 끌려고 하는 짓이다라는 분석도 있던데요?

(답) 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무례한 행동들은, 주목을 받기 위해서 벌이는 얕은 수의 행동이란 지적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요, 요즘 여기저기서 이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보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런 현상들이 미국에 널리 퍼진 현상이라고 볼 수는 없겠죠? 역시 미국민들의 예절 교육 진흥을 목적으로 생긴 단체라고 하는데요, 에밀리 포스트 연구소의 리지 포스트 씨는 이런 말을 했네요. 윌슨 의원이 무례한 말을 한 다음에, 내년에 있을 중간선거에서 이 윌슨 의원에 대항해 출마할 민주당 후보 측에 많은 후원금이 몰렸고요, 또 케인 웨스트가 돌출 행동을 한 다음에는 다른 연예인들이 웨스트의 이런 행동에 항의하는 반응이 연이어 나온 것을 보면 미국 사회가 예의를 지키는데 있어서 정상궤도를 이탈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고, 포스트 씨는 지적했습니다.

(문) 아무리 그래도 미국인들은 예절 바른 사람들이란 그런 말이겠죠? 그런데, 이번에 의회에서 연설하면서 윌슨 의원한테 야유를 받았지만, 침착하게 반응했던 오바마 대통령도 얼마 전에 실언을 해서 화제가 되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얼마 전에 미국 NBC 방송과 회견을 하기 위해 방송국을 찾은 오바마 대통령, 방송 녹화 전에 진행자와 농담을 주고 받았는데요, 이 내용이 우연하게 알려졌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이 자리에서, 오늘 소개해 드린 엠티비 시상식장에서 이상한 행동을 한 웨스트 씨를 ‘멍청이’라고 불렀답니다. 물론 진행자와 나눈 사적인 대화지만, 한 나라의 대통령이 비속어를 사용했다고 해서,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문) 실언이라고 하면 조지 부시 전 대통령도 만만치 않은 사람일텐데요?

(답) 네, 최근 부시 전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자였던 사람이 책을 낸다고 하는데요, 이 책에는 부시 전 대통령이 사석에서 한 말들이 소개돼 있다고 하는군요. 이 책을 쓴 사람은 작년에 부시 전 대통령이 오바마 민주당 후보를 두고는 능력이 없다는 얘기를 했는가 하면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엉덩이가 뚱뚱한 사람이란 말을 했다고 주장했답니다.

대통령도 사람이라, 사석에서는 비속어를 쓸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런 말이 특정인의 인격을 비하하거나, 아니면 특정 신체 부위를 소재로 하는 말이라면,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어느 자리에서건 일관되게 좋은 말을 쓰는 것은 누구에게나 요구할 수 있는 덕목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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